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27> 3D 프린터 기술과 불교①
[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27> 3D 프린터 기술과 불교①
  • 보일스님 해인총림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대행
  • 승인 2020.03.1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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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 있으면 화성생활도 어렵지 않다?
보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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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 장기를 인쇄하라 

사람들의 인체 장기만큼 소중한 것도 없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본능적인 생존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욕구는 신체를 통해 확인되고 드러난다. 만약 그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단 하나의 장기라도 잘못된다면 다른 기관까지 영향을 주게 되고 급기야는 인체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다. 그만큼 인체 장기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같은 장기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생체 특성이 다르고, 그 크기와 형태도 차이가 있어서 타인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도 상당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한 한다. 그렇다면, 만약 장기 중에 결함이 생기거나 병에 걸렸을 때, 그 소중한 장기를 그대로 복제해서 이식할 수 있을까. 단순히 줄기세포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체 장기 조직과 가장 유사한 성분 물질로 특정 기관을 그대로 인쇄하듯이 출력해내는 기술이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이미 지난 2009년, 안소니 아탈라(Anthony Atala)교수는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인공신장을 만들어 냈고, 환자에게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너무나 전문적인 영역이자 고도의 의학 기술과의 접목이었기 때문에, 3D프린터 기술이 미래 의학 전반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후 10년 사이에 3D 프린터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도, 그 가격은 점점 저렴해졌고 보급은 날로 확대되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치아제작과 치료는 물론, 인공장기, 의족, 의수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건축, 자동차, 군사, 항공우주, 음식, 일반제조업, 예술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되고 있다.

이 3D프린팅 기술은 단순히 똑같은 모양의 물건이나 재화를 하나 더 만들어 내는 의미를 넘어선다. 현실 세계의 모든 사물을 디지털화 시켜 데이터로 저장했다가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실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고, 기존의 생산 시스템을 대기업 중심의 대량생산에서 소규모 대중 생산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무엇보다도 3D 프린터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특성인 온라인 세상과 현실세계, 즉 디지털 세계와 물리 세계의 정보가 경계 없이 서로 넘나들면서, 디지털 세계의 정보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소유하려면, 우선 모든 사물을 이루는 요소들이 디지털화되어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생각을 좀 더 확장해 본다면, 무언가로 존재한다는 의미와 속성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사유할 필요가 생긴다. 이미 여러 차례 디지털 데이터 세계를 다루면서, 인간의 생각을 디지털화 시키려는 다양한 시도와 사례들에 대해 살펴본 바 있다.

디지털 세계의 데이터를 물리적 재화로 출력할 수 있는 기술인 3D프린터 기술과 이런 아이디어가 접목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으로도 원하는 것이 생겨날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때 그 사물은 내 마음속과 바깥세상 중에 어디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의 내면과 외계를 구분하는 경계는 어디가 되는 것일까?

➲ 3차원 입체 인쇄 기술

‘3차원 입체 인쇄기술’이란 기존의 평면 인쇄와 달리 입체물을 그대로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흔히 ‘3D프린팅 기술’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은 종이에다가 문자나 이미지를 복사하는 2차원 평면 인쇄기술이다.

일반프린터와는 달리 잉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을 비롯해서 금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통상적으로 입체 구조를 가진 인쇄물을 복제하는 방식에 따라 층층이 쌓아 올리면서 그대로 복제해내는 ‘적층형 가공법’과 일단 덩어리를 차츰 깎아가면서 조각하듯이 인쇄물을 복제해가는 ‘절삭형 가공법’으로 구분한다.

미분의 원리와 적분의 원리가 적용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적층형’은 질그릇을 빚어 올리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말 그대로 층을 하나씩 쌓아가면서 만드는 것이다. 재료는 보통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된다.

‘절삭형’처럼 깎아내고 다듬다 보면 불필요한 재료 낭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치약 튜브에서 치약을 짜내듯이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주사하는 ‘적층 가공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프린터가 2차원 평면에 인쇄하는 문서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3D프린터를 통해 3차원 도면 데이터를 이용해서 입체적인 물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3D 프린터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특성인 온라인 세상과 현실세계, 즉 디지털 세계와 물리 세계의 정보가 경계 없이 서로 넘나들면서, 디지털 세계의 정보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소유하려면, 우선 모든 사물을 이루는 요소들이 디지털화 돼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생각을 좀 더 확장해 본다면, 무언가로 존재한다는 의미와 속성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사유할 필요가 생긴다. 출처=www.shutterstock.com
3D 프린터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특성인 온라인 세상과 현실세계, 즉 디지털 세계와 물리 세계의 정보가 경계 없이 서로 넘나들면서, 디지털 세계의 정보가 얼마나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소유하려면, 우선 모든 사물을 이루는 요소들이 디지털화 돼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생각을 좀 더 확장해 본다면, 무언가로 존재한다는 의미와 속성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사유할 필요가 생긴다. 출처=www.shutterstock.com

