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상지도자협회, ‘소외계층기금마련 2018 한강걷기명상’ 개최

사단법인 한국명상지도자협회가 주최하는 ‘소외계층기금마련 2018 한강걷기명상’이 6월23일 서울 한강 여의도공원 일원서 열렸다. 2000여 명 참가자들이 완주를 마친 후 도착지점으로 돌아오고 있다.

오늘(6월23일) 서울 한강 여의도공원 일원서 열린 ‘소외계층기금마련 2018 한강걷기명상’에 참가한 윤석헌(63) 씨 얘기다. 아내 권유로 행사에 참가했다 명상을 처음 접해봤다는 윤 씨는 “처음엔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는데 걷다보니 자꾸 스스로에 대해 자기 반성을 하게 되더라”며 “잡념이 자꾸 올라와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간만에 시끄러운 곳을 벗어나 자연을 오롯이 느끼며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경험자들에게도 집중이 쉽지 않았던 건 김아형 씨(30)도 마찬가지. 어린 시절부터 사찰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닌 덕에 꾸준히 명상 프로그램에 참가해왔다던 그녀는 “더운 날씨와 북적이는 인파 때문에 명상 초보자들에겐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동안 스트레스에 치이다시피 살던 참가자들이 오늘을 계기로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명상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명상지도자협회가 소외계층을 돕고 명상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개최한 한강걷기명상에 2000여 명 참가자가 몰렸다. 인터넷 사전 접수 외에도 현장 접수에 120여 명 넘는 참가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명상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실감케 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열린 행사인 만큼 참가비는 무료. 냉스카프, 물과 간식 등 각 단체와 사찰에서 후원한 물품을 제공받은 참가자들은 내로라하는 명상 지도자들과 함께 여의도공원 물빛무대에서 바이크페리선착장을 거쳐 출발지점까지 총 3km를 걸었다.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창립 후 열리는 첫 대외 행사인 만큼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장 혜거스님, 상임이사 인경스님, 서울 행불선원장 월호스님, 자비명상 대표 마가스님, 남양주 봉인사 주지 적경스님,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스님 등이 대거 참여했다.

걷기명상에 앞서 인사말하는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장 혜거스님.
티베트 명상 음악가 까락 뺀빠 공연.
2000여 명이 몰리면서 명상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명상을 해보는 참가자들.
보리마을 자비선 명상원 원장 지운스님이 앞장서 명상 행렬을 이끌고 있다.
 

본격적인 걷기명상에 앞서 보리마을 자비선 명상원 원장 지운스님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는 걷기명상을 설명했다. 

“자, 녹색 깃발을 들면 출발입니다. 빨간색 깃발은 멈춤이에요. 출발 할 때는 그냥 걸으면 안됩니다. 선하지 않은 마음부터 내려놓아야 해요. 한 발 한 발 디딜 때마다 발의 느낌에 집중해보고 이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발가락, 손가락, 정수리, 그 의식의 흐름을 차례로 느껴야 해요. 다음엔 심장박동이 부드러워지고 몸이 가벼워 질 겁니다. 그러다 빨간색 깃발을 들면 발을 멈춥니다. 동시에 마음도 쉽니다. 그냥 힘드니 쉰다가 아니에요. 뭔가를 자꾸 보려 하지 말고 들으려고도 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를 느끼는 겁니다. 마음의 스위치를 잠시 꺼보는 시간이에요.”

자연 속을 걸으며 발과 다리에 의식을 집중하고 이를 알아차리는 걷기명상, ‘경행(經行)’, ‘행선(行禪)’이라 불리는 명상을 처음 접해본 참가자도 다수. 현장에서 즉석으로 행사에 참가한 일반인 참가자를 위해 스님들은 행렬 사이사이 섞이며 힘을 불어 넣었다.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운영위원 용진스님은 “‘명상을 하면 한 가지에 완전히 집중해야 한다’고 집착하는 것보다 잡념이 생기면 다시 본래 의식으로 돌아오면 된다는 팁을 알려주니 한결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다”며 “꼭 깊은 산 속 암자에서, 고요한 시간에만 명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 특별한 상황에 놓여야지만 가능하다는 편견을 버릴 수 있도록 조언하며 걸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과 함께 뙤약볕 아래를 걸은 혜거스님은 이날 명상을 가리켜 “현대사회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관찰하고 사유함으로써 바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고 지혜가 생김으로써 허물이 없어지고, 허물이 없어짐으로써 공덕의 자리가 생긴다” “명상은 단순히 불교인들 만을 위한 마음 훈련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음 훈련”이라는 것이다.

한국명상지도자협회는 이날 명상 체험, 가족 놀이, 체력 검사, 건강 상담 등 체험 부스를 준비해 시민들이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와 함께 완주자들의 측정된 걸음 수에 따라 한 걸음 당 1원의 기금을 조성, 약 1000여 만원 후원금을 모연했다. 기금은 서울시를 통해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에 사용된다.

스님의 지도대로 의식의 흐름에 귀기울이며 걷기명상을 하는 참가자들.
초록색 깃발을 들면 '출발'. 멈췄던 마음의 스위치를 켜고 다시 걷는다.
도착지점을 향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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