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진료비 요양비 지원 안착
보다 많은 스님에 혜택 돌아가
수혜 계기로 후원 동참하기도

나이 들어서 혹은 몸 아플 때
머물 수 있는 요양원 필요해
외래진료비 지원확대 요구도

조계종 승려복지회 입원진료비 및 요양비 지원제도가 안착되면서 전국에서 정진하는 많은 스님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의료원 산하 일산, 경주, 분당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입원진료비 전액을 지원해주면서, 승려복지회는 스님들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뿐만 아니라 신청절차를 간소화한 덕분에 승려복지회 지원제도를 몰랐던 스님들도 도움을 받았다.

비구니 스님 대중 거주처인 경주 금련사에 주석하는 대영스님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17년 경추염좌로 동국대 경주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스님은 퇴원수속을 하다가 원무담당자로부터 종단 승려복지회 입원진료비 지원제도를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에도 스님은 경막하출혈과 장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진료비 지원을 받았다. 평생 수행에 전념하다가 팔순이 훌쩍 넘은 지금은 대중처소에서 지내는 터라 병원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스님. 종단 지원이 덕분에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도움이 정말 고마워서 대영스님은 승보공양에 동참, 매달 1만800원을 후원하고 있다.

문경 고선사 혜윤스님은 지난해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를 놓치는 바람에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스님은 단순화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상처가 깊어 두 차례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고, 3개월 이상 통원치료를 받았다. 처음 의사가 당장 입원치료를 받으라고 할 때 병원비 걱정에 주저하던 스님은 상좌로부터 승려복지회 지원제도를 알게 돼 스님은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화상은 진행형이라 한두 번 수술로 완치되지 않는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식부위 변형이 심해지면 재수술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스님은 최선을 다해 상처를 다스리고 있다.

서울 석불사 주지 경륜스님도 승려복지회에서 무릎수술비를 지원받았다. 사숙인 혜윤스님을 도와 승려복지회에 입원진료비를 신청하면서 종단의 승려복지제도를 체감했다는 스님은 “조계종 스님이면 누구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어려울 때는 종단의 승려복지제도의 지원은 받되, 여유가 있을 때는 병고에 힘든 선후배 도반 스님들을 위해 후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 전법과 포교에 헌신했던 서울 수안사 주지 묘담스님은 승보공양 후원자이자 수혜자이기도 하다. 미수(米壽)를 넘어 척추질환으로 중환자실을 오가는 은사 스님뿐만 아니라 묘담스님 역시 지원을 받았다. 5년 넘는 시간 동안 은사 스님 간병을 도맡아 하다가 두 차례나 쓰러지는 바람에 입원치료를 받은 것이다. 승보공양 후원을 하면서도 자신이 수혜를 받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는 묘담스님은 은사와 함께 동국대 일산병원 입원 당시 주위 스님의 도움을 받아 입원진료비를 신청해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세수 84세인 지리산 천은사 한주 종국스님은 지난해 알 수 없는 전정기능 장애와 결장염으로 두 차례 병원신세를 졌는데 종단 승려복지회와 본사인 제19교구본사 화엄사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스님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화엄사 승려복지회 담당 스님이 찾아와 경과를 확인하고 입원 및 진료비 전액을 지불해주고 갔고 한다. 종국스님은 “의료비 걱정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공부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승려복지제도를 잘 모르는 스님들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수행자 중심의 승려복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가해서 10년 넘게 선방에서 정진해 온 제6교구본사 마곡사 포교국장 종성스님은 최근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시력이 떨어지고 콩팥에 이상이 와 동국대 일산병원과 경주병원에서 7차례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야 했다. 몇 달 전 백내장 수술까지 받은 스님은 승려복지회로부터 420여 만원 가량 지원을 받았다. 승려복지회 혜택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속가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했을 것이라는 스님은 승려복지제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부산 부곡암 법준스님과 정수스님은 노인장기요양급여비 지원을 받고 있다. 은사인 법준스님은 올해 91세, 상좌인 정수스님은 83세로 모두 고령이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두 스님은 사찰에서 재가요양보호사와 손상좌, 증손상좌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지낸다. 금액을 떠나 조계종의 일원으로 종단으로부터 입원진료비와 요양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고마운 일이라고 스님들은 말한다.

이처럼 승려복지회는 전국에서 수행하고 포교하는 스님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입원진료비, 요양비 외에도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외래진료비도 지원하고, 만65세 이상 임플란트, 틀니 본인부담금도 지원한다. 보장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과제도 대두되고 있다. 노후와 병고로 힘들어하는 스님들을 위한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4대 중증질환 외에도 고가의 외래진료비 지원에 대한 요청도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불교신문3511호/2019년8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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