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그것이 알고 싶다, 아프리카돼지열병
  • 어현경 기자
  • 승인 2019.10.14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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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해외 가서 육가공품 사온 건 아니죠?”
백신 치료법 없어 모두 살처분
ASF 바이러스 생존력 뛰어나
냉동고기 안에서 1000일 버텨
해외서 육가공품 반입 말아야

안락사 후 땅에 매몰되는 돼지
공장식 축산에 대한 경종 울려
동물권 단체 ‘카라’가 지난 1일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시민 인식 개선 캠페인 ‘육식 없는 하루’를 개최하고 번식용 돼지 감금틀인 ‘스톨’을 설치해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동물권 단체 ‘카라’가 10월1일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시민 인식 개선 캠페인 ‘육식 없는 하루’를 개최하고 번식용 돼지 감금틀인 ‘스톨’을 설치해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언론에 잘 부각돼지 않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 African swine fever)이 심각단계에 이르렀다. 9월16일 첫 신고 이후 인천 강화, 경기 김포, 파주, 연천 소재 14개 돼지농장에서 ASF가 발생했고, 10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대상이 됐다.

해당 농장은 물론 반경 500m~3㎞내 돼지농장에 있는 돼지들은 예방차원에서 살처분 된다고 하니 그 수가 헤아릴 수 없다. 전염병 확산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살처분이 이어지면서 육식문화와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ASF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돼지 전염병으로,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라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고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만 걸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 야생멧돼지의 침, 분변 등 분비물이나 혈액과 직접 접촉하면 전파된다고 한다. 또 돼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가공품등이 포함된 음식물 사료를 먹거나, 물렁진드기에 의한 전파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돼지나 멧돼지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 나고 전신에 출혈성 병변이 생긴다. 급성형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하며, 현재까지 ASF에 대한 치료법 및 백신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이러스만 24종으로, 바이러스 종류가 많아 백신개발이 까다로워, 예방과 치료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전염성이 높아 한번 발생하면 양돈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라,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살처분을 권고한다. 우리 정부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ASF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해당 농가 돼지는 모두 살처분 매몰처리된다. 또 반경 3km 내 돼지농장 돼지들도 예방적으로 살처분하고 있다. 이상이 있는 가공물도 유통시키지 않는다. 또 돼지농장 및 관련 장업장 등에 가축, 사람, 차량, 물품 등 출입을 일시적으로 막고, 역학조사를 시행한다.

문제는 ASF바이러스 생존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냉장된 고기에서 최소 15주간, 냉동된 고기에서는 길게는 1000일까지 생존한다고 학계는 말하고 있다. 또 가열하지 않고 훈제 등의 처리로 만든 햄이나 소시지 등의 돼지고기 가공품은 3~6개월 동안 감염성을 유지한다고 한다. 다만 70℃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사멸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오염된 돼지고기로 인한 전파는 국제적 전파의 요인으로 꼽힌다.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해 돼지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육가공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항공기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선박 주방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 등을 돼지 사료로 사용할 때 ASF에 오염된 돼지고기가 섞여 있다면 감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햄이나 소시지, 육포 등 돼지고기 가공품, 냉장 혹은 냉동된 돼지고기와 만두, 순대 같은 돼지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음식물을 국내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면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이 부과된다는 점을 명심하자.사진=농림수산축산부
해외에서 햄이나 소시지, 육포 등 돼지고기 가공품, 냉장 혹은 냉동된 돼지고기와 만두, 순대 같은 돼지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음식물을 국내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면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이 부과된다는 점을 명심하자.사진=농림수산축산부

ASF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각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일반인들은 중국, 베트남, 몽골 등 ASF 발생국가 여행 시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또 해외에서 햄이나 소시지, 육포 등 돼지고기 가공품, 냉장 혹은 냉동된 돼지고기와 만두, 순대 같은 돼지고기를 원료로 사용한 음식물을 국내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면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이 부과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축산관계자라면 입국시 공항에서 소독을 받고 최소 5일 이상 농장에 출입하지 않는다. 또 농장을 운영한다면 농장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에 소독을 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다. 남은 음식물을 농장으로 반입해서도 안 된다.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우편물 등으로 자국 축산물을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것 또한 자제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감염 되서 혹은 전염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헤아릴 수 없는 돼지들이 살처분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돼지고기 값 폭등을 우려하지만, 불자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식생활과 축산형태까지 관심을 가져보자. 동물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살처분은 늘 반복돼 왔다.

관련해 동물권 단체 ‘카라’는 10월1일 인사동에서 ‘육식 없는 하루’ 캠페인을 열고 과도한 육식문화와 공장식 축산에 대해 문제제기 했다.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농장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더 많은 돼지를 키우길 희망한다.

옴짝달싹 하기도 힘든 공간에 갇혀 어미돼지는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는 어미 돼지, 그렇게 자란 돼지는 6개월 정도면 도축된다고 한다. 좁은 공간서 밀집돼 길러지는 탓에 감염속도도 빠르고, 수도 많다. ASF 확산을 막는 것과 동시에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과도한 육식문화와 밀집사육 문제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불교신문3526호/2019년10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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