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난의 아픔, 세계 곳곳 중생구제 원력으로 승화”

2003년 지구촌공생회 창립 기점
국제개발협력 분야 눈부신 활약
로터스월드 더프라미스 등 눈길

공생회, 정기후원자만 1만5천명…
무주상보시 실천한 후원자 덕분
부처님 가르침과 자비행 실천

10·27법난의 아픔을 중생구제 원력으로 승화시킨 한국불교는 2003년 지구촌공생회(이사장 태공 월주 대종사) 창립을 기점으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월주 대종사의 지구촌공생회가 많은 스님들의 국경 없는 자비행을 촉발하는 마중물이 된 셈이다. 특히 그간 한국불교 발전을 이끌어온 종단의 원로 및 중진 스님들이 이를 계기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솔선수범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불교에 대한 국민적 호감을 높이고 바람직한 출가 수행자의 표본을 세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0·27법난의 아픔을 중생구제 원력으로 승화시킨 한국불교는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사진은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의 모습. . 월주스님의 지구촌공생회는 종단의 원로 및 중진 스님들의 국경 없는 자비행을 촉발하는 마중물이 됐다.
10·27법난의 아픔을 중생구제 원력으로 승화시킨 한국불교는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사진은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의 모습. 월주스님의 지구촌공생회는 종단의 원로 및 중진 스님들의 국경 없는 자비행을 촉발하는 마중물이 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불교계 새로운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이 연이어 태동했다. 수원 보현선원 회주 성관스님의 ‘로터스월드(2004년 창립)’, 전 직지사 주지 웅산스님의 ‘더프라미스(2008년 창립)’, 법주사 조실 월서스님의 천호월서희망재단(2012년 창립) 등이 대표 단체로 꼽힌다. 이 시기 종단에서도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아름다운동행이 본격적으로 국제개발사업에 나섰다.

지난 2016년 덕문스님(화엄사 주지)이 해외빈곤 어린이 구호 NGO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소임을 맡은 것도 주목할 만 하다. 굿월드자선은행의 대표는 줄곧 사회 저명인사가 맡아왔는데, 종교인이 대표로 선출된 것은 덕문스님이 처음이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불교계의 역량이 커졌다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 중인 각 단체들의 활약상이 눈길을 끈다. 로터스월드는 크게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3개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캄보디아에서 활동이 두드러진다. 로터스월드는 지난 2006년 캄보디아 씨엠림 지역에   BWC(Beautiful World of Cambodia) 아동센터를 설립했다. 형편이 어려운 현지 아동을 대상으로 교과 과목을 가르치고 숙식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미래를 향한 꿈을 심어주고 있다.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스님이 캄보디아 BWC 센터 아동들과 함께하는 모습.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스님이 캄보디아 BWC 센터 아동들과 함께하는 모습.

아울러 ‘로터스 희망미용센터’를 만들어 미용 기술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등 빈곤 청소년들의 자립을 도와주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다. 빈민촌인 프놈끄라움 지역에 ‘수원 마을’을 조성해 기술교육을 통한 소득 창출과 주민역량 등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국제개발협력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한 제대로 된 살 집을 마련하지 못해 나뭇잎에 의지해 살던 극빈층 주민들에게 희망의 집짓기 캠페인을 통해 따뜻한 보금자리를 선물했고, 개안 수술 등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펼치며 희망을 빛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로터스월드는 미얀마 지역에 사회적 기업인 두부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각종 교육시설을 건립해 배움의 희망을 전달 중이다. 마실 물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식수환경개선사업에도 최선이다. 라오스 지역에서도 초등교사 교육 및 지원 등 지역교육 역량 강화사업과 현지 NGO 단체와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미얀마지부 센터 준공과 캄보디아 저소득 가정 방역 사업을 전개하는 등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여파에도 흔들림 없이 활동하고 있다. 

더프라미스는 그간 불교계 국제개발협력사업이 집중돼 있던 국가를 넘어 사업 범위를 한층 더 확장시켰다는 점이 눈여겨볼만 하다.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말라위에 학용품 티셔츠 운동화 동화책 등 교육물품과 급식 지원을 하고 있다. 핸드펌프도 설치해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악어의 섬이라 불리는 아시아 최남단 동티모르엔 화장실 우물 급수시설을 만드는 등 보건위생사업에 신경 쓰고 있다. 이와 함께 네팔 미얀마 인도 등지에서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굿월드자선은행은 필리핀 지역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특히 필리핀 내 쓰레기 마을로 불리는 최대 빈민가인 산페드로시 등에 데이케어센터 3곳을 설립·운영하며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10년 넘게 마하의료회와 함께 의료봉사를 펼치는 등 자비 의술도 꽃피우고 있다.

