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 위례 상월선원서 법문
전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 위례 상월선원서 법문
  • 어현경 기자
  • 승인 2020.01.1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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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법 산중이 아닌 세간에 있어"
영축총림 통도사 전 주지 원산스님이 1월16일 위례 상월선원 천막법당에서 법문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전 주지 원산스님이 1월16일 위례 상월선원 천막법당에서 법문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전 주지 원산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위례 상월선원을 찾았다. 원산스님은 116 상월선원 천막법당에서 법문하며, 천막결사로 한국불교가 새로 태어나길 발원했다.

스님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신도시 건축이 한 창인 시끄러운 도시에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8명 스님들이 천막법당을 세워 90일 엄동설한에 안거에 들어갔다여기서 안거를 하고 정진하는 것은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불교계 종단의 큰 불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왜 신도시 건축이 한창인 이곳에서 정진할까 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그 뜻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 많다<육조단경><서장>을 들어 설명했다. 육조스님은 부처님 법이 산중이 아니라 세간에 있다고 말씀했고 대혜종고스님은 <서장>에서 시끄러운 가운데서 공부해 득력을 하면 고요한 가운데 공부해서 힘을 얻는 것보다 몇 천배나 강하다고 했다. 스님은 시끄러움 벗어나 공부하려면 보통 용을 써서는 안 된다. 시끄러운 경계를 떠나 오직 화두일념, 참선 정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시끄러운 가운데 공부한 힘이 고요한 가운데 공부하는 힘보다 뛰어나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불교는 이제 조용한 곳만 찾아서는 안 된다. 산중불교에서 시중불교로 바뀌어야 한다시중에 사는 중생들을 위해 같이 부딪히고 생활하면 부처님 법을 더 잘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산스님 법문을 요약 정리했다.
 

법문하는 원산스님.
법문하는 원산스님.

아파트가 들어서고 신도시 건축이 한 창인 시끄러운 도시에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8명 스님들이 천막법당을 세워 90일 엄동설한에 안거에 들어갔다. 하루 한 끼 공양하고 머리도 안 깎고 수염도 안 깎고 목욕할 데도 없으니 목욕도 못하고 14시간 정진 중이다.

보통 선원에서 8시간 하고 좀 더 하면 10시간 하는 것과 비교하면 하루 14시간 정진하는 상월선원의 대중들 생활이 결코 쉽지 않다. 저도 젊을 때 12시간 정진해보니까 마음먹고 쉴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14시간 정진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끼 공양만 하니까 할 수 있지, 세끼 다 챙겨먹고는 할 수도 없다.

상월선원 정진 대중 가운데 진각스님이 내 상좌다. 이 스님도 승가대학에 있을 때부터 모범생이었고 선방에서 10년 이상 정진하면서 입승 소임을 살았다. 여기서도 입승을 본다고 하는데, 그 스님이 진국이라서 ‘진각’이란 법명을 지어줬는지 모르겠다. 이 스님은 진짜 진실한 것으로는 제 상좌 중에는 최고로 꼽힌다. 여기에 모인 스님들이 진각스님처럼 다 마찬가지다. 보통 생각으로는 이렇게 정진할 수 없을 것이다. 스님들이 새로운 생각 가지고, 상월선원에 들어온 것이다.

결제 중인 스님들은 모두 산중에서 조용히 정진해본 경험이 있다. 새소리 물소리만 들리는데서 조용히 앉아 있으면 저절로 공부가 된다. 그런데 왜 신도시 건축이 한창인 이곳에서 정진할까.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육조단경에 보면 “부처님 법이 산 중이 아니라 세간에 있다”는 말이 있다. 대혜종고스님은 <서장>에서 시끄러운 가운데서 공부해 득력을 하면 고요한 가운데 공부해서 힘을 얻는 것보다 몇 천배나 강하다고 했다. 시끄러움 벗어나 공부하려면 보통 용을 써서는 안 된다. 시끄러운 경계를 떠나 오직 화두일념, 참선 정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시끄러운 가운데 공부한 힘이 고요한 가운데 공부하는 힘보다 뛰어나다고 한 것이다.

저 역시 산중에 살고 선방에서 공부했지만 그 안에서는 저절로 화두가 들린다. 시끄러운 곳에 오면 소리가 들리는데 그 경계를 벗어나야 한다. 직지사에서 7년 살 때, 정말 관광객이 많이 왔다. 논강하려면 오늘 책을 읽어야 하니까, 사람들이 아무리 왔다 갔다 해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런 간절함이 있을 때 시끄러운 가운데 공부가 됐다.

자승스님이 여기에 터를 잡았다는 얘기를 듣고 잘 잡았다고 생각했다. 우리 불교는 이제 조용한 곳만 찾아서는 안 된다. 산중불교에서 시중불교로 바뀌어야 한다. 시중에 사는 중생들을 위해 같이 부딪히고 생활하면 부처님 법을 더 잘 전할 수 있다.

제가 만약 젊어서 여기에서 함께 정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어영부영 살다보니 어느새 팔십이 되니까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원효스님이 파거불행(破車不行)이요 노인불수(老人不修)라, 깨진 수레는 갈 수 없고 노인은 닦을 수 없다고 했다. 이제 저도 깨진 수레고 노인이 됐지만 여기 와서 여러분과 이런 얘기를 하니 좋다. 그래서 젊었을 때 공부해야 한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인생이 간다. 언제 이렇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스님들이 천막결사를 하고 용맹결사를 하는데, 참 잘한 일이다.

원산스님 법문을 듣는 스님과 재가불자들
원산스님 법문을 듣는 스님과 재가불자들

제 상좌 진각스님은 열심히 공부하고 할 때는 라면을 한 동이나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하루 한 끼 먹으며 어떻게 정진하는지 걱정이다. 스님들이 대도를 성취하면 좋고, 여기서 안거를 하고 정진하는 것은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불교계 종단의 큰 불사가 아닐 수 없다. 억지로 있으라고 하면 남아 있을 사람 한 명도 없다. 그래서 상월선원 결사를 계기로 불교가 좀 달라지길 바란다. 많은 스님들이 그런 염원을 갖고 있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이고 깨달음의 종교다. 깨달음을 중생에게 회향하는 종교다. 공부가 없으면 불교가 있을 수 없다.

위타위기수미선(爲他爲己雖微善)이나 개시윤회생사인(皆是輪廻生死因)이라. 착한 일 하고 남을 위해 나를 위해 좋은 일 하지만 그것은 다 생사윤회를 일으킨다. 원입송풍나월하(願入松風蘿月下)하야 장관무루조사선(長觀無漏祖師禪)이다. 소나무 바람 칡넝쿨 그늘에 앉아 조사선, 깨달음을 구하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1주일 밤낮으로 한 생각이 연속되면, 화두하는 사람은 화두를 들고 염불하는 사람은 염불해서 일심불란하면 바로 극락세계 아미타불을 친견할 수 있다고 했다. 1주일동안 한 생각으로 화두일념 되면 깨달음이 될 수 있다. 90일도 길다. 해제 전 1주일간 용맹정진한다고 하는데 여러 사람이 좋은 소식 가지고 나올 것 같다. 상월선원에 와서 격려하고, 제 얘기를 들었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한국불교가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상월선원 정진 스님들 모두 건강하고 여러분도 인연공덕으로 모든 서원 같이 이뤄지길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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