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떠올리면 발이 부르터도 행복합니다”
“부처님 떠올리면 발이 부르터도 행복합니다”
  • 홍다영 기자
  • 승인 2020.07.28 15:58
  • 호수 3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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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만행결사 공주 예비순례 현장

인도불교성지 1080km 순례 전
공주서 매일 30km씩 도보정진
사부대중 110여 명 발심 동참
하루 12시간 강행군에도 ‘웃음’
7월28일 새벽 4시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을 출발한 110명의 인도만행결사 공주 예비순례단이 유구천 둑방길을 걷고 있다. 순례단은 7월30일까지 매일 30km 거리를 걷는다.
7월28일 새벽 4시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을 출발한 110명의 인도만행결사 공주 예비순례단이 유구천 둑방길을 걷고 있다. 순례단은 7월30일까지 매일 30km 거리를 걷는다.

부처님께서 걸으셨던 길을 따라 걸으며 사상과 생애를 되짚어보고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는 인도만행결사 예비순례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인도만행결사를 발원한 사부대중 110여명은 7월28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을 출발해 하루 30km를 걷는 도보순례에 들어갔다. 특히 하안거 결제가 한창인 요즘,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등 전 사부대중이 함께 모여 수행결사의 힘으로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혀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져나간 자리였다.

이날 오전3시30분. 때 이른 잠을 털어내고 연수원 다목적홀에 모인 대중들은 부처님 전에 무사귀환을 발원하며 기도를 올렸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출발을 알리는 목탁 소리에 맞춰 길을 나섰다. 오전4시. 칠흑 같은 밤을 뚫고 나온 사부대중은 100m를 넘는 긴 줄을 이루며 작은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해 힘찬 발걸음을 이어갔다.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도감 호산스님이 선두에 서서 대중을 이끌었다. 길을 걷는 내내 대중들은 묵언을 지켰다.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무거운 침묵 속에서 ‘참나’를 찾는 여정에 들어갔다.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산길을 쉼 없이 내딛어 11km를 걸은 끝에 오전6시30분 잠시 멈췄다. 정성 담긴 주먹밥과 국으로 아침공양을 마친 직후인 오전8시 또다시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스스로 고행을 선택한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얼굴에선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두들 30km를 반드시 완주해 무사히 예비순례를 마치고, 다가오는 인도만행결사에 함께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오전11시께 대중이 모두 길 위에서 점심공양을 해결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모든 과정을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는 순례의 시간으로 여기는 듯 했다.

이날 조계종 호계원장 무상스님은 “도보순례를 계기로 불자들과 종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그런 믿음들을 모으기 위해 함께하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겨울 상월선원에서 누구보다 치열한 시간을 보낸 심우스님도 “상월선원의 정진이 정중동이었다면, 이번 만행결사는 동중정의 시간이다”며 “행주좌와 어묵동정의 마음으로 열심히 걷겠다”고 말했다.

중앙종회의원 현민스님은 “몸도 순환이 되고 생각도 순환돼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부대중은 순례길 말미 4km에 달하는 오르막을 오르는 코스로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앞으로 이틀 동안 하루 30km씩 두 발을 믿고 성실하게 걸으며 순례를 회향하게 된다.

앞서 7월27일 입재식에는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호계원장 무상스님, 덕숭총림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 등 교구본사 주지 스님 10명과 중앙종회의원 심우스님 등 만행결사를 함께 발원한 사부대중 110여명이 함께했다. 참가 대중들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열반하신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며, 부처님처럼 살아보겠다는 순례 결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입재식에 함께한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새로운 수행의 이정표를 하나하나 얻길 바라며, 불보살님의 가호로 보람 있는 큰 행사가 되길 기원”하며 결사 대중을 위해 금일봉을 보시하기도 했다.

예비순례 참가 대중을 대표해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발이 부르트도록 함께 걸으며 부처님 유훈대로 자기 자신을 밝히고 앞으로 무엇이 참된 인생인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다짐했다.

정묵스님도 전국의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을 대표해 만행결사 예비순례를 응원했다.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 정신을 이어 부처님의 가르침과 발자취를 따라 걸어서 수행하는 인도만행결사에 앞서 진행되는 예비순례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7월28일 오전4시 연수원을 출발해 마곡사 주변 10km를 행선하는 사부대중의 모습.
7월28일 오전4시 연수원을 출발해 마곡사 주변 10km를 행선하는 사부대중의 모습.
인도만행결사 공주 예비순례단이 7월28일 걷고 있다.
인도만행결사 공주 예비순례단이 7월28일 걷고 있다.
동이 트기 전 연수원을 나선 사부대중은 10여 km를 걷고 돌아와 기념촬영을 함께 했다.
동이 트기 전 연수원을 나선 사부대중은 10여 km를 걷고 돌아와 기념촬영을 함께 했다.

공주=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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