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 17일차인 10월17일. 마지막 불보종찰인 통도사 입성을 하루 앞두고 천리순례 자자회가 울주 상북면에서 열렸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 17일차인 10월17일. 마지막 불보종찰인 통도사 입성을 하루 앞두고 천리순례 자자회가 울주 상북면에서 열렸다.

이번 순례를 통해 불교 문화와 더불어 불법승 삼보를 심도깊게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힘든 여정을 지나며 불심도 보다 확고히 다졌습니다. 어떤 분은 그러더라구요. 이번에 부처님께 보험 하나 들었다고. 앞으로 살면서 위기가 올 때마다 순례의 기억을 꺼내 보겠다고 합니다. 이제와 돌아보니 가는 곳마다 우리를 환영해주신 분들이나 그 길을 걸어온 우리나 모두가 부처님이었습니다(6조 대표 정혜림)”

스님으로서의 위의를 지키지 못해 우선 참회합니다. 순례를 할 때는 가사를 수하고 묵언 정진하는 것이 원칙인데 휴식 시간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정진 대중이 보기에 좋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 주의하자는 대중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좋은 점은 조원을 비롯한 대중의 힘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개중에는 오랫동안 끙끙 앓던 고민을 이곳에서 만난 도반의 지혜로 해결한 스님도 있었고, 타 종단 사찰을 우리 종단으로 등록한 후 내면의 고민을 털어놓은 스님도 있었습니다. 좋았던 점을 빛 삼아 다음 인도 성지순례 때는 우리 조 전원 모두가 다시 함께하기로 결의했습니다(3조 대표 법원스님)

지난해 자비순례에 참가한 한 거사님이 걸으며 염송하는 것이 좋아 이번 천리순례에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염불하며 걷는 것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 주셨습니다. 이와 반대로 걷는 것이 제일 싫다는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가장 싫어하는 걷기를 극한까지 해보자 하는 의지로 참여했는데 여전히 걷는 것은 싫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행복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린 것 같다고 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8조 대표 이재완)”

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 17일차인 1017. 마지막 불보종찰인 통도사 입성을 하루 앞두고 천리순례 자자회가 울주 상북면에서 열렸다. 지난 17일 동안 송광사에서 해인사를 거쳐 울산으로 넘어온 천리순례단은 이날 그 간의 잘못을 참회하고 순례 소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자자회 하루 전날 이미 8개 조가 자자 시간을 갖고 조별 생각을 정리해 온 만큼 참가 대중의 의견을 간략히 발표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발표는 우바새와 우바이가 속한 조부터 했다. 재가자 중심의 그룹들은 순례 전 마음가짐과 순례 이후의 달라짐 점을 이야기하며 신심이 났던 순간과 아쉬움 가득한 순간들을 기억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있는 8조를 대표해 이재완 씨는 조원들 대부분 삼보사찰 순례를 통해 신심이 고취되고 서로 간의 결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우리가 걸었던 이 순례길이 불자들 뿐 아니라 국민들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7조를 대표해 발표한 장윤정 씨는 큰 스님들의 자비로운 행동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순례단을 성심으로 지원한 운영팀과 힘든 순간마다 함께 해준 도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매일 회의를 통해 서로에게 서운했던 점과 고마웠던 점을 공유하며 불편을 해소하기도 했다던 7조는 인도까지 함께하자는 막내 조원의 말에 다같이 웃음꽃이 피웠다고도 전했다.

비구니 스님이 속한 5조는 각자의 짧은 인사로 소회를 대신했다. 묘수스님은 혼자 걷지만 함께 가는 길이었다 전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두가 가진 대업을 이루기 위한 천리길이 되길 서원하겠다고 밝혔다. 4조 대표로 발표한 설암스님은 서로가 힘든 순간 마다 대중들이 서로 살펴 힘든 시간을 견뎌올 수 있었다다만 다시 한번 순례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방 곳곳에 있는 작은 사찰들도 함께 걸음하는 시간들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 위에서 먹고 자고 쉬는 노상 생활. 잠시 주어지는 휴식시간이라도 서로 잘못한 언행을 참회하고 떠난 뒷자리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다시 돌아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2조 대표 설도스님은 순례단이 떠난 자리가 수행자 같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다음에 기회가 오면 순례단 모두 뒷자리를 한번 더 살피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단지 걷는 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과분하게 공양을 받아도 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 많았다우리 스스로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계속해서 돌아보는 순간들이었다고 했다.

걷고 또 걸으며 수많은 번뇌 망상이 스쳤을 순례단. 1조 조장 우봉스님은 대부분의 스님들에겐 출가 초심을 다시 한번 갖게 해준 순례였다불자가 아닌 비불자, 국민에게도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걸었다고 밝혔다.

순례단은 자자회를 끝으로 이날 일정을 회향했다. 순례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통도사가 있는 양산으로 향한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 17일차인 10월17일. 마지막 불보종찰인 통도사 입성을 하루 앞두고 천리순례 자자회가 울주 상북면에서 열렸다.
자자회에 참여하고 있는 순례단.

울주=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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