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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에게는 '고향'을, 현지인에게는 '치유'를…美 동부 포교중심도량 뉴욕 원각사를 가다
  • 미국 뉴욕=이성진 기자
  • 승인 2018.07.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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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 최초의 한국 사찰로 세계 문화의 중심지 뉴욕에서 한국불교를 알리고 있는 원각사를 찾았다. 사진은 주지 지광스님(가운데)이 공양중인 현지인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모여 그 중심을 이루는 있는 미국 뉴욕. 이 곳에 위치한 미 동부 한국불교 최초 사찰 원각사의 법회 풍경은 이채로웠다.

법당 한 편 자연스럽게 좌복 위에 앉아 있는 푸른 눈의 남성은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명상에 잠겨 있었다. 10여 년째 마음에 위안을 주는 사찰이 좋아 찾고 있다는 한 중년의 흑인도 가지런히 두 손의 모아 합장을 하고 난 뒤 공양하는 모습이 익숙했다.

지난 6월24일(현지시간)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알리려 분주히 진력하고 있는 미주 포교 중심 도량 뉴욕 원각사를 방문해 그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세계 문화 중심지 ‘뉴욕’에서
한인과 현지인 대상 다양한
법회 프로그램 진행 ‘인기’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대웅전·무량수전 대작불사
미주 포교 중심 역할 ‘기대’

뉴욕 원각사는 해외 포교 1세대로 불리는 숭산스님의 원력으로 1960년대 말 창건됐다. 당시엔 상주하는 스님과 번번한 도량 없이 몇몇 신도들과 가정법회 형식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나 1976년 미국 내 여법한 한국사찰을 조성하기 위해 불철주야 매진한 법안스님이 주지로 부임하게 된 후 변화를 맞는다. 뉴욕 맨해튼 시내 건물을 매입해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온 원각사는 1986년 뉴욕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여 떨어진 샐리스버리 밀즈(Sailsbury Mills) 지역으로 이전했다. 약 32만평의 드넓은 대지를 자랑하는 현 위치이다.

높이 10m에 청동대불과 원각사 전경.

미국 땅에 교구본사급 규모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불교대학을 만들겠다는 법안스님의 발원처가 이곳이었다. 다만 그 뜻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마로 끝내 이뤄지지 못했지만 원각사를 미주전법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했던 법안스님의 마음을 후배 스님들이 받들어 이어갔다.

원각사 일요법회에 참가한 사부대중의 모습.

지병으로 법안스님이 입적한 뒤 답보상태였던 원각사 발전에 현 회주 정우스님(전 총무원 총무부장)이 앞장섰다. 2004년 주지로 취임한 정우스님은 부처님 진신 사리탑을 모시는 일을 시작으로 높이 10m 청동대불을 세우며 비로소 도량의 모습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

영축총림 통도사의 뉴욕 분원이기도 한 원각사는 회주 정우스님과 주지 지광스님의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묻어있다. 그 노력은 차근차근 결실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매주 다채로운 법회주제로 신도들을 맞이하고 있는 점이다. 불자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초기경전 및 대승경전 강의를 비롯해 참선과 찬불가 법회 등을 매주 돌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원각사 일요법회에 참석한 한인 불자가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

이론에만 치우치지 않고 실습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현지 포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매달 마지막 주에는 인연이 있는 특별 법사를 초청해 법문을 연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뻗친 명상 열풍 덕분에 현지인들은 참선법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미주 한인 불자의 경우 삶에 지표로 삼고 따를 수 있는 부처님 경구를 가르치는 시간에 참석률이 높다는 전언이다.

이날 정기 일요법회에서도 7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해 법당을 가득 메웠다. 대부분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대부분이지만 현지인들도 몇몇 보였다. 10여 년째 원각사에서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는 토니 로취(66)씨는 “너와 나의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을 포옹해 준다는 느낌이 들어 사찰에 오는 일요일이 일주일 내내 기다려진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어를 배워 한국불교에 대해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84평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대웅전 불사가 한창이었다. 캐나다에서 어렵게 구한 850년 된 나무로 대들보를 놓아 넓은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대웅전 내부에 기둥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제 원각사는 대웅전과 무량수전, 선원 등 대작불사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날 찾은 원각사에서는 84평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대웅전 불사가 한창이었다. 한국전통 방식으로 건축되는 대웅전은 고려시대 건축을 재현하고 있었다.

특히 캐나다에서 어렵게 구한 850년 된 나무로 대들보를 놓아 넓은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대웅전 내부에 기둥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대웅전 불단과 기단은 통도사 대웅전의 모습을, 문짝의 살은 송광사의 연화무늬를 재연해 미국 땅에서 한국의 멋을 맘껏 뽐낼 것으로 보인다.

불사중인 대웅전 내부 모습. 대웅전 불단과 기단은 통도사 대웅전의 모습을, 문짝의 살은 송광사의 연화무늬를 재연중이다.
지난해 상량식을 마친 무량수전 모습.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방을 유리로 만들어 밝은 느낌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전 아래편으로 선원인 보림원과 설산당의 기초공사도 이뤄지고 있었다. 전통 목조양식에 실용적 용도를 착안해 건립 중인 보림원과 설산당에는 참선공간과 휴식공간을 마련해 명상센터와 현지인들을 위한 한국문화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상량식을 마친 무량수전도 원각사의 주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이 세상과 인연을 다한 불자들의 극락왕생을 위한 안식처로 사용된다. 납골당이라는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방을 유리로 만들어 밝은 느낌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웅전과 보림원 및 설산당, 무량수전은 오는 2020년 준공을 목표로 불사중이다. 이어 요사채 천왕문 삼성각 일주문 보궁법당을 차례로 건립해 완연한 도량의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대작불사가 마무리된다면 전통 한국사찰의 여법함과 고급스러움을 미국 전역에 알릴 수 있는 대가람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원각사 대작불사 조감도. '고향'이 화두인 이번 대작불사가 마무리되면 전통 한국사찰의 여법함과 고급스러움을 미국 전역에 알릴 수 있는 대가람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작불사의 화두는 ‘고향’이다. 자의든 타의든 타향에서 지내고 있지만 늘 한국을 그리워하는 한인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을, 마음의 변화가 굉장히 심한 특성을 지닌 현지인들에게는 내적 안정을 줄 수 있는 정신적 고향을 선사하겠다는 게 회주 정우스님과 주지 지광스님의 생각이다. 전 세계 문화의 중심지 뉴욕에서 해외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원각사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불교신문3406호/2018년7월7일자]

미국 뉴욕=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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