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기 녹인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
가을 한기 녹인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0.10.30 09:03
  • 호수 3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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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부터 이어진 대장정 ‘회향’
여시아문 일항, 해명 스님 ‘우승’
준결승, 결승전 열띤 토론 이어져
올해로 네번째를 맞이한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의 결승전.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사회는 입승 현사스님이 맡았다.
올해로 네번째를 맞이한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의 결승전.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불교의 윤회사상은 믿음인가? 이해인가? 한국불교는 전통적 채식주의를 유지해야 하는가? 불교인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봤을 문제들이다. 해인총림 해인사승가대학(학장대행 보일스님)의 학인스님들이 토론대회에서 이 주제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10월24일 해인사 보경당에서 열린 ‘제4회 성안스님배 해인사승가대학 토론대회’가 화제의 현장이다. 올해로 네 번째 맞이한 토론대회는 해를 거듭하면서 상대편을 설복(說服)시키고 대중의 동의를 이끌어내려고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계사 무관스님을 비롯한 해인사 어른스님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학인들의 토론을 경청했다.
전계사 무관스님을 비롯한 해인사 어른 스님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학인들의 토론을 경청했다.

토론대회는 준결승에 이어 결승전이 진행됐다. 하안거부터 2명이 한조가 된 11팀이 자웅을 겨룬 예선을 통과한 팀은 수레바퀴(공림, 일승 스님), 명경지수(승오, 만경 스님), 패러사이트(승목, 진원 스님), 여시아문(일항, 해명 스님)이다.

입승 현사스님이 진행을 맡은 토론대회는 처음부터 치열한 논박이 오갔다. “불교 전통은 탁발로, 채식이 한국불교 전통이기에 유지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수행은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만경스님)

“육식은 자비심에서 어긋난다. 수행자의 정진과 청정한 비구의 위의(威儀),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전통적 채식주의는 지속적으로 요구된다.”(일승스님)
 

우승을 차지한 여시사문 팀의 토론 모습.왼쪽 일항스님 오른쪽 해명스님.
우승을 차지한 여시사문 팀의 토론 모습. 왼쪽 일항스님 오른쪽 해명스님.

학인스님들의 열띤 토론에 방청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쏟아졌다. 가야산의 차가운 밤바람이 불었지만 열기는 뜨거워졌다. 보경당에 자리한 100여 명의 사부대중은 마스크를 쓰고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토론대회는 해인사tv(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전계사 무관스님, 다주 여연스님, 유나 원타스님, 율주 경성스님, 총무국장 진각스님, 율학승가대학원장 금강스님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경전, 사회 현상 등 각종 근거 제시
한국불교희망 확인한 의미있는 자리
해인사승가대후원회 500만원 보시

준결승 결과 수레바퀴와 여시아문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불교의 윤회사상은 믿음인가, 이해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다시 한 번 접전이 벌어진 끝에 여시아문(일항, 해명 스님)이 우승(가전연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거머쥔 일항스님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같은 팀이 된 스님들이 자료 정리를 잘해주어 우승을 했다”면서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명스님은 “토론대회를 준비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토론대회를 끝까지 지켜본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통해 학인스님들을 격려하고 정진을 당부했다.

“상대방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포인트를 잡아야 답변이 용이하다.”(전계사 무관스님)

“채식과 육식 토론은 참신했지만 윤회는 자료를 충실히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다주 여연스님)

“학인 스님들이 분상에 맞춰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성과를 거두어 기쁘다.”(유나 원타스님)

“선택과 수용을 통해 동기 부여가 되는 질 높은 패러다임으로 이어지는 시간이었다.”(율주 경성스님)

“다양성을 넓히면 원전을 통해 현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율학승가대학원장 금강스님)
 

개회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축하영상을 통해 “토론대회를 성황리에 마쳐 앞으로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격려했다. 해인사 총무국장 진각스님은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시대에 토론은 중요하다”면서 “논리와 근거를 잘 설명하고, 부처님 법을 소화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학인 스님들은 찬성과 반대 입장은 ‘랜덤(random,무작위)방식’으로 결정한다. 개인의 소신과 무관하게 찬성과 반대 입장에 서는 것이다. 따라서 찬성 반대 두 가지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학감 법장스님은 “본인의 견해와 다른 주장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중도적 입장에서 논리를 제시하는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학인 스님들은 경전 근거는 물론 지구온난화, 전기자동차, 브라질 아보카드 농지 개발, 세계보건기구 통계수치, 비틀즈, 영화 ‘옥자’ 등 구체적인 사회현상과 자료를 거론하며 주장을 전개했다.
 

해인사승가대학 학장대행 보일스님은 “하안거부터 석달간 정진한 토론대회를 회향하는 자리로 부처님 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 많은 성과와 성취를 거두었다”면서 “사부대중이 학인 스님들의 정진과 성취를 축하해 주고 앞날의 발전을 기원해주어 감사하다”고 대중에게 인사했다.

한편 토론대회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해인사승가대학후원회(회장 최원철)가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대장경보존국장을 지낸 고(故) 성안스님의 뜻을 기리고 학인 스님들의 토론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토론대회는 해인사와 한국불교의 희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인사=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이천운 경남지사장 woon3166@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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