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 경책한 회주 자승스님
현지인들과 적극적 교감 주문
“실천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저는 늘 공석이나 사석에서나 포교만이 우리 종단이 살 길이라고 말해왔습니다. 포교가 개인이 일대일로 만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많은 대중이 43일 동안 걷는 모습을 불자들이 보고 신심을 내서 내 이웃에게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역할을 하는, 한국불교 중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씨앗을 심자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회주 자승스님이 순례단원들을 경책하며 순례의 의미를 다시 화두로 던졌다.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회주 자승스님이 순례단원들을 경책하며 순례의 의미를 다시 화두로 던졌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여정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순례단원들에게 다시 한번 달라질 것을 주문했다. 순례의 끝지점 쉬라바스티를 80여km 앞둔 3월17일 숙영지에서 예불이 끝난 뒤였다. 인근에서 현지인 2500여명이 몰려들어 불단이 마련된 숙영지 마당은 북새통을 이뤘다.

회주 자승스님은 금강경 독송이 마무리되자 예고 없이 마이크를 들었다. 전날 숙영지에서 있었던 현지인들과의 소통시간에 대해 꼬집었다. “우리가 37일을 걸으며 원력을 세웠는데 진정으로는 변하지 않았구나 하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현지인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진실한 눈길을 주고 같이 사진을 찍으며 교감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전날 숙영지는 인근에 마을이 없었던데다 경비를 책임지던 경찰들이 현지인들의 출입을 제한해 현지인들의 방문이 200여명 수준이었다. 수일 전과 비교해보면 급격히 줄었다. 현지인들과 소통 시간도 전날과 달리 짧았다.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많지 않았고, 큰소리로 어울리려는 적극성도 전과 달리 부족했다.

이를 눈여겨 본 회주 자승스님은 하루가 지난 뒤 이를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숙영지 개방 이후 가장 많은 현지인이 모였다. 그간의 결실로 보일 수 있는데도 회주 스님이 꺼내든 것은 칭찬 대신 경책이다.

회주 자승스님은 순례단원들에게 현지인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강조해왔다. 여러 변수를 감내하고서도 현지인들에게 숙영지를 개방한 첫 번째 이유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한국불교 수행자들의 위의와 장엄한 예불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부처님법을 전하는 방편일 수 있다며 현지 경찰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회주 자승스님은 “아무리 원력을 세워도 실천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한 사람에게라도 더 불교를 전하겠다는 간절한 실천을 주문했다. 이어 “오늘 108배 정진은 교감의 시간으로 대신하겠다”며 숙영 텐트로 돌아갔다. 인도순례 입재를 앞두고 있었던 법문 자리에서 “우리는 왜 순례를 떠났는가”라고 던졌던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순례가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이를 다시 물은 셈이다.

가장 많은 현지인이 모인 현장에서 37일간의 순례를 통해 세운 원력을 실천해보라는 주문이다. 한사람에게라도 더 불교를 전하겠다는 원력과 간절함이 담긴 행원이 핵심이다.

인도순례 37일차를 맞은 3월17일 저녁 예불. 숙영지는 인근 마을에서 몰려든 현지인들로 가득 찼다.
인도순례 37일차를 맞은 3월17일 저녁 예불. 숙영지는 인근 마을에서 몰려든 현지인들로 가득 찼다.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주=박봉영 편집국장 bypark@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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