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70명 생명 살리고 45억원 지원”
“25년간 70명 생명 살리고 45억원 지원”
  • 박부영 기자
  • 승인 2020.01.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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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생명나눔실천본부 공동기획 ‘가장 아름다운 나눔’
① 대만불교계에 생명나눔 정신 전파하다


일면스님 대만서 생명나눔 활동 소개
불광사, 깜짝 놀라며 “대단하다” 감동

“성운스님도 오래전 장기기증 서약”
死後 8시간 내 새 생명 죽음관 때문
대만 불자들 장기기증 활동 미미해

고승들 솔선수범 지속 홍보 덕분에
한국 불자들 오랜 유교 의식 허물어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스님)가 대만불교계에 한국 불교계 장기운동 성과를 전수했다. 대만은 한국불교계가 모범을 삼는 불교 선진국이다. 계율을 잘 지키고 신행과 사회 복지 활동이 활발하다. 국토는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곳곳에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사찰이 있다. 불광사는 사찰 안에 호텔, 병원 대학 방송국 언론사를 둘 정도로 규모가 크고 신도가 많다. 그런데 ‘불교 선진국’ 대만이 한국불교를 따라잡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장기기증과 생명나눔이다. 한국불교의 유일한 장기기증단체 생명나눔실천본부가 대만에 생명나눔 정신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 현장에 동행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대만 순례단은 가는 곳마다 이사장 일면스님 주재 아래 의식을 집전했다. 사진은 불광사 심장부라 일컫는 제원사에서 순례단이 기도 하는 모습.
생명나눔실천본부 대만 순례단은 가는 곳마다 이사장 일면스님 주재 아래 의식을 집전했다. 사진은 불광사 법당에서 순례단이 기도 하는 모습.

생명나눔실천본부는 1월11일부터 16일까지 대만 전역을 순례하며 장기기증 운동을 전파하고 대만의 앞서가는 불교를 배웠다.

대만불교를 상징하고 전 세계 대승불교 정신과 불교 복지 운동을 전파해온 불광사를 비롯하여 지장보살 화신 김교각 스님을 기리는 제원사, 중국선불교 도량 중대선사, 삼장법사 현장스님을 받드는 현광사, 등신불을 모신 자항사 등을 순례하며 불교를 배우고 신심을 길렀다.

한국불교의 생명나눔 정신을 전파하고 대만불교를 배우는 순례 여정에 동참한 사람들은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위원과 불암사 신도들이었다.

홍보위원장 박종우 회장, 찰리김 부회장, 곽혜란 재무, 김영기 감사, 이강석 박상구 홍보위원과 정현숙 생명나눔후원회장, 불암사 성지순례단 일성회 회원과 신도회 등 30여명이 동행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이며 남양주 불암사 회주 일면스님이 순례단을 인솔했다. 순례단의 가장 큰 목적은 장기기증과 생명나눔 정신 전파였다.

대만 불교를 대표하는 불광사가 한국불교의 생명나눔 정신을 전파할 최적지로 선정됐다. 대만불교의 상징과 같은 존재에다 한국불교와 교류가 깊어 상호 이해가 깊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일면스님이 오래 전부터 이 절과 친분을 맺어 친분이 두텁다. 대만에 오기 전 이미 이번 순례 목적에 대해 교감한 터였다.
 

이번 성지순례 목적은 불광사에서 한국불교의 생명나눔 정신 전파였다. 이사장 일면스님이 불광사에서 생명나눔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성지순례 목적은 불광사에서 한국불교의 생명나눔 정신 전파였다. 이사장 일면스님이 불광사에서 생명나눔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순례 이튿날인 1월12일 저녁 불광사 호텔 대회의실에서 한국에서 온 순례단과 불광사 스님이 만났다.

