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주사, 화성연쇄살인 희생자 추모한다
용주사, 화성연쇄살인 희생자 추모한다
  • 어현경 기자
  • 승인 2019.11.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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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3일 극락왕생발원 위령제 봉행

30년 넘게 미제로 남아 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밝혀진 가운데,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주지 성법스님)가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위령제를 11월23일 오전9시30분 경내 관음전에서 봉행한다. 합동위령재에는 경기도와 화성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 관내 유관기관과 지역 주민,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과 2교구 본말사 주지스님들과 불자들을 비롯한 사부대중 등 500여명이 동참할 예정이다.

이번 위령제는 피의자 이춘재의 자백으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늦게나마 억울하게 희생된 영가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주지 성법스님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법을 설하며, 스님들이 불교전통의식을 봉행해 영가를 추선한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우리나라 3대 미제 사건으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여성 대부분이 성폭행 당한 후 목이 졸려 사망한 참사이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오던 길에 숨진 13세 학생, 안방에서 잠을 자다가 피살된 13세 학생, 남편마중을 나갔다가 살해된 30대 여성 등 초등생부터 70대 할머니까지 범행은 무차별적으로 자행됐다.

참혹한 사건이 반복됨에도 당시 경찰은 범인을 밝히지 못했다. 미궁에 빠진 사건은 훗날 연극 ‘날 보러와요’와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연극과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잔혹한 범죄로 기억돼 왔다.

공소시효가 지나도 밝혀지지 않았던 범인의 윤곽이 드러난 것은 지난 9월경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5차, 7차, 9차사건 증거물 DNA 감식을 의뢰해, 전국 범죄자의 DNA와 대조했다. 그 결과 부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이춘재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처제를 살해해 무기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던 이 씨가 자백하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 10월1일 화성연쇄살인을 포함해 모두 14명을 살해했고, 30여 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여죄를 공개했다.

합동위령재 제1부에는 인로왕보살 등 제불보살을 법단에 모시는 시련, 피해자 고혼들을 영단에 모시고 천도의식을 고하는 대령, 고혼을 깨끗이 씻고 정화하는 관욕의식 등이 진행된다. 제2부에서는 경기도지사를 비롯하여 화성시장, 경기남부경찰청장 등 유관기관장의 추모사와 조사,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이 천도법문을 한다.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은 “DNA감식을 통하여 유력한 용의자가 밝혀졌고 또한 용의자가 자백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있다”며 “ 그동안 고통 받아왔던 살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위령제를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 고혼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추모하며, 더불어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다시는 이러한 끔찍한 살인사건 등 범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국민들과 함께 기원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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