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력 컨트롤타워 역할…급성장

10·27법난 후 사회참여 확대
1995년 조계종복지재단 출범
190개 시설, 3000여 봉사자
​​​​​​​“사찰·지역 연계 탄탄한 활동” 

10·27법난은 부당한 권력에 대한 불교계의 저항의식을 싹트게 한 중대한 사건 중 하나다. 신군부 세력의 불법적인 불교 탄압이 불교계에 상처만 준 것이 아니라 사회참여로 이어지는 단초를 제공한 점은 아이러니다. 

당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민주화운동의 참여가 주를 이뤘고 불교계 내부의 민주의식, 사회참여의식이 함께 성장했다. 사회참여의식의 성장은 그동안 불교계 내부 문제에만 천착했다는 자성도 뒤따랐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확장해나가는 발판이 됐다. 사회복지 분야도 그 결과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1995년 2월 총무원장 월주스님 임기 초에 설립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지역 단위에서 사찰이나 불교단체 중심으로 진행되던 사회복지 활동을 하나로 통합하고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불교사회복지 개념의 등장과 사회복지활동의 급성장, 사찰과 지역을 연계한 탄탄한 활동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재단 산하 사회복지지설 수를 보면 설립 이전과 이후, 사회복지활동의 추이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매년 개최하는 난치병 어린이 돕기 3000배 정진 모습.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매년 개최하는 난치병 어린이 돕기 3000배 정진 모습.

사회복지재단 출범 전 불교계가 참여한 사회복지활동은 어린이와 청소년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자광원, 둥지의집 등 대부분 사찰 부속의 비인가 시설이었고 사회복지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시설들은 우리 사회의 사회복지 시스템 구축과 성장에 따라 인가시설로 전환되거나 문제가 드러나 폐쇄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회복지활동에 앞서 사찰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된 사회복지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출범 후 급성장한 사회복지활동은 복지시설 운영·관리, 자원봉사 시스템 구축, 불교사회복지 연구·개발, 불교사회복지 인력 양성·교육, 민관협력 사업, 정보센터 운영 등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있다. 사회복지 영역에 있어서도 지역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여성 및 가정복지, 지역자활센터 등 모든 영역으로 확장했다. 25년이 지난 현재 190여 사회복지시설과 260여 부속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5000여명의 사회복지 활동가와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의 본격적인 활동과 함께 자비 실천을 통해 깨달음의 사회적 실천과 회향을 위한 자원봉사체계를 마련한 점은 높이 평가된다. 불교가 갖고 있는 인적자원이 결합됨으로써 활발한 사회복지활동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자원봉사단 조직으로 이어진 시점은 사회복지재단 출범 시기와 맞물려 있다. 1995년 6월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자원봉사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그해 8월 조계종자원봉사단을 창립했다. 이후 불교간병인협회가 결합해 조직이 확대되면서 자원봉사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졌다.

불교자원봉사단은 의료기관, 지역사회, 기업연계 등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과 아픔을 어루만지는 염불봉사활동, 재난재해 지역의 긴급구호활동 등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복지시설과 사찰에 있는 자원봉사 조직을 결합하고 네트워크로 연결돼 인적자원을 활용한 불교의 대사회적 활동을 활성화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사회복지활동에 수반되는 재정 확보를 위한 후원시스템 구축도 꾸준히 전개해왔다. 2000년부터 결연후원과 물품후원 등을 포함한 후원 개발에 나섰으며, 2010년 자비나눔 ‘만행’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를 확대하는데 치중했다. 이외에도 사찰과 함께 하는 자비나눔 캠페인과 복지연등 모연, 난치병 어린이 지원을 위한 3000배 철야정진, 기업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교사회복지활동의 확대를 위한 후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불교신문3631호/2020년11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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