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에 대한 조계종 권리 인정한 판례 있었다
선암사에 대한 조계종 권리 인정한 판례 있었다
  • 박봉영 기자
  • 승인 2021.04.01 17:51
  • 호수 36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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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영화사 내장사 소송서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랐나 중시
‘대처측 권원 없는 점유’ 명시

실효지배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조계종선암사에 대해 당사자 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선암사 차체험관 철거 소송’ 판결과는 정반대의 대법원 판례가 확인됐다. 대법원은 과거 ‘정읍 내장사 주지확인 소송’과 ‘서울 영화사 건물명도 소송’ 판례에서 불교재산관리법에 근거해 등록한 조계종에 사찰에 대한 일체 권리가 있음을 판시했다. 법원의 이런 판결은 불교계가 해방 이후 추진한 일제 잔재 청산이라는 정화불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내려진 ‘선암사 차체험관 철거 소송’ 판결은 영화사와 내장사 판례와 달리 분쟁을 조정해야할 법원이 불교계 내부의 조계종과 태고종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법원 내 사모임으로 연결된 코드인사와 코드판결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화사 건물명도 소송’은 1973년 12월21일 대법원에서 판결한 사건이다. 당시 대법원은 불교재산관리법에 의거해 불교단체 등록과 사찰주지 등록이 이뤄졌기 때문에 조계종 사찰로서 합법성이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1962년 대한불교조계종(통합종단) 문체부 등록 당시 선암사와 영화사는 조계종 소속 사찰로 포함돼 있었다.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관계관청 등록, 주지 등록이 이뤄진 사실만으로도 조계종 사찰임을 확인한 판례다. 이는 현재 광주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선암사 등기명의인표시변경등기말소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법원은 ‘영화사 소송’ 판결에서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단체(통합종단 대한불교조계종) 이외의 어떤 단체가 사찰에 대한 합법적 권리를 가질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처측이 이전부터 점유해왔고 태고종 창종 이후 태고종에 가입해 권리를 행사해왔다는 사정만으로 사찰에 대한 일체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법리오해이고, 정당한 이유를 갖췄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이…(중략)…사실상 대처승측으로서 내려오다 그 후, 설시 일자에 비로소 생긴 태고종에 속하게 된 영화사가 사실상의 불교단체로서의 권리를 누려 내려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음은 법리오해, 이유불비의 위법을 남겼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른 사찰 및 주지 등록의 적법성을 확인한 판례는 또 있었다. 영화사 판례 보다 4년 앞선 1969년 12월23일 대법원 ‘내장사 주지확인등 소송’ 판결에서다. 이 판결은 불교재산관리법의 취지와 목적에 충실한 법리해석을 내놓은 판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대법원은 불교재산관리법에 의해 관계관청에 사찰등록이 이뤄지고 주지취임 등록이 이뤄진 이상 건물관리권 등의 사실 확정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르지 않은 대처측의 점거를 권원없는 점유로 보고 대처측의 권리를 일체 인정하지 않았다.  

내장사가 별도로 관계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조계종이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내장사를 소속 사찰로 포함해 문교부에 등록한 사실이 있으므로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을 판결문에 담았다. 이를 근거로 조계종과 내장사가 무관하다는 대처측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대처측 주지와 재적승 결의로 내장사 건물에 대해 명의신탁한 것으로 건물의 관리권을 갖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대처측 주지는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해임된 것으로 간주할 것이니 대처측이 권원없이 점유하고 있다는 원판결 판시는 정당하다고 결정했다. 

영화사와 내장사 소송의 판례는 불교재산관리법에 의거해 적법한 등록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가리고, 그에 따른 권리 인정과 권원없는 점유라는 명확한 가이드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선암사 차체험관철거 소송’ 판결에서는 이 판례가 일체 인용되지 않았다. 차체험관 철거 소송의 대법원 판결은 조계종선암사에 대해 실제 거주하지 않고 있어 실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계종 선암사의 당사자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불교계에서는 국가법령인 불교재산관리법에 의한 사찰등록과 주지등록, 일제 잔재 청산의 과제를 수행했던 한국 사회의 역사성, 대처측의 불법적인 점거로 인해 조계종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제반 상황 등의 핵심을 배제한 채 내려진 판결이라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법원이 현 시점에서 실효지배하며 종교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지금이라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실효지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는 등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종단 내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선암사정상화특별법 제정, 교구본사 지위 회복, 선암사 재적승 등록 등 대응 조치를 취하면서 강제적인 실력행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차체험관 철거 소송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선암사 등기말소 소송에 대해서도 4월29일 변론 재개를 앞두고 범종단적 대응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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