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만 듣다 山寺 오니 저절로 힐링”
“사이렌 소리만 듣다 山寺 오니 저절로 힐링”
  • 홍다영 기자
  • 승인 2020.06.28 10:55
  • 호수 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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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에 최선 다하는 소방관들에게
동화사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로 따뜻한 위로
팔공총림 동화사는 6월26일부터 27일까지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애쓰는 소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를 개최했다. 사진 박광호 대구경북지사장  

팔공총림 동화사(주지 능종스님)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지역 소방공무원들을 초청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대응에 힘쓰는 소방관들을 위한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를 6월26일부터 27일까지 개최했다.

대구는 한때 확진자 이송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 2월 말에서 3월 초 확진자가 하루 수 백 명씩 쏟아지면서 대구소방안전본부 구급차 23대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소방청은 2월21일 이후 전국 시·도 소방안전본부에 4차례 동원령을 발령하고 대구 지원 명령을 내렸고, 전국 시도에서 구급차들이 달려오기도 했다.

구급대원들 업무도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 의심 환자 신고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신고 접수와 동시에 보호안경, 의료용 마스크, 보호복, 위생장갑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확진자와 의심 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1박2일간 이뤄진 템플스테이에는 이런 현장을 책임지는 대원들부터 보건안전 예방교육, 방역소독, 구급팀 지원 및 운영을 책임지는 행정 실무자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 17명이 함께했다.

둘째 날 오전8시. 템플스테이관에서 기도소리가 새어나왔다. ‘내면에서 빛나는 참된 본성을 향해 절을 올리고, 모든 생명에 지혜와 자유가 깃들길 발원’하며 정성스럽게 절을 올리고 있었다. 한배를 할 때마다 염주 한 알을 실에 꿰었다. 온전히 자기 자신에 집중해 기도를 하는 모습이었다.
 

동화사 옛길을 걸으며 숲 체험하는 참가자들.
동화사 강주 종인스님과 함께하는 명상.

동화사승가대학 강주 종인스님과 함께하는 숲길 걷기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경내에 조성된 1km 가량의 옛 순례길을 걸으며 대자연의 품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 사찰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부도전에서 참선 명상도 했다.

명상을 마친 직후,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을 생활화하면 생활이 윤택해 집니다. 우리 눈은 항상 밖을 향해 있기 때문에 자기를 돌이켜 보는 회광반조의 시간이 필요해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갑시다”라는 스님 당부에 참가자들 얼굴도 한층 밝아졌다. 첫날에도 동화사 순례, 스님과의 대화, 다도체험을 하며 오랜만에 평화로운 휴식을 가졌다. 6월12일과 13일, 19일과 20일 등 앞서 열린 동화사 템플스테이에도 40여명이 참가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잠시나마 긴장의 끈을 내려놓을 수 있게 온전한 쉼을 선물해준 사찰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직후부터 5월까지 매일 확진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한 이홍래 대구북부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장은 “집에 가족들도 있고 정말 마음이 힘들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겨내고 있고, 불교 공부도 많은 도움을 준다”며 “이번에 스님과의 차담은 처음인데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걱정하지 말고 현재가 가장 소중하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소방장은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라는 이름까지 멋있다. 전체 소방관들이 고생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열어 주셔서 고맙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영은 서부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사도 “내 버킷리스트에 템플스테이가 들어있었다. 매일 사이렌 소리만 듣다가 좋은 공기 마시며 새소리도 듣고 힐링 됐다”며 “전국의 다양한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1년에 한 번은 꼭 해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가 또 하나 생겼다”고 밝혔다.

연규복 달성소방서 행정안전팀장은 “솔직히 큰 기대 없이 왔다. 참여하다보니 편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스스로 힐링이 됐다”며 “각박한 환경을 벗어나 자연 속에 내가 들어왔다는 느낌을 받으며 정서적으로도 치유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 팀장은 “모두가 처음 겪는 코로나로 특히 대구는 인원 폭증 기간이 있었고, 행정체계가 정리가 안 돼 혼란도 있었다”며 “구급대 부서는 아직도 긴장 속에서 업무가 계속되고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를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며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주관하고 전국의 템플스테이 사찰에서 펼쳐지는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는 10월31일까지 의료인과 관련 공무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비용은 전액 무료다. 

동화사=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박광호 대구경북지사장 daegu@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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