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국회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오체투지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쏟아지는 길거리에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6월18일 국회 앞에서 진행된 오체투지의 현장에서다.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비정규직노동자 등이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저마다 마스크를 쓴채 턱턱 숨이 막히는 무더위와 싸우면서도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차별금지법 제정이 이뤄지기를, 이뤄주기를 바라는 간절함 때문이다.
이날 오체투지를 주관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도로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도회를 열어왔다. 이날의 오체투지는 12회째 맞는 기도회를 국회로 장소를 바꿔 진행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안은 17대 국회 때부터 발의됐다. 그러나 번번히 실패했다. 이날 오체투지를 함께 한 장혜영 국회의원(정의당 혁신위원장)은 “그동안 국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가 있었음에도 끝내 이뤄내지 못했다”며 “21대 국회가 이전의 국회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발의에 동의하는 서명을 받아내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고 차별받고, 가난하다고 차별받고, 장애인이어서 차별받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오랜 악습과 잘못된 관념을 바꾸지 않는다면 자라나는 아이들도 똑같이 차별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행하게 될 것”이라며 “21대 국회가 오랫동안 이뤄온 사회적 공감대를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화답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회 앞에 섰다”고 했다.
오체투지는 2시간30여분에 걸쳐 이어졌다. 오체투지에 참가한 사회노동위 스님들과 참가자들의 이마에는 땀과 흙이 뒤범벅이었다. 다섯걸음을 걷고 맨바닥에 온몸을 엎드리며 우리 사회의 차별, 나도 모르게 행해왔던 차별을 되짚으며 참회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릴 때마다 차별없는 평등한 세상과 정의로운 사회를 염원했다. 그것이 국민 모두의 행복임을 걸음걸음에 새겼다.
지몽스님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 대한 반성과 참회의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디뎠다”며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오늘의 땀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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