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절로 우리절] <40> 부산 여래선원
[절로절로 우리절] <40> 부산 여래선원
  • 김하영 기자
  • 승인 2020.06.21 10:47
  • 호수 35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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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와서 공부하는 완벽한 열린 도량 위해…”

작년 10월 개원한 도심포교당
코로나19로 어려움 겪었지만
첫 불교대학 200명 이상 수강

편리한 교통 등 외부조건보다
열린공간 지향 문화사업 시행
유튜브 활용해 온라인 강의도
시대에 맞는 포교전략이 주효

불교신문 사찰전법단 1호…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아
“해마다 발전하는 도량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교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조계종을 중심으로 사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국민들로부터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얻게 됐지만, 그 반작용으로 사찰 재정에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도심포교당은 그 타격의 골이 더욱 깊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사태에서 눈길을 끄는 사찰이 있다. 부산 여래선원이 그곳이다. 올해 처음 문을 연 불교대학에 200명이 넘는 불자들이 운집했다.
 

부산 여래선원은 2019년 10월 개원한 도심포교당이다. 신생 사찰에다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에 어려움이 무척 많았지만 처음 모집한 불교대학에 2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운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에 유튜브를 활용해 온라인 입학식을 먼저 한 여래선원은 5월17일 오프라인 입학식을 열었다. 사진은 오프라인 입학식에서 입학생 대표들이 선서하는 모습.
부산 여래선원은 2019년 10월 개원한 도심포교당이다. 신생 사찰에다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에 어려움이 무척 많았지만 처음 모집한 불교대학에 2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운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에 유튜브를 활용해 온라인 입학식을 먼저 한 여래선원은 5월17일 오프라인 입학식을 열었다. 사진은 오프라인 입학식에서 입학생 대표들이 선서하는 모습.

부산 여래선원은 신생 사찰이다. 창건일은 2019년 10월27일. 문을 연지 1년도 채 안됐다. 여래선원은 도심 복판에 위치해있다. 도로명 주소로는 연제구 월드컵대로, 지번 주소로는 거제동에 위치해있다. 도심포교당으로서 개원한지 1년이 안된 사찰이라면 사찰을 홍보하는데 온힘을 쏟아도 어려움이 많을 터. 엎친데 겹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는 신생 사찰의 굳은 의지를 꺾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래선원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사찰을 운영한 기간은 5개월 남짓이라고 하니, 고난이 많았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제1기 여여불교대학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200명이 넘는 불자들이 등록한 것이다. 웬만한 불자들은 이미 불교대학을 마친 경우가 많아 수강생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기에, 게다가 불도(佛都) 부산이 아닌가? 하는 물음표가 찍힐 수밖에 없다. 새로 문을 연 도심포교당에 200명이 넘는 불자들이 모인 이유가 궁금해 6월11일 여래선원을 찾았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 여래선원이 꼽은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여래선원은 부산 1호선과 3호선, 동해선에 둘러싸여 있다. 연산역과 거제역이 근처에 있으며, 법원, 검찰청, 시청, 경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 또한 멀지 않다. 하지만 교통만 좋다고 사람이 몰릴까. 겸손한 표현이라고 할밖에. 

여래선원은 건물 2층과 3층을 사용하고 있다. 3층은 법당으로 일반 사찰과 같지만, 2층은 그야말로 ‘열린 공간’이다. 요즘 종교시설에서 많이 채택하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이름은 ‘갤러리 북카페 소소’다. 소소(昭昭), 말 그대로 환하게 밝은 곳이고 밝혀주는 곳이다. 신도와 지역주민이 소통하는 카페이자 모임 장소 역할을 하고, 인문학 강의가 펼쳐지며, 다양한 문화강좌가 전개되고, 미술 등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할 수 있다.

‘소소’의 역사는 짧지만 벌써부터 지역사회와 불자들이 찾는 명소로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근처 법원 직원의 독서모임이 열리고, 작가들의 미술 전시 문의도 잦다. 대불련 부산지부는 월례법회를 이곳에서 거행한다. 

