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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2 (2018).7.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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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중심가에 울려 퍼진 한국 스님들의 염불소리조계종, 산사의 하루 문화공연 및 사찰음식 만찬 진행
발우공양 시연.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한국 스님의 깊고 장중한 염불소리가 잠들어있던 파리 시민들의 불심(佛心)을 깨웠다. 이어 심장을 울리는 듯한 법고소리와 범종, 목어, 운판 연주가 차례로 울려 퍼지고 예불이 시작되자, 객석에서 지켜보던 관객들도 무대 위 스님들과 하나가 된 듯 불교전통 의식을 숨죽이고 지켜봤다.

바로 조계종 대표단이 파리 현지시각으로 26일 오후8시 메종 드 라 뮈뛰알리떼에서 ‘1700년 한국전통산사와 수행자의 삶’을 주제로 연 사찰음식 만찬 및 리셉션에서다. 프랑스의 정치 및 문화계 주요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는 1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를 소개하고, 그 속에 깃든 사찰음식의 정신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마련됐다.                 

덕숭총림 방장 설정스님(오른쪽)이 '처염상정'을 쓴 족자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단연 ‘산사의 하루’ 공연. 종단 차원에서 전통 사찰에서 행하는 일상 의례를 공연화 해 해외에서 무대에 올린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의식이 시작되자 공연장 안은 잠시 고요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날 조계종 의례의원장 인묵스님과 어산작법학교장 법안스님 등 20여 명의 스님들은 산사에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도량석과 석굴암 부처님께 올리는 새벽예불, 참선, 울력, 발우공양 등을 직접 시연했으며, 특히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이 인류 행복을 기원하는 축원을 내려 의미를 더했다.

조계종 대표단 스님들이 예불 시연을 하고 잇다.

“이 세상 전쟁위협의 고통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고 테러로 희생된 이들의 극락왕생과 더불어 부처님의 대자대비로 세계평화 이룩되게 하여 지이다.” 의식이 이뤄지는 동안 무대 좌우 대형 스크린에는 불어 해설 자막이 띄워졌다.

공연에 이어 약 한 시간 반 동안 본격적인 사찰음식 만찬이 펼쳐졌다. 연근죽과 백김치, 두부발효음식, 연밥 등 자연의 맛을 살린 20여 가지의 음식이 상에 오르자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날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전문위원 선재스님은 “음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게 하고 몸에 에너지를 깨워주는 음식이자, 자연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게 하는 수행식”이라고 소개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국장 용주스님(가운데)과 행사 참가자들이 사찰음식을 맛보고 있다.

이같은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음식을 맛 본 전문가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노아 니콜라 패랑티 파리 명인 쉐프는 “그간 한국음식이나 사찰음식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만든 이에 대한 존중과 나와 음식의 관계를 되새기는 뜻 깊은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필립 오구를트 르꼬르동 블루 명인 쉐프도 “불교의 사찰음식은 유기농과 자연주의를 따르는 전 세계적인 경향과 일맥상통 하므로 결국 세계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 불교 수행자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내 앞에 음식이 놓이기 위해 이뤄졌던 수많은 인연들을 떠올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기도를 한다”면서 “음식을 먹는 것은 단지 나만의 건강과 욕망을 채우기보다 수많은 인연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며 또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지금 세계는 각자 처지와 입장만 내세워 갈등과 분열 양상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의 사찰 음식을 함께 맛보며 이 세상 모든 존재와 인연들의 소중함을 공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모철민 주프랑스 한국대사도 “이번 행사를 준비하신 자승스님과 모든 스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사찰음식 대가이신 선재스님과 공연을 보여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파리=홍다영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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