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용상방과 방함록 ‘발원문’ 쓴 혜거스님
상월선원 용상방과 방함록 ‘발원문’ 쓴 혜거스님
  • 어현경 기자
  • 승인 2020.01.17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월선원 스님들 장애 없이 공부 성취하길”

천막결사 원만히 회향하고
상월선원 불사 잘 되길 발원
자신 버려야만 할 수 있어
고행자체를 수행으로 봐야
무탈하게 정진 끝내고 나면
불교 수행풍토 새로워질 것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대종사가 친필로 쓴 위례 상월선원 용상방(龍象榜)과 ‘방함록(芳銜錄) 서(序)’가 공개됐다. 본지는 1월6일 금강선원에서 혜거스님을 만나 용상방과 방함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대종사가 친필로 쓴 위례 상월선원 용상방(龍象榜)과 ‘방함록(芳銜錄) 서(序)’가 공개됐다. 1월6일 금강선원에서 혜거스님을 만나 용상방과 방함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南漢城下霜月白
朔風寒雪松葉黑
少林隻履東來後
碧眼炯炯氷石壁

남한산성 아래 휘영청 밝은 서리달빛
삭풍한설에 솔잎마저 꽁꽁 얼어 검푸르다
달마스님 법맥이 우리나라에 전해온 오늘
밝고 밝은 선객 눈빛 차가운 천막 아래 빛나네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대종사가 친필로 쓴 위례 상월선원 용상방(龍象榜)과 ‘방함록(芳銜錄) 서(序)’가 공개됐다. 1월6일 금강선원에서 혜거스님을 만나 용상방과 방함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용상방은 결제 때 선원 스님들의 법명과 소임을 적은 것이고, 방함록은 안거 기간 동안 정진한 대중과 외호 대중의 명단이다. 결제 때 선원에서 용상방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방함록 앞에 서문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혜거스님은 “선방에서 방함록 앞에 서문을 붙인 전통을 떠올리며 ‘상월선원 서(序)’라고 이름 짓고 글을 썼는데 사실은 ‘발원문’의 성격이 강하다”며 “대중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수행하지 못하지만, 스님들 정진 잘 하라는 바람을 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초라고 할 수 있는 ‘방함록 발원문’을 쓴 연유에 대해 스님은 “상월선원에서 정진하는 스님들이 장애 없이 공부를 성취하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또 위례신도시 포교를 위한 불사가 원만하게 성취했으면 하는 뜻도 더했다”고 밝혔다.

앞서 혜거스님은 기해년 동안거 결제 전 ‘상월등휘(霜月騰輝, ‘상월’의 광명이 온 우주를 비추어 맑고 깨끗하게 만든다)’를 직접 써서 상월선원 결사를 찬탄한 적이 있다. 천막결사가 원만히 회향하길 사부대중과 발원했던 스님은 1월11일 수륙재가 봉행된 상월선원 법당에서 불자들에게 법을 설하기도 했다.

처음 상월선원을 찾은 스님은 상월선원이 자리 잡은 산 이름을 알고 놀라웠다고 한다. 청량산, 일장산 혹은 주장산이란 이름이 깨달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청량은 맑고 깨끗해 업장이 없어진다는 뜻이고 일장은 해가 길다 즉 밤이 없다는 것으로 곧 깨달음의 세계를 말한다. 낮이 길다는 주장 또한 마찬가지”라고 풀이하며 “깨달음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덕분에 좋은 회상이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대다수 도량이 불사 후 정진을 하는 게 일반적인데, 상월선원은 동안거 결제 내내 스님들이 정진하고 기도한 후에 불사가 시작되니 도량이 춤을 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혜거스님이 직접 쓴 상월선원 방함록서와 용상방.
혜거스님이 직접 쓴 상월선원 방함록서와 용상방.

혜거스님은 추운 겨울 고행을 이어가는 상월선원 정진대중의 수행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실 좁은 공간에 스스로를 가두고 정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망아지처럼 사방천지로 가고 싶어 하는 몸뚱이를 작은 방석에 묶어 정진하다보면 몸이 죽겠다 싶을 순간이 온다. 그 땐 저절로 마음까지 복잡해진다. 스님은 “그 마음을 극복하고 나면 몸의 고통도 이겨낼 수 있다”며 “지금 상월선원 스님들은 그 힘을 기르고 있다”고 봤다.

또 상월선원 결제가 원만히 끝나는 것만으로 수행의 새 풍토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전했다. “사람은 가장 어려울 때 크게 발심하기 마련이다. 요새 고행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겠냐”며 “상월선원 청규는 자기를 버리지 않으면 해낼 수 없기에 고행자체를 수행이라 할 수 있다”고 스님은 말했다.

“청정한 마음, 구경심으로 가는 길은 신명을 버리고 용맹정진하는 것인데, 그런 뜻에서 결사는 최고의 마음공부”라며 “회향이 잘 이뤄지면 불교는 새로운 수행문화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옛날에 선방에서 용맹정진을 할 때 스님 3분의 2는 잠을 잤다”며 “그 바람에 죽비에 등이 터질 정도였지만, 해제하고 나면 모두들 한 뼘씩 커져 나왔다”고 회상하며 “상월선원 대중 스님들도 비록 몸이 아프다 하더라도 억겁의 업을 소멸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결제가 넘어가는 동안에도 일부에서 시비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도 “해제하고 나오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라며 “공부하는 곳에 대해 흠집을 찾고 의심하기보다 차라리 더 큰 고행하는 것을 구상하는 게 낫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수행하는 스님들 시중을 들거나 참관만 해도 업장이 소멸된다”며 신도들에게 열심히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이미 많은 불자들이 다녀갔고 해제까지 수 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추산되니, 도량에 발심한 신도들이 폭주하는 형국이라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며 “밖에서 일심으로 기도하는 대중들의 기운을 받아 상월선원 결제 대중들이 무탈하게 정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