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역사상 처음으로 천막 법당에서 동안거 수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참 나를 찾는 여정에 함께하려는 정진 대중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9명 스님들의 발원 그대로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결사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님들이 위례 상월선원 문을 걸어 잠근 지 12일째 되는 지난 22일에는 서울 구룡사와 의왕 용화사에서 기도에 동참했다.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사시불공을 드리고, 불퇴전의 각오로 용맹정진 중인 천막결사의 원만회향을 발원하며 선원 울타리에 소원등을 달았다.
이날 기도에 함께한 이인옥 용화사 신도회장은 “주지 스님으로부터 9분 스님들께서 비닐하우스 천막에서 목숨 건 정진을 하고 계시다는 설명을 듣고 처음 현장에 갔는데, 큰 공부했다”면서 “지난 20년 동안 신실한 불자로 나름 원력을 세워 봉사와 신행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천막 앞에 선 순간 여태까지 해 온 게 뭔가 싶을 정도로 죽비로 세게 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천막 안거를 언제다시 볼 수 있겠냐”며 “무사히 정진을 마칠 때까지 상월선원에서 기도할 것이고, 저 스스로도 그동안의 공부를 다시 한 번 재정비 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도에는 구순의 할머니도 기도에 동참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살고 있는 정숙(90)할머니는 교계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스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홀로 법당을 찾았다. 정숙 할머니는 “작은 정성이지만 공양을 올리고 싶어 방문했다. 절터가 굉장히 아름답더라”고 말했다.
현재 결제 대중들은 한국불교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엄격한 청규로 수행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스님들을 위해 봉은국악합주단도 매주 천막법당에서 신명나는 국악으로 음성공양을 올리고 있다. 14일을 시작으로 21일에도 공연을 열고 신도들과 신나는 찬불가를 부르며 상월선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천지 봉은국악합주단 지휘자는 “불전에 등장하는 악기로 연주하며 찬불가를 부르는 그 자체로 스님들께 올리는 좋은 공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진에 보탬이 되고 싶어 시작하게 됐고, 동안거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수행에 참여하시게끔 공양 올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는 물론이고 서울 진관사, 성남 봉국사, 양양 낙산사, 대구 성화사, 안동 봉정사와 연미사 등에서 동안거 정진에 동참하는 등 기도 대중들의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조계사를 중심으로 한 재가불자들의 신묘장구대다라니 독경과 108배 용맹정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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