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가슴 찢어진다”
“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가슴 찢어진다”
  • 박봉영 기자
  • 승인 2020.01.1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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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중원 기수 49재 조계사서 봉행
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극락왕생 기원
고 문중원 기수의 49재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전으로 조계사 극락전에서 열렸다.
고 문중원 기수의 49재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전으로 1월16일 조계사 극락전에서 엄수됐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장의 부조리와 갑질을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기수의 49재가 116일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에서 열렸다. 고인의 유가족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시민대책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49재를 집전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은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현장에 설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라왔으나 매번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가슴이 미어진다아직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지만 오늘 우리는 고 문중원 기수를 보내드려야 한다고 추모했다.

49재가 진행되는 동안 고인의 부인 오은주 씨는 잠시도 눈물을 멈추지 않아 참석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 씨는 장례를 치르지 못한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 노상에 있는 남편의 시신을 언급하며 더 이상 춥지 않게 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일이 해결되지 않아서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찢어진다남편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극락세계로 인도해달라고 간청했다.
 

고 문중원 기수의 49재를 집전하고 있는 조계종 사회노동위 스님들. 영단에 고 문중원 기수의 영정이 보인다.
고 문중원 기수의 49재를 집전하고 있는 조계종 사회노동위 스님들. 영단에 고 문중원 기수의 영정이 보인다.

49재가 열린 조계사 극락전은 눈물바다로 바뀌었다. 고인의 어린 두 자녀에 대한 걱정과 애정,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오 씨의 울먹임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나름 열심히 발버둥칩니다. 나름 아프지 않고 잘 버팁니다. 어디서 이렇게 힘이 나는지 저는 지친 몸을 또 일으킵니다. 아마도 오늘 여기에 와있는 우리 아이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있기에 또 힘을 냅니다. 아빠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남기고 간 흔적들을 슬픔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행복했던 추억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울 것입니다. 제 남편은 눈물을 흘리면서 저를 바라보고 있겠지만 남편의 한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좋은데 갈 수 있게 같이 기도해주세요.”

49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고 문중원 기수의 영정을 선두로 조계사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을 거쳐 정부청사 앞 시민분향소까지 행진했다.

고 문중원 기수는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조교사 채용과정 등의 구조적 문제와 갑질 등을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는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는 "어디서 이렇게 힘이 나는지 저는 지친 몸을 또 일으킨다"며 "더 이상 춥지 않게 따뜻한 곳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일이 해결되지 않아서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찢어진다"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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