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법주사 평화방생순례
7월 폭염에도 1500여 명 동참
석문과 상수도수원지 코스 순례
‘한국불교 중흥’과 ‘평화’ 발원
8월24일 은해사서 순례 이어가

속리산 법주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년) 의신조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미륵도량이다. 특히 팔상전 등 국보 3점과 보물 13점 등 40여 점의 지정 문화재를 간직해 온 살아있는 전통문화의 보고(寶庫)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를 통해 불자들에게는 기도처로, 일반인에게는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새로운 희망을 일구는 휴식처로, 법주사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전국 각 교구본사를 찾아 평화방생순례를 이어가고 있는 상월결사가 부처님 법이 머무르는 도량, 법주사(法住寺)를 찾았다. 상월결사(회주 자승스님)는 7월6일 제5교구본사 법주사 일원에서 평화방생순례를 거행했다.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고 상월선원 정신을 잇기 위한 이번 법주사 순례는 지난 3월 대흥사를 시작으로 4월 월정사, 5월 백양사 순례에 이어 4번째 교구본사 평화방생순례다.
이날 법주사 평화방생순례에는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해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 건학위원장 돈관스님,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 수덕사 주지 정묵스님, 동화사 주지 능종스님, 은해사 주지 덕조스님,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불교신문 사장 현법스님과 주간 오심스님, 총무원 기획실장 법원스님, 중앙종회 부의장 각림·만당스님과 중앙종회의원 30여 명 등 스님을 비롯해 조계사와 봉은사, 도선사, 진관사, 안국선원, 용화사 등 전국 각지의 사찰 신도들도 함께 했다. 또한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과 윤성이 동국대 총장, 이영경 와이즈캠퍼스 총장 등 재가단체 지도자와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최재형 보은군수 등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동참했다.
법주사 평화방생순례는 7월6일 오전 9시30분 법주사 대웅보전 앞마당에서 참석 대중 모두가 둥글게 선 채, 총도감 호산스님의 사회로 입재식을 거행하면서 막이 올랐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이 대독한 인사말씀를 통해 “올 한 해 상월결사의 화두는 세상의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마음의 자유, 곧 마음의 방생”이라며 “내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수행이 최상의 방생이며 세상의 평화를 선도하는 바탕이자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옳고 그름의 경계속에서 집착과 번뇌를 내려놓고 끊임없는 자비행을 사회에서 실천해야 평화로운 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법주사 순례길을 걸으며 상월결사 평화방생순례의 본래 취지를 잘 참구해 사바세계가 불국정토로 전환하길 축원한다”고 당부했다.
회주 자승스님으로부터 죽비를 건네받은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은 환영인사를 통해 “순례자들의 마음에 자비와 세상에는 평화를 위해 내딛는 우리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의 발자취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방향과 수행의 방법을 제시하는 소중한 기록이자 살아있는 역사가 될 것”이라며 “이런 소중한 시간과 인연이 이곳 법주사에서 이뤄지는 것에 감사드리고 함께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국 각지에서 온 순례자들을 반겼다.
상월결사 순례동참자들은 발원문 낭독을 통해 이날 순례의 의미와 각자의 서원을 되새겼다. 연경희 법주사신도회장이 대표로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강하고 약한 나라 모두가 분별과 차별이 없는 평화의 서원을 의지해 향기로운 정토로 나아가는 마음의 평화 방생을 원만 성취해 주시옵고 모든 생명이 함께 걷는 마음의 길을 환하게 밝혀 주시어 평화의 꽃향기를 널리 나눌 수 있도록 생명의 문을 크게 열어주소서”라고 서원했다.

입재식을 마친 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을 필두로 1500여 명의 사부대중은 본격적인 순례에 돌입했다. 수행자이자 순례자로서의 위의 뿐만 아니라 7월 폭염속에서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스님과 재가자들은 가사를 수하고 마스크를 쓴 채 묵언 순례를 이어갔다. 연일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계속되면서 이날 순례자들의 이마에는 입재식 때부터 이미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법주사 순례는 7월 폭염에 의한 불의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막기 위해 기존 순례 때보다 걷는 코스를 다소 줄였다. 걷는 코스도 평지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순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곧바로 등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마스크로 인해 숨은 턱 막혀왔다.
이날 순례는 총지선원 옆을 지나 석문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뒤 능인수련원을 거쳐 상수도수원지를 한바퀴 돌아서 경내 미륵대불 앞마당에 이르는 7km 구간에서 이어졌다. 야외 활동하기엔 다소 힘겨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에 가려진 순례자들의 얼굴에는 환희심이 묻어 나왔다.
이날 순례에 동참한 포항 보경사 주지 탄원스님은 “사찰 신행단체 중심으로 80명 비공개 모집한 뒤 보경사 사찰단위로는 처음으로 상월결사 순례에 동참했는데 알음알이로 알게 된 신도들이 뒤늦게 동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할 만큼 인기가 높아 다음 순례에는 공개모집을 통해 버스 4~5대 인원으로 동참할 예정”이라며 “결사는 함께 해야 더 의미를 갖는 만큼 스님 뿐만 아니라 불자들도 많이 참여해 상월결사의 의미를 되새겨 나갔으면 좋겠다”고 순례 동참 소감을 밝혔다.
청주에서 온 김은숙 씨도 “법주사에서 상월결사 순례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과 함께 순례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상월결사 순례에 계속 동참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순례에 이은 회향식에서는 불교중흥과 국가 화합, 세상의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방생축원과 법주사 소개를 마지막으로 오후12시30분께 회향했다.
상월결사 순례동참자들은 법주사 경내를 참배한 뒤 다음 순례지인 8월24일 제10교구본사 은해사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속리산 자락을 떠났다.









법주사=박인탁 기자 이시영 충청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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