대만의 장기기증 운동 현황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불광사 부주지 스님은 한국의 생명나눔실천운동본부와 같은 장기기증 운동은 전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정신만은 대단히 숭고하며 성운스님도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30~40년 전에 이미 성운스님은 장기기증을 하셨다. 장기기증은 큰 보살도 행위여서 과거 권위 있는 간 이식 전문가인 병원장과 합작해서 운동을 한 적이 있었지만 불광사에 장기기증 관련 별도 단체는 없다”며 “장기이식이 의료 뿐 아니라 도덕적 문제에다 사회적으로도 매우 복잡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스님은 대만불교계가 복지활동이 활발하고 국민들의 80% 가까이 불자인 불교국가이면서도 장기기증 운동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불교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대만 불자들은 사람이 죽어서 8시간 안에 다음에 태어날 곳이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에 시신을 건드리지 않고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기도한다”며 “이러한 믿음이 장기기증운동이 일어나지 않는 결정적 이유”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일면스님은 “한국불자들 역시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 즉 사람의 몸은 부모로부터 받아서 이를 잘 간직해야한다는 유교사상이 깊어 장기기증이 쉽지 않지만, 불교가 강조하는 보시 중에서 생명나눔이 가장 크고 위대하다는 부처님 가르침을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한국의 고승들이 직접 실천함으로써 인식을 많이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스님은 “3분에 1명꼴로 장기기증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데 그 중 극히 소수의 사람만 기증을 받아 목숨을 건진다. 영미권이 35%에 달하는 반면 우리는 불과 5%에 불과해 장기기증이 반드시 활성화돼 고귀한 생명을 살려야한다. 그래서 우리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지난 25년간 활동하며 60~70명가량의 생명을 살리고 환자 치료비에 45억원을 보태는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불광사는 일면스님의 그간 장기기증 활동을 듣고 매우 놀라워했다. 이에 일면스님은 “불광사가 원한다면 그간 활동 상황과 노하우 등을 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대만의 웅장한 전각과 탑 불상은 한국에서 온 순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불광사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불광사 대불 권역.
대만의 웅장한 전각과 탑 불상은 한국에서 온 순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불광사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불광사 대불 권역.
불광사를 창건한 성운스님이 연세 구순을 넘어 손수 썼다는 글씨를 모신 전각.
불광사를 창건한 성운스님이 연세 구순을 넘어 손수 썼다는 글씨를 모신 전각.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이번 성지순례는 장기기증과 생명나눔운동을 대만불교계에 소개하는 외에 회원들의 신심을 고취하는 목적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초 창립한 홍보위원회 위원들의 신심증장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홍보위원들은 기업가 교육자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생명나눔 정신이 좋아 봉사 차원에서 가입한 사람들로 사회 생활과 홍보위원 활동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왔다. 이사장 일면스님이 주석하는 불암사에 적을 두고 신행활동을 하지만 부족함을 느껴오던 차에 성지순례를 통해 불교를 공부하고 신심을 더 깊게 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들은 높고 웅장한 대만 사찰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잘 정비된 사찰 운영 시스템, 체계적인 활동, 활발한 교육, 무엇보다 복지 활동에 감탄했다. 한국보다 작은 영토에도 불구하고 불교국가로 성장한 대만불교계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필요이상으로 큰 불사에 불편한 마음도 내비쳤다.

여수에서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는 딸과 함께 온 한 노보살(77)은 “규모가 너무 큰데다 불편해서 절 같지가 않다”며 “내가 다니는 여수의 작은 암자가 훨씬 정감 있고 신심난다”고 말했다. 다른 홍보위원도 “굳이 이렇게 크게 가람을 지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 돈을 차라리 복지나 사회사업 교육에 더 투자하는 게 불교의 지향점에 맞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절을 닮아 더 친근하게 다가온 제원사를 안내하는 주지 스님.
한국 절을 닮아 더 친근하게 다가온 제원사를 안내하는 주지 스님.
제원사의 법당 내부 모습.
제원사의 법당 내부 모습.

한국 불교와 분위기가 유사한 제원사(諦願寺)에서 순례객들은 편안함을 느꼈다. 이 절은 신라 왕자로 중국으로 건너가 수많은 이적을 보여 오늘날까지 지장보살 화신으로 추앙받는 김교각 스님을 받드는 지장도량이다.

