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산하 특별기구 구성…공동협의체 설치해야”
“국무총리 산하 특별기구 구성…공동협의체 설치해야”
  • 덕문스님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 승인 2019.06.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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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구역 입장료, 이것이 팩트다  ⑤기고-근본적 해결 위한 제언

문화 환경 산림 국가정책 연구
상시적 대응 위한 기구 설치
사용내역 공개 신용카드 결제
사회적 요구 적극 받아들여야
강제적 공원편입 재산권 침해
수행‧종교‧생활 각종활동 제약
헌법소원 제기 등 쟁점화 필요

지난 4월29일 천은사 산문무료개방을 계기로 종단의 문화재구역 입장료와 관련된 정책 방향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수년간 공원 및 문화재 관련 정책개선을 위한 대책위원으로서 종합적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위원회 활동을 이끌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지지부진하던 사안이었다. 이번 천은사 산문개방에 따른 문화재구역 입장료의 사회적 쟁점 부상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면서 이 기회에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스님들의 적극적인 공감과 교계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종단 소임자들의 능동적인 자세를 통해 기본적인 문제 해결의 틀이 마련되는 것으로 보여 조금은 마음이 놓이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에 대해 몇 가지 조언을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 국립공원입장료 폐지와 국공립박물관의 무료관람 시행 등으로 볼 때 정부의 정책방향은 문화재 보존이나 관리 차원에서 문화재의 적극적인 활용과 국민들의 문화자산 향유 기회 증대의 방향으로 정책이 점차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종단의 대책도 이러한 정책방향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예를 들면 문화재구역 내방객과 차량 증가로 인한 주차문제, 환경오염 등이 자연문화유산의 훼손만이 아니라 전통사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수행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을 지적해야만 한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사의 경우,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다양한 보존원칙 등으로 전통사찰의 일상적인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에 국립공원 및 문화재구역 입장료 문제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정부조직의 구성을 촉구해야 한다. 지금처럼 종단과의 교섭창구로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심이 되어 해당 사안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각 부처 간 조율이 원만치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때문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특별기구를 구성해서 그 기구의 활동 결과에 따라 업무 전담부서를 결정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국무총리 산하에는 국무조정실이 있다. 이는 각 부서의 역할이 중첩되거나 영역이 모호할 경우 이를 조정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부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문화재청의 경우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게 되고, 산림청은 산림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을 내세우며, 환경부는 환경의 지속적인 보존이라는 부분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해당 부처의 평면적인 결합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음은 지난 2008년 이후 정부와의 협의과정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을 정부에 요구해야 실질적인 협의가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셋째, 종단은 다양한 방안을 통하여 정부를 협의테이블로 이끌어내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종단에서 정부에 협의를 요청해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지금까지 구축된 자료를 바탕으로 종단 차원의 대응팀을 구성해서라도 국립공원 지정 해지 및 재산권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 등 다양한 문제제기를 통해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종단의 종합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해결능력을 가진 인력들로 구성된 상시적 기구가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전통산사’는 자연과 함께 1700년을 공존해온 불교와 사찰의 역사성과 신앙 수행공간으로서의 문화적 특성 등을 가진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았다. 수십년째 이어져온 문화재구역 입장료 문제가 때마다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 해결이 절실하다. 세계유산 한국의 전통산사 통도사 전경.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전통산사’는 자연과 함께 1700년을 공존해온 불교와 사찰의 역사성과 신앙 수행공간으로서의 문화적 특성 등을 가진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았다. 수십년째 이어져온 문화재구역 입장료 문제가 때마다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 해결이 절실하다. 세계유산 한국의 전통산사 통도사 전경.

넷째, 전통사찰의 문화재와 자연환경유산 보존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국민전체로 확대되어야 한다. 국민 대부분은 수천 년 이어 내려온 전통사찰의 자연문화유산을 공유재 또는 공공재라 생각하고 있다. 공공재나 공유재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많은 재원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즉 무료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국립공원이나 박물관 같은 시설도 사실은 본인이 낸 세금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시켜야 한다. 

따라서 전통사찰의 자연문화유산도 국민들이 공공재로 온전히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충분한 비용을 관람료의 형태나 공적 재원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로서 ‘궁’과 ‘능’을 관리하기 위한 인력과 예산에 비하여 전통사찰에 지원되는 예산은 문화재보수지원비를 합치더라도 굉장히 적은 금액이라는 점을 홍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전 문화재관람료의 기준이 영화관입장료로 당시 500원으로 책정되었다고 한다. 영화관람료는 1만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러나 사찰의 문화재구역 입장료는 3000원에서 4000원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문화유산 향유기회 증대를 위해 종단이 기울인 자율적인 노력 덕분이라는 점을 부각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유튜브, SNS기능을 강화하는 미래세대의 홍보방향에 대한 고민도 집중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다섯째, 종단 역시도 문화재구역 입장료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정부와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람권의 전자발권과 신용카드 사용 등 시대변화에 조응하는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종단 내부적으로 문화재구역 입장료의 징수가 사실상 문화재 보존 관리에 미약한 일부 사찰들의 입장료를 지자체와 협력을 통한 자율적인 내부정리 통해서 대정부 협의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문제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역은 국립공원과 겹치는 전통사찰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들 사찰을 중심으로 국립공원의 부당한 사유재산 침해와 사찰림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 홍보를 통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본사와 말사 등 사세와 재정수준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정부와 협의할 수 있는 기초 작업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섯째, 종단의 정책 연구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불교종책연구소를 신설하거나 현재의 불교사회연구소를 확대 재편해서라도 종합적인 정책연구 기능을 발전시켜나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미래전략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기능이 없이는 대정부 협상은 물론 대국민 홍보 등 다양한 부분에서 종단의 입장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시대의 흐름은 물론 구체적인 국가의 정책방향까지를 전망하면서 종단의 대내외적인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싱크탱크의 존재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다. 또한 이러한 조직이 옥상옥의 조직이 되지 않기 위해서 전체적인 종단조직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조직재편위원회를 가동하던지 아니면 화합과혁신위원회가 이 기능을 맡아서라도 관리기능 중심의 현행 종단 조직을 정책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일곱째, 불교시민단체 등 종단 외곽 단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크화해야 한다. 종단의 사회부 등이 불교시민사회를 지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타 종교에 비하면 자체 역량이 아직은 미흡하므로 이를 발전시켜 나갈 방안을 종단 차원에서 더욱 깊게 고민하여야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종단이 직접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 불교시민단체들이 앞장서서 문제를 제기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상호 역할분담 시스템에 대하여 체계적인 준비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세상은 수천 년을 넘게 이어온 반상(盤上)의 기세도 알파고의 빅데이터에 여지없이 꺾여 버리고, 인류의 지적 자산으로 꼽히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위키피디아의 그늘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무한도전의 시대이다. 천년을 넘게 고유한 수행환경과 자연문화유산을 보존한 조계종과 전통사찰 역시도 우리가 주체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어떤 위치로 전락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혜안통투(慧眼通透)의 가피로 종단의 대소사가 원만하게 회향되기를 기원한다. 

[불교신문3496호/2019년6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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