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외면하는 정부정책 전환 촉구 결의
불교문화 외면하는 정부정책 전환 촉구 결의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9.06.25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15회 중앙종회 임시회서 결의문 채택
종회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총무부장 금곡스님.
종회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총무부장 금곡스님.

215회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가 오늘(6월26일) 불교문화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결의문 채택을 끝으로 폐회했다. 중앙종회는 이날 문화재청이 최근 문화재위원 위촉 과정에서 종단 스님을 일부 배제하는 등 불교문화유산을 홀대하고 있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결의문을 채택키로 결정했다.

중앙종회는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에 위촉된 5명 스님이 사적분과, 근대분과, 민속문화재분과 등에서 배제된 3개 분과 위원을 겸직토록 한 제안을 일단 수용키로 했다. 그러나 다수 종회의원 스님들은 문화재위원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불교와의 유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 분과에서 스님을 배제한 것은 문화재청이 불교문화유산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살아있는 문화유산의 보존 주체인 불교계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종회는 결의문을 통해 문화재청이 불교문화유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릇된 시각과 왜곡된 인식을 볼 수 있는 단면이라며 불교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서는 불교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이해하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담긴 국가의 정책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중앙종회는 또한 지난 4월 직지사 중덕법계산림에서 있었던 중앙종회 폄훼 발언 등과 관련 종헌기관모독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 제정스님을 위원장으로 선출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위원은 11인으로 구성했으며 5개월 동안 활동키로 결의했다. 또 전 총무원장 스님을 검찰 고발해 종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조계종 노조 집행부 등이 종단 비방 등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중앙종회는 지난 214회 임시회에서 이월, 총무원장이 입법 발의한 교구본사도 특별분담사찰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분담사찰지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차기 회의로 이월했다. 지난 회기 <선거법> 개정으로 인한 번안 수정, <승려법> 개정에 따른 <군종특별교구법> 조항 변경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교구본사주지 자격을 연령 70세 미만에서 만 75세 미만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산중총회법> 개정안은 무기명 비밀 투표 결과 55명 중 찬성 17, 반대 38표로 부결됐다,

중앙종회는 이날 종헌개정및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심우스님을 선출했다. 또 인사심의특별위원회 위원에 종호스님을 선출키로 결의했다. 동국대 이사 후보로는 우송스님(속초 신흥사 주지)과 지상스님(총무원 총무국장)이 복수 추천됐다. 소청심사위원으로는 도륜스님(안동 봉정사 주지), 종립학교관리위원으로는 설도스님(영암 도갑사 주지)을, 법계위원으로는 자광스님(동국대 이사장)을 각각 선출했다.

 

문화재청의 책임 있는 불교문화유산 정책을 요구한다


한국의 불교문화는 부처님에 대한 예배, 헌공과 승가의 수행, 신도들의 신앙생활, 불교 의례 등 유구한 역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불심과 염원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현대사회의 급변하는 문화적 흐름에도 승속의 불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오롯이 전통문화를 전승해오고 있다. 전통을 이어오는 사찰의 문화재는 스님과 신도들에 의해 예경되는 성보이며, 불교의 모든 성보는 유무형의 문화가 함께 호흡하는 진정한 민족과 국가의 문화유산이다.

불교문화를 지금 잘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서는 불교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이해하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담긴 국가의 정책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문화재청의 문화재 정책은 보존과 활용, 세계유산 등재를 통한 한국문화의 홍보 등 표면적인 정책에 집중하고 있으며, 보존 정책 또한 문화유산의 본연의 가치보존보다는 외형적 보존에 매몰되어 있다.

특히, 문화재청이 국가의 문화재 및 보존 정책을 온전히 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화재 보존을 위한 전문적인 판단을 세분화 된 분과별 문화재위원회에 위탁하는 현재의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불교문화의 보존 전승이 올바르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불교문화유산의 핵심 주체인 불교계의 목소리가 기본적으로 문화재위원회에 담겨져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다.

이에 우리 종단은 불교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담은 성보의 보전을 위해 불교계는 문화재위원회에 스님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추천해 왔으며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문화재위원회의 스님 참여는 문화재청 또한 공감하고 동의해온 사안으로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서 불교문화가 모든 영역에 걸쳐 큰 축을 담당해온 것을 인정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 위촉에 있어서 불교문화와의 연관성이 적거나 없다는 핑계로 일부 분과에서 불교계를 배제한 것은 문화재청의 정책이 불교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분야로만 한정하겠다는 의사의 표시이며, 문화재청이 가지고 있는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그릇된 시각과 왜곡된 인식을 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문화재청의 각성을 요구하며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은 현 문화재 관련 정책에서 문화재 보수와 보수자격증 제도관련 개선 등 지말적인 정책에 천착하지 말고, 미래지향적 사고와 안목에서 불교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할 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통문화유산 가운데 유일하게 역동적이며 강력한 생명력으로 현실을 살아가는 국민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불교문화유산에 대한 정책 비전을 분명히 바로잡아야 하고, 이러한 정책에 불교계를 존중하고 불교 대중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우리의 문화는 이 땅의 역사와 선조의 얼을 품고 있으며, 그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정신문화를 담은 문화재와 문화유산이 올바르게 보전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관료적 시각과 입장이 아니라 지극한 정성과 관심, 그리고 애정이 바탕 된 노력, 행동 그리고 보전 주체의 의견수렴이 꼭 필요하다. 특히 문화재청은 불교문화재와 불교문화유산은 근래에 스님들과 일반불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일반에서 조차 문화재 주요정책에서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다는 불편함이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모든 불자들의 대의기관으로 문화재청의 불교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향후 제대로 된 불교문화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는지 분명하게 지켜볼 것이다.

불기2563(2019)625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일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