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전 검찰총장, 무산스님 영전에 게송 헌정

雪嶽山上雲(설악산상운)
설악산 위의 구름이요

東海水中月(동해수중월)
동해 물 속의 달이라

霧山何處去(무산하처거)
무산스님은 어디로 갔습니까

幻人嘲傀儡(환인조괴뢰)
허깨비가 꼭두각시를 비웃는구나

 

무산스님의 재가(在家) 제자로 알려진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5월26일 원적에 든 무산스님의 영전에 게송을 지어 올렸다. 김진태 전 총장은 무산스님이 입적한 직후 제3교구본사 신흥사에 차려진 빈소에 조문하고 양양 낙산사 주지 금곡스님에게 위와 같은 한시 형식의 게송을 전달했다.

옛 시문에 대한 해설서인 <흘반난(吃飯難), 밥 먹기 어렵다>를 출간하기도 했던 김 전 총장은 생전 무산스님이 자신의 시 '허수아비'에 대한 감상평을 구하자 소감을 말했던 사연도 전했다. 김 전 총장은 스님에게 “글이란 배움에서 시작하되 뛰어넘어야 이루어지는 것이고 시(詩)란 글로써 나아가되 벗어나야 제대로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를 듣고 설악의 바위가 고개를 끄덕이고 동해의 파도가 노래를 부른다면 눈 밝은 이를 다시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격외(格外)의 이치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했었다.

무산복지재단을 설립하는 등 무산스님의 동체대비 정신을 계승해온 낙산사 주지 금곡스님은 “김 전 총장은 무산큰스님의 유발상좌(有髮上佐)로 평소 당신의 덕화에 크게 감명을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실한 불자로 알려진 김진태 전 총장은 사법시험 24기 출신으로 2013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검찰총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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