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새역사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방한복으로 무장해도 힘들어
14시간 앉아있는 것도 고통
한국불교 위해 발심한 스님들
건강하게 회향하길 진심 발원

체험관 정진을 마치고 상월선원 동안거 원만 회향과 동국대 발전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윤성이 동국대 총장.
체험관 정진을 마치고 상월선원 동안거 원만 회향과 동국대 발전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윤성이 동국대 총장.

위례 상월선원 스님들과 똑같은 청규로 정진하는 체험관이 문을 열면서 동참는 스님과 재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12월7일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윤성이 동국대 총장, 선상신 전 불교방송 사장, 임명배 전 한국에너지공단 상임감사가 처음으로 체험단 방부에 이름을 올렸다.

4명의 불자들은 12월7일 오후2시부터 이튿날인 8일 오전10시까지 정진하며, 난방도 안한 천막 안에서 굶고 묵언하며 상월선원 청규를 직접 실천했다. 8일 아침 체험관을 나선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로 너무 힘들었다. 상월선원 스님들의 정진력에 새삼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체험관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는 윤성이 동국대 총장을 12월8일 상월선원에서 만났다.

상월선원 상주대중인 효연스님이 체험관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열자 가장 먼저 윤성이 총장이 보였다. 두터운 방한복과 목도리로 중무장을 하고 선 모습에 전날 밤 추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찬 기운과는 달리 환한 웃음을 지으며 체험관을 나온 까닭에 지난 시간이 무조건적인 고행은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윤 총장이 바쁜 학교 일정을 조정하고 체험관에 입방신청을 한 것은 상월선원 대중 스님들의 깊은 뜻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외호대중으로 결제 전 봉은사 회의에도 함께 했던 그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불교를 중흥시키려는 스님들의 발심에 크게 공감했고, 스스로 힘을 보태고 싶어 동참했다”고 한다.

그는 쫓기듯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 체험관에 앉아 대학 발전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었던 업장을 화두로 떠올리며 그간의 생각을 정리했다. 모처럼 고요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특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겨울이 깊어지고 온도가 낮아지면서 체험관 정진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오전4시부터 7시 사이에는 바깥과 온도차가 겨우 1도에 불과, 바람만 겨우 막아주는 천막체험관서 하룻밤은 길고 긴 시간이었다. 해가 떨어지고 나면 급속도로 떨어지는 기온 때문에 두툼한 목도리로 목을 감싸 겨우 체온을 유지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좌선이었다. 결가부좌가 익숙하지 않아 14시간 동안 정진하는 것 자체가 난관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50분 정진하고 10분 방선 시간에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움직였지만 통증이 계속 따라왔다.

“결가부좌를 하다가 다시 반가부좌를 하고, 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지만 골반도 아프고 다리 통증이 심해서 뭔가 집중하지 않고서는 고통을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며 “몸이 아플수록 화두에 집중했다”고 했다.

학교 문제와 삶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면서 통증을 잊기 위해 말 그대로 ‘버텼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야 하룻밤 버티면 그만이지만 상월선원에서 정진하는 스님들은 오랫동안 공부해왔기 때문에 저만큼 고통스럽진 않겠지만 추위와 불편함은 어떻게 이겨낼까” 하는 걱정이 절로 들었다고 한다. 동시에 동안거 해제까지 무사히 정진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마음 속 깊이 발원했다.

추위와 배고픔, 고통을 잊고 체험관 정진을 마친 윤 총장은 “한국의 불교의 새 역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수행하는 스님들의 뜻에 동참할 수 있어 생애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불교종립대학인 동국대 총장으로서 대학발전과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동국대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세계 100위 대학을 목표로 도약하는 동국대가 되기 위해 교수, 학생,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애쓰고 있는데 구성원들의 꿈이 좌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편안함을 찾는 대신 어려움을 택해 치열하게 정진하는 상월선원 스님들의 의지를 이어 우리 구성원들도 학교발전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남=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3543호/2019년12월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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