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흥을 위한 특별선서화전 ‘새로운 인연’

11월2~8일 동국대학교
수행과 포교에 헌신한
고승대덕 작품 ‘한 자리’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
“포교가 불교중흥” 원력
수익금 전액 불교단체 지원

한국불교의 발전을 이끈 역대 큰스님들의 선서화(禪書畵) 작품이 이번엔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쓰인다. 불교중흥을 위한 특별선서화전 새로운 인연112일부터 8일까지 동국대학교에서 열린다. 강렬한 붓끝으로 심오한 깨달음의 세계를 펼쳐 보인 고승들의 글씨와 그림을 무려 300여 점이나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넘어 보시의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상월선원 만행결사의 정신을 이어간다. 특별선서화전 추진위원회는 교육, 의료, 해외, 청소년, 언론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2개 불교단체에 작품 판매수익금 전액을 기부할 계획이다. 목표액은 20억 원으로 잡았다. 규모로나 진정성으로나 초대형급이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의 원력이 가장 두드러진다. 포교단체 지원을 위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흔쾌히 내놓았다. 종정예하 진제 법원대종사의 선필도 모범을 보인다. 경봉, 청담, 서옹, 월하, 혜암, 석주, 혜각, 원담, 월산, 고산스님 등 두터운 존경을 받았던 종단 어른들이 화선지에서 또 다른 가르침을 내린다. 수행과 포교 틈틈이 그림으로 대중과 소통해온 원로 및 중진 스님들의 작품도 그 가치가 뛰어나다. 전문 서예가의 글씨들도 한 자리에 모았다.

선서화는 여백과 함축의 결정체다. ‘일필휘지(一筆揮之)’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바로 선서화다. 단한번의 붓질로도 지고한 불법(佛法)을 드러낼 수 있음을 입증한다. 대표적인 선화가 수안스님은 최소의 몸짓으로 최대의 세계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종이에 붓을 쓱싹하면 곧바로 서예가 되거나 회화가 된다. 물론 빨리 그린다고 해서 대충 그리는 그림은 아니다. ()은 본래 마음자리이고 선화는 본래 마음자리를 단박에 꾸밈없이 표현하는 작업이다.
 

찰나에 떠오른 마음의 살아있는 결을 화폭에 담는 일이다. 그 자체로 심오한 활구(活句) 법문이다. 우주와 함께 숨 쉬는 활활자재한 생명력이 꿈틀거린다. 만약 부족하다거나 부끄럽다는 분별심으로 덧칠을 하면, 그 순간 죽어버린다. 사람들은 부질없는 망상으로 생명력을 스스로 무너뜨리곤 한다. 반면 무심(無心)으로 일관하며 불교의 드높은 경지를 성취한 큰스님들의 붓놀림은 여유롭고 거침이 없다. 더구나 깨달음의 형상화이므로 작품 한 점 한 점이 고귀한 문화재인 셈이다. 먹물 속에 도()가 이글거린다.

가을을 더 진하게 물들일 불교중흥을 위한 특별선서화전에서 그 기백과 격외(格外)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선기(禪氣)’를 넘어 선심(禪心)’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출가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으려는 궁극적인 이유는 궁극의 자비실천이며 결국 선심(禪心)은 선심(善心)과 자비심으로 수렴되게 마련이다. 수익금 전액을 포교단체에 희사해 불교중흥의 기반을 튼튼하겠다는 선서화전의 취지가 감화를 일으킨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성우스님은 선서화전 인사말에서 큰스님들의 선서화는 수행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는 법문과도 다름없다선서화를 친견하면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내리시던 큰스님들의 사자후가 생생할 뿐만 아니라, 우주법계를 장엄하는 만다라를 보는 듯한 무한한 감동에 젖게 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선서화전에 대해 단순한 선서화전이 아닌 불교 중흥을 위한 대원력의 장이라고 정의한 스님은 사부대중 모두가 새로운 인연 : 불교중흥을 위한 특별 선서화전에 적극 수희 동참하여 불교중흥의 마중물이 되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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