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청래 사퇴 촉구” 문화부장 성공스님 차량 시위 동행취재

문화부장 성공스님 종로에서 국회의사당 앞까지
차량 운전하며 1인 묵언 시위…“공식 사과 있을 때까지”

“세속적 정치 영역에 출가수행자가 의사표시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안타깝다”는 말도

10월27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출발한 문화부장 성공스님 차량이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한 모습. 신재호 기자 

“아베 전 일본 총리 망언에 버금가는 망언을 내뱉어 놓고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공식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정청래 의원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갈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화재구역 입장료 관련 발언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조계종 문화부장 성공스님을 10월27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만났다. ‘종교편향, 불교비하 일삼는 정청래는 국회의원 그만해라!’라는 현수막을 단 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스님은 이틀 전부터 차량 시위를 시작했다. 주지 소임을 보고 있는 진주 무애사 신도들이 마련해준 차를 서울까지 직접 몰고 와 바로 다음날 여의도 국회로 달려갔다. 약 두 시간 동안 이뤄진 시위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오전11시 금강경과 화엄경약찬게 염불이 울려 퍼지는 차량에 올랐다. 이동식 법당이나 다름없었다.
 

문화부장 성공스님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매일 여의도로 향한다.
차량을 직접 준비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묵언 시위를 펼치고 있다. 
국회의사당 일대를 돈 이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도 염불을 틀어놓고 차량 시위 사실을 알렸다. 

이번 사안은 정청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문화재관람료에 대해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공식적으로 하면서 시작됐다. 종단은 즉각 강력 대응에 나섰다. 중앙종무기관을 비롯한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이 정 의원 사퇴 및 민주당 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 문화부장 스님이 있다. 10월12일부터 국회 앞 1인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견지동 일대를 벗어나 신촌을 거쳐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지나가던 시민들도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며 관심을 보였다. 성공스님은 “홍보 효과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스님은 “송영길 대표가 시간을 달라고 했기 때문에 간신히 참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당장 많은 대중이 모이긴 힘들고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 달려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가 정 의원 발언이 당 입장과 다르다며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 표명일 뿐이지 공개사과는 아니다”며 “정 의원의 공개 사과 없이는 절대로 묵과할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끝을 보지 않으면 시작도 안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11시45분께 여의도 한복판에 목탁소리가 울려 퍼졌다. 국회의사당 앞에 당도한 스님은 파사현정의 부처님 가르침을 묵언 시위로 보여줬다. 복잡한 거리를 돌고 또 돌았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도 집회 사실을 알렸다.

스님은 정 의원의 망원동 사무실 앞에서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스님은 “정 의원을 지지하거나 스님을 비방하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지만, 물도 주고 보시금을 시주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았다”며 “스님이 시위하는 모습을 호기심 있게 지켜봐준 이들도 만났다”고 했다. 이어 “가장 세속적인 정치 영역에 출가수행자가 의사표시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우려스럽다”는 말도 했다.

문화부장 스님은 종로로 향하는 동안 “앞으로는 문화부장 개인의 1인 시위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민족문화 보존과 관리 전승 및 활용은 국민 정체성 함양과 국가 경쟁력의 문제이므로 해당 사안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화부장 스님은 “우리나라 국보 보물 상당수는 불교문화재라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이 아는 사실”이라며 “겉으로는 문화강국을 외치면서 전통문화를 홀대하고 문화재 보전에 대한 정부 지원을 종교계 지원으로 왜곡하는 처사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 요구를 끝까지 외면한다면 2000만 불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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