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4·15 총선 앞두고 ‘불교 정책’ 제안
조계종, 4·15 총선 앞두고 ‘불교 정책’ 제안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3.25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등 각 당 선대위 전달
국립공원 내 ‘문화재구역 입장료’ 문제 비롯해
전통사찰 옥죄는 규제 개선, 차별금지법 제정 등
전통문화 발전 도모, 사회통합 강조 내용 담아

조계종이 4·15 총선을 앞두고 차기 국회가 해결해야 할 불교계 현안 및 정책 과제를 내놨다. 정부의 일방적 결정임에도 수년째 불교계에 화살이 돌아오고 있는 국립공원 내 문화재구역 입장료해결안을 비롯해 전통사찰과 불교문화재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법령 개선안 등이 담겼다.

명확한 법적 근거나 전통사찰에 대한 고민 없이 관행적으로만 유지돼 온 비합리적 규제에 대해 구체적 근거를 들어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조계종은 지난달 사회통합과 전통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제안자료집을 3000부 제작,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정의당 등 각 당 선거캠프를 비롯해 전국 사찰에 배포했다.

24쪽 분량의 자료집에는 문화재구역 입장료문제 해결안 불교문화재 전담 조직 신설 등을 통한 민간문화유산 지원안 전통사찰 규제 개선안 10.27법난 기념관 건립 지원안 차별금지법 제정안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 지원안 등 전통문화를 지키고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첫 번째 정책 제안은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는 문화재구역 입장료문제 해결이다. 그간 국립공원 내 사찰들은 ''문화재 보호법' 49조에 근거해 합법적으로 입장료를 징수해왔다. '문화재 보호법'은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는 그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 다만, 관리단체가 지정된 경우에는 관리단체가 징수권자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사유지에 해당하는 사찰 토지를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에 편입시킨 것도 모자라 2007년 문화재 실소유주이자 관리주체인 사찰과 논의 없이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했다. 그간 재산권 침해 등 여러가지 제약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를 보존 및 관리해왔던 사찰은 오히려 입장료 징수로 반감만 사온 셈이다.

종단이 제안한 해결안은 국립공원에 편입된 사찰지에 대해 보상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재산권과 관련된 <헌법 제23>에 근거해 사찰 토지에 대한 가치와 기여도등을 평가하고 보상 절차를 명문화하도록 했다. 이행이 어려울 경우 사찰지를 국립공원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요청안도 제시했다.

국립공원 내 지정문화재(751) 가운데 불교문화재(544)72.0%를 차지하는 만큼 관계 부처 통합 시스템 마련도 제안했다. 환경부, 산림청, 국립공원공단 등 입장료와 관련된 정부 부처들을 가칭 국가공원청으로 승격해 효율성을 높일 것을 제시했다.

민간문화유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토록 제안한 것도 눈여겨 볼 점이다. 자료집에 따르면 불교계는 정부 국가지정문화재(3172) 중 절반(1512)에 가까운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조계종 소유만 753건으로 전체 4분의1 가량에 달한다. 민간 차원에선 최대 소유다.

그러나 정부 정책상 국유 문화재 중심으로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데다 관리 또한 궁궐, 왕릉 등에 편중돼 있어 그간 불교 문화재 홀대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종단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문화재청 내 가칭 불교문화유산본부라는 불교문화재 전담 조직을 신설, 종단과 상시 소통하고 협력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불교계가 자체적으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문화재 보존과 전승을 위한 노력을 해온 만큼 합리적인 예산 편성도 함께 요청했다.

전통사찰을 옭아매는 각종 규제 법령에 대한 개선안도 제시한 것도 주목된다. 종교적 특수성과 역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국가 법령의 중복 규제로 전통사찰이 훼손되고 발전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건축법' '농지법' 등 전통사찰 건축 및 토지 관련 법령만 10여 개에 달하는 상황. 전통사찰들은 과도하게 건축 제한을 받는 데다 부담금까지 납부하고 있다.

종단이 제시한 개선안은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이다. 전통사찰 내 건축물의 경우 '건축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것 개발제한구역과 관련해서는 현행 전통사찰에 대한 증축 가능 면적을 660에서 990로 확대할 것 과도한 개발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전통사찰에 대해 감면 조치 등을 취할 것 '문화재 보호법'상 공소시효 특례조항을 신설, 현행 10년에서 25년으로 상향 조종하는 방안 등이다. 무엇보다 다른 법률과 상충될 때 전통사찰법이 우선 적용될 수 있도록 제안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전통사찰에 들어가는 보수정비 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행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시행령에 따르면 전통사찰에 대한 보수는 국고 40%, 지방비 40%, 자부담 20% 비율로 재원을 감당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종단은 “1997년 전통사찰에 대한 보수지원 사업이 시행될 당시부터 현재까지 자부담 비율이 명확한 근거나 고민 없이 관행적으로 유지돼 왔다며 현재의 사찰 실정과도 맞지 않고 국가지정문화재 보수정비 보조율(70%)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 해결책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 ‘전통사찰 보수정비와 관련된 사업명을 신설해 50% 보조율을 명문화 할 것을 제안했다.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10.27법난 기념 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협력과 지지도 재차 강조했다.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불교 탄압 사건으로 정부 또한 공식적 사과를 표명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피해단체에 대한 명확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기념관 건립 사업에 대해 정부 차원의 현실적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불교계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차별금지법제정, 남북민간교류 활성화 사업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남북 불교 화합과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를 민간교류 일환으로 활용할 것, 북한 내 사찰 및 문화재 공동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을 것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기획실장 삼혜스님은 이번에 제안한 정책안은 4.15 총선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간 우리 종단 내부에서 오랜 기간 심도 깊게 고민하고 가장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현안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라며 불교계 입장 뿐 아니라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사회통합 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인만큼 합리적인 부분이 받아들여져 현실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