주지 스님이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한 지한파(知韓派)로 한국말이 유창하다. 한국에서 온 비구니 스님도 주석하고 있다. 후불탱화와 불상이 한국 장인의 손을 거친 탓인지 신도들은 한국 절처럼 포근하게 느꼈다.

순례객들은 등을 올리고 기념품을 샀다. 조용히 명상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신도도 있었다. 일면스님은 신도들과 함께 정근과 반야심경 사홍서원을 독송하며 순례단의 무사안녕을 빌었다.

순례 마지막 날 찾아간 자항사는 깊은 울림을 던졌다. 살아생전 육신 그대로 등신불을 조성한 자항스님 이야기는 감동을 던졌다. 자항스님이 입적한 뒤 3년이 지나 관을 열었는데, 생전 부처님 가피와 수행 공덕에 힘입어 법구가 그대로였다. 이에 금을 입혀 공덕의 증표로 삼아 자항사에 모셨다.

그보다는 생전에 스님이 일러주신 열 가지 유훈이 더 가슴을 울렸다.

△항상 밝은 스승을 가까이 하라.
△좋은 도반을 아끼고 서로 의지하라.
△경・율・논 삼장을 정밀하게 연마하라.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엄히 지키라.
△항상 염불에 힘써 번뇌에 빠지지 말라.
△조석으로 예불 예배에 힘쓰라.
△윤회의 고통과 중생들의 괴로움을 생각하라.
△나의 전생 어머니인 중생들을 돕기 위해 보리심을 일으켜라.
△자기 소유의 재산과 시간은 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사용하라.
△탐・진・치 삼독을 이겨내고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고자 발원하라.

불교국가로 성장한 대만불교의 힘은 거대한 전각과 불상이 아니라 부처님 근본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 수행자들이다. 불광사와 중대선사와 같은 대규모 가람은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고 중생을 보살피며 삼보정재를 낭비하지 않은 결과다. 한국에서 온 생명나눔실천본부 순례객 역시 이번 순례에서 원칙이 가장 큰 힘이라는 진리를 체득했다.
 

현장스님을 선양하는 현광사에서 기도하는 대만 순례단.
현장스님을 선양하는 현광사에서 기도하는 대만 순례단.
순례객들은 대만불자들과 함께 새벽예불에 참여하거나 함께 사찰을 돌아보며 신심을 다졌다. 사진은 불광사 새벽예불 모습.
순례객들은 대만불자들과 함께 새벽예불에 참여하거나 함께 사찰을 돌아보며 신심을 다졌다. 사진은 불광사 새벽예불 모습.

박종우 홍보위원장은 “스님들은 돈에 손대지 않고 먹는 음식, 입는 옷 등 계율을 철저하게 지키며 신도들의 시주로 모은 돈은 사회를 위해 사용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희사하고 다양한 사회사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한국불교가 반드시 배우고 명심해야할 원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숙 후원회장은 “일면스님께서 직접 대만 사찰과 불교를 설명해주셔서 잘 배우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순례를 기획하고 이끈 일성회 간부님들에게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불자답게 서로 돕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순례단을 이끈 일면스님은 “무사히 순례를 마쳐 다행이다.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위원들과 신도들이 함께 대만불교를 순례하고 친목을 다져 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이번 성지순례 동안 배우고 느낀 불교 정신을 한국에 돌아가서 생명나눔운동을 더 활발하게 널리 펼치는 기운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등으로 장엄한 불광사의 밤 풍경.
연등으로 장엄한 불광사의 밤 풍경.
한국의 고려대장경을 비롯해 전세계의 대장경을 봉안한 불광사의 장경각.
한국의 고려대장경을 비롯해 전세계의 대장경을 봉안한 불광사의 장경각.
불광사 스님과 함께 불광사에서 함께 한 기념촬영.
불광사 스님과 함께 불광사에서 함께 한 기념촬영.
중대선사를 방문한 대만 순례단.
중대선사를 방문한 대만 순례단.

대만=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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