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49> 4차 산업혁명과 생체 이식 칩②
[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49> 4차 산업혁명과 생체 이식 칩②
  • 보일스님 해인총림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대행
  • 승인 2020.09.19 15:45
  • 호수 36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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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 뚫어 ‘인공지능 수준 생체칩’ 이식하실래요?
보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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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체보수주의와 기술진보주의 사이에서 

만약 인공지능 수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당신은 기꺼이 생체 칩을 몸에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요즈음은 인공지능에 대해 위협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신을 인공지능과 연결하여 생체신호를 데이터화하거나 반대로 외부의 자극 신호를 받아서 신체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연구와 실험이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 중이다. 단지 종교적 신념 문제가 아니더라도 왠지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기술은 이미 폭발적 수준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어쩌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자신의 몸에 생체 칩을 이식할지 말지에 대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어, 문제가 생긴 신체 기관을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하거나,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 같은 전 세계적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면 문제는 꽤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고민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라 철학, 정치, 경제, 종교에 걸친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로서 정치적 관점이 충돌하는 기준점이 바로 인체와 관련한 첨단과학 기술과의 관계 설정이다. 한마디로 첨단 기술에 대한 친화성이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인간들 각자의 생각과 태도에 따라 정치 지형도를 새로 그리게 할 것이다.

즉, 향후 진보와 보수의 기준은 인간이 첨단 과학기술과 인체와의 결합 또는 의존도에 어느 정도까지 친화적일 수 있는지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기술과 인체 그리고 인간의 정서적 측면까지 아우르는 매우 넓은 범위의 문제이다. 생체 칩 이식 기술은 바로 이 문제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체 칩 이식 기술에 대해 정서적으로 친화적 입장이라면 그다음 단계의 생체기술에 대해서도 유연하고 열린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변혁 속에서 새로운 이념의 지형도가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기준으로 갈리기 시작하는 그 지점, 바로 생체 칩 이식 기술이다. 물론 인공지능 기술을 신뢰한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의 몸에 인공적 시술 내지 기계적 결합에 적극적이진 않을 수도 있다. 인간들에게 둘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생체보수주의나 기술진보주의 입장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게 될까? 

➲ 브레인 게이트(Brain Gate)

사실 이미 인간의 뇌는 상당 부분 디지털화 되고 인터넷화돼 가고 있다. 매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이라는 디지털 세계에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창의적 활동을 하고 인간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에 최적화된 인간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물리적으로 디지털과 인체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매우 흥미로운 접근이다. 원래 인간의 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는 발상은 엘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에서 최초로 창안한 것은 아니다. 

소위 ‘BCI (Brain-Computer Interface)’ 개념을 기반으로 한 연구는 1960년대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본격적인 연구는 1990년 대말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생체신호를 인식하는 장치를 개발해 뇌의 신호를 정확히 얻어내는 것과 그 얻어낸 신호의 패턴을 분석하는 것 두 가지로 요약된다. 당연히 이러한 연구에는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뇌에서 보낸 신호가 조금만 다르게 수집되거나 분석돼도 완전히 다른 결과로 나타나서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처럼 뇌와 닿지 않은 상태인 헬멧을 쓰거나 많은 케이블이 연결된 우수꽝스러운 모자를 쓰는 것으로는 정확한 데이터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현재의 연구와 실험은 직접 인간의 두개골을 뚫는 것을 시도한다. 대담하다 못해 황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이 연구 개념이 바로 ‘두뇌의 문’이라는 의미인 ‘브레인 게이트(Brain Gate)’이다. 

이것은 바늘같이 생긴 약 100개의 실리콘 전극(Utah Array)을 뇌에 직접 연결하여, 뇌의 신호를 데이터로 측정해 실시간으로 컴퓨터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시도는 여러 동물실험을 거쳐 2004년부터 사람에게도 임상시험이 진행되었다. 수천 개의 전극에서 수신된 뇌의 아날로그 신호를 ‘N1’이라는 컴퓨터 칩을 통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이 ‘N1’칩은 변환한 디지털 신호를 블루투스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신호를 보낸다. 이렇게 해서 뇌의 신호로 스마트폰을 작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뇌의 신호를 스마트폰이 받아내고 반대로 스마트폰이 뇌의 신호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향후 정치적으로 진보와 보수의 기준은 인간이 첨단 과학기술과 인체와의 결합 또는 의존도에 어느 정도까지 친화적일 수 있는지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라 철학, 정치, 경제, 종교에 걸친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생체 칩 이식 기술은 바로 이 문제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에게 둘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생체보수주의나 기술진보주의 입장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게 될까? 출처=www.shutterstock.com
향후 정치적으로 진보와 보수의 기준은 인간이 첨단 과학기술과 인체와의 결합 또는 의존도에 어느 정도까지 친화적일 수 있는지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라 철학, 정치, 경제, 종교에 걸친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생체 칩 이식 기술은 바로 이 문제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들에게 둘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생체보수주의나 기술진보주의 입장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게 될까? 출처=www.shutterstock.com

➲ 생각만으로 모든 일을 하다?

