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7대 조계총림 방장 남은당 현봉스님
[인터뷰] 제7대 조계총림 방장 남은당 현봉스님
  •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 승인 2019.11.12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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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 해박 · 해학 넘치는 조계산 눈푸른 납자
11월11일 봉행된 승좌법회에서 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이 불자를 휘두르고 있다. 

조계총림 방장 취임을 감축(感祝)드립니다.”

~, 축하를 감()하다니요. 좋은 일은 증축(增祝)하라’  해야지요.

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의 승좌법회를 축하하기 위해 11월10일 송광사 광원암을 찾은 추전 김화수 화백이 인사하자 방장 스님이 농()을 건네며 박장대소한다.

이처럼 천진한 웃음과 해학은 현봉스님의 상징이다. 여기에 승속을 넘나드는 해박함까지 덧붙여져 많은 이들이 현봉스님을 찾아 지식과 지혜를 구한다. 무엇보다 주위에서 말하는 현봉스님은 깨달음을 향한 구도심으로 흐트러짐없는 수행자”라고 강조한다.

취임에 앞서 방장으로 추대되어 처음 법상에 오르는 승좌법회의 의미를 여쭸다.

예전에 스님이 절에 들어가 처음 법을 설하는 것을 개당(開堂)이라 했습니다. 당간에 깃발을 내걸고 법을 세운다 하여 건당(建幢)이라고도 합니다. 승좌법회는 곧 개당법석입니다.”

신임 방장 스님이 세우고자 하는 ‘당()’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데 현봉스님이 뜻밖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며칠 전 한라산에서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자락을 여기저기 다녀왔습니다. 붉게 물들어 가는 가을산에 있는 그대로 맡겨 놓으니 떠났던 본래 그 자리 조계산입디다

지난달 현봉스님은 산중총회에서 방장후보로 추천되자 만행을 떠났다. 오대 적멸보궁을 중심으로 보름동안 길을 나선 것이다. 마침 태백산에 들어선 날은 추적추적 가랑비가 내렸다. 새벽에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108배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선정에 들었건만 생각 하나가 떠나지 않았다.
 

현봉스님은 11월11일 승좌법회에서 첫 방장으로 법문을 하며 당을 세웠다. 

자장율사가 정암사에 머물며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선정에 들었는데 하루는 시골 늙은이가 죽은 강아지를 담은 삼태기를 메고 자장스님을 찾는 것입니다. 스님의 상좌가 남루한 행색의 노인을 무시하자 노인은 아상(我相)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볼 수 있겠는가라며 삼태기에서 죽은 강아지를 꺼내자 사자로 변하며 그것을 타고 가버렸습니다. 문수보살의 화현이었던 것입니다. 나라의 스승이 되어 지위가 높아지니 아상이 남아 진짜 봐야할 것을 못 본 것이죠. 그런 분도 상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자장스님의 설화이다. 조계총림 방장 취임에 앞서 ()’은 현봉스님의 화두가 되었다.

11월11일, 승좌법회에서 방장 현봉스님이 당을 세웠다.

이제 우리 총림대중들은 모든 분별 망상과 시비 갈등을 거두어 서로 절차탁마하며 조계총림의 숲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며 자기 빛깔의 우담발화를 피워내는 총림을 만들도록 합시다.”

그리고 주장자와 불자를 다시 대중들에게 봉정하니 제각기 이를 의지하여 수행하면서 부디 헛발을 딛지 않도록 조심 조심하십시오라 당부했다.
 

조계총림 7대 방장으로 취임한 현봉스님. 
조계총림 7대 방장으로 취임한 현봉스님. 

■ 남은당 현봉스님은…

1949년 경남 사천에서 출생한 스님은 1974년 송광사에서 구산스님을 은사로 출가, 이듬해 구산스님을 전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75년 송광사에서 수선안거한 이래 합천 해인사, 통도사 극락암, 문경 봉암사, 강진 백련암, 김천 수도암, 내소사 월명암, 수덕사 정혜사, 지리산 칠불사, 오대산 상원사 등 제방선원에서 32안거를 성만했다.

스님은 1991년 조계총림 송광사 유나 소임을 맡아 총림의 규율을 엄격히 세우고,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제11, 12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며 종단의 근간을 세우는 종법제정에도 지대한 역할을 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승보종찰 송광사 주지 소임을 보면서 승보종찰의 위상을 세웠고, 광주 정광학원 이사로서 종립학교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 또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불교 조계종 법규위원과 사법기구인 재심호계위원을 역임했다.

종단의 주요소임과 송광사의 모든 소임을 내려놓은 후에는 조계총림의 오랜 가풍인 일일부작 일일불식, 선농일치의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1992년 송광사 산내암자 광원암을 복원하고 채마밭을 가꾸며 홀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던 스님은 111일 산중총회에서 제7대 방장으로 추천받아 115일 중앙종회에서 만장일치로 조계총림 방장으로 추대됐다.

현봉스님은 한학과 불경 어록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편역 및 저서로 선에서 본 반야심경’, ‘너는 또 다른 나’, ‘운옥재문집’, ‘솔바람 차 향기’,‘밖에서 찾지 말라’, ‘일흔집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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