무엇보다 가톨릭 국가로 크리스마스가 나라의 큰 명절인 필리핀 빈민가 아이들에게 매년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주며 종교를 초월한 자비 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월서스님이 설립한 천호월서희망재단은 캄보디아 오지마을에 교과서 및 학용품 후원을 시작으로 네팔, 라오스, 미얀마 등 불교국가에서 구호활동과 장학금 전달 등 교육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굿월드자선은행
더프라미스가 미얀마 교육시설을 준공하며 자비행을 베푸는 모습.

자비행 가능케 한 원동력 ‘후원자’

이처럼 한국불교가 세계 곳곳에 눈부신 자비행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후원자’들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이다. 사실 불교계 단체 모두 운영에 있어 여유롭지 못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오로지 부처님 자비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부처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는 전국의 많은 사찰들과 스님, 그리고 불자들의 따뜻한 정성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지구촌공생회 창립을 이끌고 현재까지 모범적으로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사장 월주 대종사는 회고록 <토끼뿔 거북털>에서 후원자들의 공덕을 이와 같이 찬탄하기도 했다.

“후원자들은 모두 ‘이보현행 오보리(以普賢行 悟菩提)’를 실천하는 이들이다. 보현행을 함으로써 보리, 즉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지구촌은 한 일터이며 인류는 한 생명이다. 지구촌 이웃의 아픔이 내 아픔이고, 그들의 행복이 내 행복이듯이 후원자들의 동참은 모든 이들의 공덕이 들어있다. 이는 앞으로 10년, 나아가 미래 100년이 지나도 더욱 빛을 발하리라 확신한다.” 

그래서인지 월주 대종사는 소중한 마음을 내준 후원자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여전히 고된 해외 출장길에 나선다. 후원자들의 정성이 현장에서 잘 활용되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서다.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덕문스님(가운데 오른쪽)이 필리핀 빈민가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주는 모습. 종교를 초월한 자비행이 눈길을 끈다.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덕문스님(가운데 오른쪽)이 필리핀 빈민가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주는 모습. 종교를 초월한 자비행이 눈길을 끈다.

불교계 단체 중에선 손꼽히는 규모의 후원 조직을 자랑하는 곳은 역시 지구촌공생회다. 매월 따뜻한 마음을 내는 정기후원자 1만5000여 명을 비롯해 자비보살행을 함께하는 특별 후원자의 구성도 탄탄하다. 단체의 역량이 해가 거듭할수록 차츰 강화되고, ‘좋은 일일수록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이사장 월주 대종사의 의중이 반영된 홍보사업의 활성화로 후원자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배우 박상면 선우용녀 전무송 전원주 강수연을 비롯해 체육인 황영조, 인기그룹 소녀시대 등이 지구촌공생회 홍보대사를 맡았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로터스월드의 경우에도 KT&G, 김안과, 수원시 등 기업 병원 지자체 등 다양한 조직의 지원을 통해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 함께 본지와 함께 진행하는 로터스월드의 희망의 집짓기 캠페인은 개별 후원자들의 정성을 잘 드러나는 사업이기도 하다. 백중 기도비를 모아 후원한 한 작은 사찰의 주지 스님부터 생전에는 물론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따뜻한 보시행을 실천한 한 불자의 정성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 더욱 꽃피우려면?

40년 전 10·27법난의 아픔을 슬기롭게 승화시킨 한국 불교계. 앞으로도 지구촌을 세계일화(世界日花)로 장엄하는 여정에 나가기 위해선 개선해야할 문제도 적지 않다. 이웃 종교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단체 수와 활동 역량, 후원 조직의 강화, 활동가들의 처우 향상 등이 꼽힌다. 특히 단체들은 한정된 재원으로 운영하다보니 실제 일하고 있는 실무자와 활동가에 대한 처우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부처님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한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또 다른 포교방편이자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기회이다. 그 중요성이 널리 커져가는 상황에서 이를 위한 지원 방안과 새로운 발전 방향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교신문3637호/2020년12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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