이러한 연구가 상용화된다면, 인간은 말 그대로 생각만으로도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평생 헬리콥터 조종술을 배운 적 없더라도, 필요하다면 생각만으로 조종술을 초고속 다운로드받으면 될 일이다.

그러면 두뇌에는 헬리콥터를 기동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입력되고 신체에는 오랫동안 훈련받은 조종사들의 근육과 반사신경처럼 자극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연구가 이런 부류의 상상력 충족을 위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다양한 이유로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시도가 된다. 

예를 들어, 15년 동안 팔과 다리가 마비됐던 삶을 살고 있던 사람이 이 ‘브레인 게이트’ 시스템을 통해 생각만으로 로봇을 조종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도 한다. 생각만 하면, 로봇팔이 대신 물도 따라주고 직접 빨대로 마실 수 있도록 입가에 갖다 대주기까지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뇌 신경계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유전적으로 노인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경우에, 젊고 건강한 상태의 두뇌 데이터 정보를 그대로 스캔하고 저장했다가, 발병했을 경우 외부에서 그 데이터 신호를 통해 자극을 주는 시도까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완전 상용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 있다. 두뇌에 이식된 칩이 아직 불안정해서 일상생활 중 뇌 손상 위험도 따른다. 그리고 칩 이식하는 것 자체가 많이 위험하기까지 했다. 또한 기존의 백 개 정도의 전극으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록 받아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 사이버 돼지

최근 뉴럴링크는 이 연구를 상용화하기 위해 기존의 성능을 대폭 향상한 성과를 발표했다. 전극의 초소형화와 전용 이식로봇의 개발, 생체친화적인 전극의 개발로 요약되는데 간단히 소개한다. 첫째는 전극인데 생체친화적인 소재로 변경함으로써 대부분의 생체 이식 수술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면역반응 문제를 최소화하였다. 전극의 수도 기존의 최대 250여 개에 머물렀다면 현재는 최대 만개까지 인간의 두뇌에 꽂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이전보다 뇌의 신호를 처리하는 양과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여기서 전극 바늘 때문에 두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뇌에는 미세한 모세 혈관이 꽉 들어찬 상태이기 때문이다. 로봇을 통해 두뇌 속 모세혈관을 피하면서 뉴런 세포에 최대한 가깝게 전극을 심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 전극의 굵기는 마이크로 단위이다. 이 전극은 인간 머리카락 단면의 10분의 1수준으로 가늘게 만들었다고 한다. 

둘째 이식로봇이다. 다 좋은데 문제는 이렇게 전극을 이식하다가 자칫 실수라도 하게 되면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뉴럴링크에서는 아예 전극을 이식하는 용도로 사용될 이식 로봇을 제작했다. 동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총 19번의 수술에서 수술성공률이 87%에 이를 정도로 안정화되어가고 있다. 전체 수술 시간도 41분에 불과하다. 만약 로봇이 이 추세대로 고도화된다면 시력 보정 수술인 라식수술을 받는 정도의 느낌으로 생체 칩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데이터 처리 칩이다. 생체친화적인 전극이 제대로 뇌에 심어지고, 신호 수집을 제대로 하더라도, 그 신호 처리가 간단치가 않다. 우선 불필요한 잡신호도 많고 중요한 신호가 미세하게 잡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노이즈 신호는 제거하고 미세하더라도 중요한 신호는 증폭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호들을 최적화해서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전력 소비도 적어야 한다. 

최근 뉴럴링크는 이를 위해 개선된 생체 칩을 개발하고 돼지에게 이식해서 데이터를 전송받는 실험을 수행했다. 사람들은 이 돼지를 ‘사이버 돼지(Cypork)’라고 부르기도 했다. 생체 칩이 이식한 지 2개월이 된 이 돼지가 킁킁거릴 때마다 돼지의 후각 뉴런에서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감지하는 데이터가 공개된 것이다.

또한 돼지가 움직일 때마다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의 데이터 패턴을 분석하면 돼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계속 생체 신호를 받아내면 돼지의 다양한 행동과 두뇌 신호 간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결국 뇌를 컴퓨터에 연결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불교신문3615호/2020년9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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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020-09-20 20:20:00
굳이 두개골 안 뚫어도 됩니다. 모든 건 무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