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화‧허다윤 양 어머니, 사회노동위원회에 감사 인사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 양 어머니가 4월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았다. 참사 6주기를 앞두고 가족들 곁을 지켜온 사회노동위에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발걸음 했다. 사진 왼쪽부터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 사회부장 덕조스님,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자 씨,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조은화 허다윤 양 어머니가 4월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았다. 참사 6주기를 앞두고 가족들 곁을 지켜온 사회노동위에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발걸음 했다. 사진 왼쪽부터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 사회부장 덕조스님,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자 씨,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서던 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손만 뻗으면 당장이라도 엄마하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달려올 것만 같다. 막내딸 웃음으로 가득 채워지던 네 식구 식탁이, 아스라질까 두려워 제대로 매만지지도 못한 귀한 딸을 가둬버린 세월호가, 찬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봐야했던 그날이 자꾸 떠오른다.

미수습자 가족으로 남아 4년 내내 딸의 유해조차 찾을 수 없어 숯더미처럼 까맣게 타버린 가슴이다. 남들은 6년이 지났다고 잊으라 하지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2014416일 그날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 얘기다.

“2017년에 우리 은화를 겨우 찾았어요. ‘유가족이라도 되게 해달라면서 4년을 매달렸는데, 유해를 찾으면 좀 괜찮아질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저는 아직도 우리 은화가 학교에 갔다 집에 오지 않은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가)여전히 믿어지지 않아 서글프고 아직 유해조차 수습하지 못한 가족들이 남아있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죠. 4월이 되면 TV도 잘 안 보려고 해요.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 같거든요. 그래도 오늘 꼭 찾아오고 싶었어요.”

41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 어머니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앞두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들른 길이다.

오랜만에 만난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 씨와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가 사회부장 덕조스님과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에게 감사 인사부터 했다. 박은미 씨는 우리 아이 유해가 발견될 때도 조계종 사회노동위가 팽목항에 함께 있었다라며 이제는 가족이나 친적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와 총선으로 세월호에 대한 관심도 전과 같지 않은 상황. 정부 지침에 따라 관련 행사를 미루고 조용히 6주기를 치를 예정이지만 사회노동위와 만나는 일은 빼놓을 수 없었다. 세월호 참사 후부터 팽목항을 오가는 기다림의 버스를 운영하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 3000배 정진을 해온 사회노동위다.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던 미수습자 가족을 보살피며 사고 해역에 배를 타고 나가 조속한 귀향을 발원하는 선상 법회도 해마다 진행했다. 종교계에서 가장 먼저 목포신항에 기도처를 설치하고 24시간 상주하며 가족들 곁을 한결같이 지켰다.

이금희 씨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소수의 미수습자 가족 곁을 6년 내내 변치 않고 지켜주고 있다라며 진상규명과 유해수습을 위해 어떤 날은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지르다가도 또 어떤 날을 하염없이 울기도 하던, 풀이 죽어 있는 가족들 옆에서 매번 힘이 돼 줬다고 말했다.

두 어머니 모두 힘들었던 심경만큼이나 고마움도 한층 깊었다. “상처가 아직 보듬어지지 않아 지금도 속상할 때가 많다. 그래도 양한웅 위원장과 스님들이 있어서 힘이 정말 많이 됐다. 같이 배를 타고 풍랑을 맞으며 느꼈던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먼 곳까지 내려와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조계종에도 고마운 마음이 크다. 가족보다, 친적보다 더 가까이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해준 사회노동위다. 많이 울었고 가끔 웃기도 했고 이제는 소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그래도 살아질 수 있었다.”
 

사회부장 덕조스님이 조은화 허다윤 양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권을 선물하고 있는 덕조스님.
사회부장 덕조스님이 조은화 허다윤 양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권을 선물하고 있는 덕조스님.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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