무엇보다 여래선원 주지 효산스님의 포교에 대한 철학과 원력이 주효했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누구든지 찾아와서 공부하는 완벽한 열린 공간.” 여래선원의 캐치프레이즈이자 주지 스님이 품은 포교에 대한 철학이다. “주지만을 위한 절이 아닌 불교발전의 밑바탕이 되는 도량”이 여래선원이 표방하는 또 다른 이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여래선원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효산스님의 붓다학교’라는 이름으로 오픈한 온라인 불교대학은 포교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주지 스님의 평소 지론이 구현됐다. 여래선원 2층 ‘소소’ 또한 주지 스님의 철학이 바탕이 돼 꾸며진 공간이다. 결국 여래선원 여여불교대학의 성공은 복합적인 원인들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하지만 여래선원은 여여불교대학 1기 200명 수강을 결코 성공으로 보지 않는다. 이른바 ‘개원 특수’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년간 여러 불교대학에서 강의한 주지 스님의 소문을 듣고 찾아왔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이후가 더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여래선원만이 가진 특징과 장점을 개발하는데 고심에 고심을 더하고 있다. 
 

여래선원은 ‘불교신문 사찰전법단 1호’ 사찰이기도 하다. 불교신문과 1월에 업무협약을 맺고 신문과 함께 전법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불교신문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불교계 정보와 신도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주지 효산스님은 “불교신문은 조계종 스님이라면 모두 열독하고 불자들도 다 알고 있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매체”라며 “불교계 최근 소식과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유용하고 신도들을 위한 교육 교재로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코로나19로 아직 많은 것을 실천하고 있지 못하지만, 이 사태가 진정되면 불교신문과 전법을 위한 많은 사업들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생 사찰은 미래가 무궁무진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한 것 또한 여래선원이 가진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래선원은 코로나19로 멈춰져 있지만 곧 나래를 펼쳐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홍포하는 많은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문화포교다. 여래선원을 찾은 날도 2층 ‘소소’는 빔 프로젝터를 새로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여여불교대학 1학기 강의계획서를 보면 한참을 봐야할 만큼 내용이 빼곡하다. 그 가운데 ‘소소인문학교’ ‘소소한 행복학교’ 같은 타이틀이 눈길을 끈다.

불자가 아니라도 들을 수 있는 인문학교는 논어, 인도철학사 등 강의가 준비돼 있다. 행복학교는 문화강좌의 집합소다. 노래교실, 다도교실, 명상교실, 요가교실 등 문화강좌 전문기관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짜임새가 있는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불교대학 학생들이 불교에 대한 소양뿐 아니라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개원한지 1년이 되지 않아 솔직히 아직 해놓은 것이 많지 않습니다. 불교대학은 이미 사양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우리 여래선원은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지 효산스님의 다짐이 우렁차다. 

끊임없는 준비와 투자가 포교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부산 여래선원. 지금보다 앞으로 미래의 모습에 더욱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이유다. 

부산=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유지호 부산울산지사장 kbulgyo@ibulgyo.com
 

인터뷰 여래선원 주지 효산스님

“포교 잘하는 법? 스님도 공부해야죠”

효산스님
효산스님

“전통사찰은 문화유산이므로 세월이 흘러도 유지되지만 포교당은 주지가 없어지면 함께 사라지는 운명입니다. 사찰로서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선 모두가 주인이 돼야 합니다. 주인은 출재가자를 가리지 않아야 합니다.” 사부대중 공동체로서의 사찰 운영을 꿈꾸고 있는 여래선원 주지 효산스님.

이같은 서원은 교과서적인 이상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발휘된 결과다. “스님이 없어도 포교사와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불교대학이 됐으면 한다”는 말에는 “포교하는 스님은 자신만의 시간이 없으면 안 된다. 하루하루 쫓기듯 살다보면 포교의 변화는 요원하다. 자기만의 시간은 공부하는 시간을 말한다. 스님이 공부를 많이 해야 포교도 잘 할 수 있다”는 속뜻이 담겨있다. 

정여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효산스님은 선원에서 오랜 기간 수행한 납자이지만, 포교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금정총림 범어사 포교국장 소임을 보고, 범어사금정불교대학 등에서 다년간 강의한 이유도, 여래선원을 세우고 여여불교대학을 기치로 내건 이유도 오직 포교에 대한 원력 때문이다. 그래서 스님은 ‘불교교육=여여불교대학’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키고 싶어 한다. 

효산스님은 하고 싶은 것도 많다. “내가 부자가 되면”이라는 조금은 노골적인 표현 뒤엔 “불교인문학 전문출판사를 세우고 싶다. 돈 안 된다고 나오지 못하는 책들을 출간해 불교저변을 확대시키고 싶다”는 꿈이 나온다.

“부처님 가르침을 배웠다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스님만 의지하고 절만 의지해 잘 해주기만 바라지 말고, 스스로를 의지하고 수행에 의지해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는 불자가 되기를 진정 바랍니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불교신문3591호/2020년6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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