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입장 충분히 고려못해 진심 사과
다만 현재 진행중인 캠페인 취소 어려워“

정부 상대로 낸 캐럴 보급 캠페인 중지
예산집행 정지 가처분 결과 주목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종교 선교음악인 캐럴을 보급하는 캠페인을 시작하자 불교 전체가 나서 법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12월2일 ‘캐럴 활성화 캠페인 관련 입장’을 내고 불교계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행 주체인 천주교와 개신교 측이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관련 프로그램은 취소하기 어렵다며 이해를 구했다.

문체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밝은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취지에서 정부 차원의 홍보를 진행했으나 불교계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다른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 참여를 요청하고자 했던 계획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어떤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다시 한 번 불교계 입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문체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캠페인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체부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12월1일부터 이미 특정종교 선교음악인 캐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캐럴 보급 캠페인 중지 및 예산집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종단은 또한 12월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종교편향 불교왜곡 범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캐럴 캠페인을 중지시키기 위해 법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이 자리에서 황희 문체부 장관이 12월1일 비공개로 방문해 참회의 뜻을 밝혔다는 사실을 알렸다. 총무원장 스님은 “문체부 장관과 종무실장이 방문해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정부는 모든 손을 떼겠다며 심려 끼친 점에 대해 사과를 했다. (불교 쪽에서는) 관련 예산도 모두 취소시키라고 주문했지만 그 부분은 힘들다는 뜻을 전해와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총무원장 스님은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범대책위 위원스님들과 함께 캐럴 캠페인을 중지시키기 위해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한 법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캐롤 활성화 캠페인」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입장

문화체육관광부가 종교계(천주교, 개신교) 등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캐롤 활성화 캠페인’(12. 1.~12. 25.)에 관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문체부 종무실은 불교를 비롯해 모든 종교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캠페인도 종교계의 문화 활동을 지원 하는 업무의 일환으로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밝은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취지에서 정부 차원의 홍보를 진행했으나 불교계의 입장을 충분히 고 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문체부는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다른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의 참여를 요청하고자 했던 계획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을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종교계(천주교, 개신교)가 시행 주체로서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관련 프로그램(천주교와 방송사 및 음악서비스 사업자 계약사항)은 취소하기 어려운 점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불교계의 입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사과드리며, 문체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캠페인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말씀드립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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