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선암사 조계문 근처에 연등이 걸려있다.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선암사 조계문 근처에 연등이 걸려있다.

 

선암사 등기 말소 소송변론 재개
조계종 법리실제 근거해 일관 주장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대법원이 선암사의 종단 소속 및 관할청에의 사찰 등록에 자율적 의사결정이 있었는지를 따져 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부당한 요구다

원고 스스로 통합종단 출범 이전 단일 종단인 조선불교(현 조계종)에 소속돼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조계종이 사찰로서의 실체가 없어 당사자 능력은 인정될 수 없다고 하면, 판단할 것 없이 각하돼야 마땅하다

결국 핵심은 선암사 실체 유무가 아니고 원고와 피고 중 어느 것이 전래사찰 선암사와 동일성을 가지는 것으로 볼 건지의 문제다.”

조계종선암사가 선암사와 관련된 대법원 판단이 법리적 부분에서나 실제적 부분에서나 핵심을 벗어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태고종선암사가 조계종선암사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명의인표시변경등기말소(이하 등기 말소 소송)’ 항소심 첫 심리가 429일 열렸다.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20184월 항소심 당시 등기 말소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선암사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철거 소송(이하 차체험관 철거 소송)’과 유사한 내용이라 판단, 판결 결과를 보고 재판을 속개하겠다고 결정 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 후 태고종선암사 측의 변론 재개 요청에 따라 법원은 이날 재판을 속개했다.

이날 광주고등법원 제1-2민사부는 선암사와 관련 등기 말소 소송차체험관 철거 소송에 대한 양측 입장을 구두 및 서면으로 청취했다. 특히 차체험관 철거 소송과 관련 추가 입증 자료 제출 여부를 포함해 5월 예정된 차체험관 철거 소송파기환송심과의 동시 진행 의사를 물었다.

태고종선암사 측은 이날 대법원의 차체험관 철거 소송결과에 근거해 주요 변론을 펼쳤다. 태고종선암사 측은 대법원 판결은 전래사찰인 선암사가 태고종선암사임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피고(조계종선암사) 실체가 없어 보이므로 원고가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종단 변경을 하였는지 심리하라는 것 일뿐, 이는 말소 등기 의무자에 대해서만 다투라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교재산관리법에 의해 관할청에 등록됐다는 것만으로는 개별 사찰의 지위에 어떤 변동이 있다고 볼 수 없다사찰의 자율적 의사결정이 없이 통합종단 조계종이 종단 등록을 하면서 선암사는 소속 사찰로 등록했다는 점만으로는 소속된 것이라 할 수 없다는 논지를 펼쳤다

조계종선암사 측은 태고종선암사 측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피력했다. 조계종선암사 측은 선암사는 원고 주장처럼 해방 전후 단일 종단으로 성립된 조선불교에 귀속돼 있었고 이후 1962년 역시 통합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 출범에 따라 흡수되면서 통합종단에 소속되게 됐다이는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찰이 특정 종단에 소속하게 되면 종단의 종헌종법 등을 적용을 받는다종헌종법이 종단 소속에 대해 아무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적 의사결정으로 종단 소속을 거부 또는 탈퇴했다고 볼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태고종선암사 측이 주장한 의사결정은 그 결의에 참여한 개개인의 의사결정에 불과하다는 점, 이는 종단 귀속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1972년 제출한 각서 등을 토대로 통합종단 소속을 태고종선암사에서 분명히 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조계종선암사 측은 “‘전래사찰인 선암사는 결국 조계종선암사로 볼 수밖에 없다이 사건에서의 핵심은 선암사의 실체 유무가 아닌 원고 사찰과 피고 사찰 중 어느 것이 동일성을 가지는 것으로 볼 것인지에 있으므로 이를 중점적으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617일 오후2302차 변론을 속개한다. 특히 쟁점 사안인 전래사찰 선암사동일성을 누가 갖고 있는지, 당사자 적격 여부 등과 관련, ‘차체험관 철거 소송파기환송심을 다룰 광주지법과의 동시 진행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광주고법은 사안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차체험관 철거 소송과 파기환송심과 동시 진행할지 여부는 재판부에서 합의 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에는 조계종선암사 대표로 선암사 주지 금곡스님과 소송 대리인이, 태고종선암사 대표 시각스님과 소송 대리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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