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4시경 아랍세계연구소 8층에서 자크랑 전 문화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국의 전통산사 7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또 봉은사 옛 땅인 한전부지에 조성될 예정인 현대차 그룹 통합사옥 GBC 관련 개발계획 현안을 공유하고 봉은사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은 먼저 “전통산사 7곳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데, 반드시 등재하는 것만이 문화를 보존하는 것인지 혹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자문을 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자크 랑 전 장관은 “유네스코 등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물론 등재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등재를 하게 되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문화재 보존에도 유리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총무원장 스님은 “중국이나 미국 등 새로운 신도시에는 100층이 넘는 고층 빌딩이 많지만 유럽은 이런 시도가 드문 것으로 알고 있고, 파리에도 50층 넘는 건물은 없다”면서 “그런데 1300년 된 전통사찰 봉은사와 가까운 거리에 553m 103층 높이이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봉은사 앞에 24층 빌딩도 굉장히 위압적인데, 에펠탑 보다 220m가 더 높은 건물 두 동이 흉물스럽게 올라가면 향후 지속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암담한 현실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크 랑 전 장관도 “큰 논란이 될 주제”라며 “이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면 환경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 보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날 자크 랑 전 장관은 “한국은 문화유산이 있지만 조화가 어려운 듯하다”면서 “실무 연락을 통해 일정을 맞춰보고 가능하면 방문하는 방향으르 노력해 보겠다”고 답했다.      

프랑스의 ‘문화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자크 랑 전 장관은 지난 2009년 외규장각 의궤 반환에 힘을 보탰으며, 대북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인권운동과 문화적 다원성 수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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