➲ 어디에 쓸 것인가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상 속에서 아이디어가 번뜩일 때가 있다. 마치 발명가처럼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것은 생각으로 끝난다. 개인의 작은 아이디어일지라도 구체화해서 실물로 구현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제 누구나 창의적인 생각만 있다면, 3D프린터를 통해 직접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불필요하거나 과다한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재고 걱정 없이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당연히 배송도 필요 없다. 사실상 판매자가 3D프린터를 통해 출력해 본 제품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인터넷을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구입하는 것과 같다.

구매자는 인터넷에서 제품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자신의 집에서 다운로드받아서 자신의 3D프린터로 바로 출력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판매자로서는 개인의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을 즉각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고,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최적화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주문생산이 가능해지고, 생산자는 재료의 낭비도 줄이면서 그때그때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제품의 질을 높여갈 수 있게 된다. 생산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대량생산 체계에서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변화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지리적으로 낙후된 지역은 공장이 들어서거나 유통망도 온전할 수가 없다. 자연히 생산수단의 불평등이 초래된다. 그 지역민들은 경제적 형편도 어려운데 설상가상으로 상대적으로 더욱 비싸게 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빈곤의 악순환이 거듭된다.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에서 개인 소규모 가내 제조업에도 활기를 띨 것이다. 대기업의 대량생산 구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소규모 영세 제조업자들에게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3D프린터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형태의 생산, 유통, 소비 구조가 생겨날 수 있다. 

➲ 왜 3D 프린터에 주목하나

혹자에 따라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혁신의 시대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등을 얘기하다가 3D 프린터가 나오면 사실 조금은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미 주변에서 손쉽게 첨단기술이 집약된 복사기를 통한 인쇄기술의 발전을 이미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3D 프린터 기술은 그 자체의 기술 혁신성보다도 그 파급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 기술에 비해 간단해 보일 수도 있는 이 기술이 큰 변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의 사물들이 디지털 정보화 되어 다시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복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쯤 되면 3차원 입체 인쇄기술이라고 한글화하더라도 ‘인쇄’라는 소박한 단어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복제’라고 해야 그나마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세상 모든 사물이 크기와 재질, 고유한 속성들이 모두 디지털화 되어 데이터로 처리 가능해진다는 것은, 이 3D 프린터를 통해 그대로 아무리 먼 곳일지라도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무겁게 비싼 운송비를 들여가며 운송할 필요도 없고 판매하기 전에 보관한다고 창고에 보관하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필요도 없어진다.

그렇다면 대규모 운송망이 필수적이지도 않고, 재고에 대한 부담도 없다. 주로 기업형 제조업들만이 이러한 기반 설비를 갖추고 사업을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집에서도 신제품을 디자인하고 인터넷에 올리면, 원하는 소비자가 그 제품에 대한 디지털 정보들 다운로드 받아서, 각 가정에 가전제품처럼 갖추고 있는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나 쉽고 간단하다. 그래서 혁신적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서 누구에게나 어디든지 필요한 물건을 공급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의 잠재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부쩍 영화나 신문 기사에서 화성을 다루는 횟수가 늘었다. 우주개발에 관한 이야기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 미국의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2030년까지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고 선언했던 ‘인간 화성탐사 계획’ 발표 이후 더욱 관심이 많아졌다.(‘화성 탐사 계획’에 대해서는 이후에 별도로 다루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지구로부터 엄청나게 먼 거리에 떨어진 화성에 간다고 하더라도 무슨 수로 정착할 것인가. 기존 상식대로라면 거의 생존 수준에 불과할 것이다. 왜냐하면 화성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지구로부터 직접 운송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어느 세월에 말인가. 생존이 아닌 정착으로 가는 방법의 핵심이 무엇일까.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알아챘으리라. 바로 3D 프린터가 있으면 된다. 직접 무거운 우주 화물선에 실어 보내지 않더라도 웬만한 물품들은 모두 지구에서 디지털로 전송하면 해결될 수 있다. 화성에서 3D프린터로 데이터를 전송받아 인쇄해내면 해결될 일이다. 이 작은 기술이 품고 있는 원대한 계획은 실로 놀라운 것이다. 

[불교신문3565호/2020년3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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