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10분의1로 ‘뚝’…코로나 직격탄 맞은 불교계
관람객 10분의1로 ‘뚝’…코로나 직격탄 맞은 불교계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04.29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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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시설 운영 제한 등으로 치명타
관람료 수익 급감, 연등비 절반 안돼

전통사찰에 대한 정부 지원 방안 필요
자생력 키우는 자성의 기회로도 삼아야

#한 해 수백만명이 다녀가는 경주 불국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관람객이 급감했다. 대구 경북 지역이 코로나 확산의 시발점이 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긴데다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이 2월 이후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100여 명 이상 관람객으로 북적이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불국사를 찾는 관람객은 하루 10명 이내로 뚝 떨어졌다. 관람료 수익도 10분의 1수준으로 토막났다. 

코로나로 인해 사찰 경제가 사실상 멈췄다. 4월 들어 사태가 다소 안정돼 가는 상황을 보며 사찰마다 중단했던 법회를 다시 시작하고 희망도 품어보지만 통째로 사라진 상반기를 보면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에 선제적인 조치로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칭찬과 감사를 받는 불교계. 하지만 코로나19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사찰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조계사 일주문에 내걸린 코로나19 극복 기원 현수막. 불교신문
코로나19에 선제적인 조치로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칭찬과 감사를 받는 불교계. 하지만 코로나19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사찰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조계사 일주문에 내걸린 코로나19 극복 기원 현수막. ⓒ불교신문

두 달간 법회는 멈췄고 신행활동은 마비됐다. 사찰 수입도 턱없이 줄었다. 연등공양 마저 지난해 대비 절반이 채 안된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밀접 접촉 위험이 있는 종교 시설 운영이 사실상 제한된 까닭이 크다.

코로나로 인한 재정악화는 십일조나 교무금을 내는 교회·성당과 달리 고정수입이 없는 사찰부터 덮쳤다. ‘문화재구역 입장료’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찰, 외부와 차단됐던 대구경북 지역 사찰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재정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대찰을 유지한 상태에서 문화재 관리를 위한 인건비, 공과금 등 고정비를 그대로 안고가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징수하는 한 사찰 스님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사람 그림자 하나 찾기 어렵다”며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정상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님들과 종무원들 월급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1년 살림’이 부처님오신날 등값에 달린 소규모 사찰들은 당장 먹을거리 걱정부터 해야 할 지경이다. 수익이라고는 기도비, 연등공양비, 불전함 수입이 전부인 상태에서 비용 절감은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스님들 수행 지원에 쓰이는 보시금과 종무소 직원, 공양주 월급 등을 줄일 순 없으니 저마다 생존법을 고심하고 있다.

말사 한 주지 스님은 “지금보다 하반기 사찰 운영이 더 걱정”이라며 “당장 눈앞의 보릿고개도 넘기기 힘든데 중앙에 분담금까지 올려 보낼 걸 생각하면 눈앞이 막막하다”고 했다. 

사찰은 어려움 속에서도 해고 등 고용 조정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당장 허리띠부터 졸라맸다. 기본적인 교육 사업에 드는 예산을 줄이고 때마다 진행되던 사찰 행사를 축소하는 등 고전 중이다. 절에 오지 않고도 접수를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연등 달기’를 도입하고 유튜브 법문을 통해 신도들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생존 자금’ 등 실질적 지원에 나선 상태에서 종교 단체 또한 지속적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전통사찰에 드는 전기요금 감면 또는 납부 유예, 전통사찰 보수지원 사업에 드는 자부담률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조계종 총무원은 이미 한달전 종교단체를 위한 지원책을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종교단체를 위한 긴급운영자금대출, 공익성을 가진 문화재 보유 사찰 및 전통사찰에 대한 현실적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상당 부분을 관람료 수입 등 외부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구본사 한 스님은 “신도들이 진심으로 외호 대중으로서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 스스로 부족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기회이기도 하다”며 “사찰이 자생력을 갖추고 현실적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님들이 신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포교 성과가 사찰 재정과 이어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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