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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 강조해왔지만…10년째 표류

종단,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받는 약자 
관련규정 만들어 법으로 보호해야“ 주장
2007년 첫시도 후 수차례 발의됐지만 
개신교, 보수단체, 재계 반대에 무산

종단의 적극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은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옹호’로 곡해한 개신교계와 보수단체, 재계의 조직적 저지가 크다. 종단에서는 그동안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피해를 입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009년 취임 직후부터 종교와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을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2010년 미국 뉴욕 종교지도자와 간담회 자리에서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미국 증오범죄방지법’의 국내도입 필요성을 시사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설득해 같은 해 12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명의로 정부에 ‘증오범죄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은 성명을 통해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인종과 문화, 종교 그밖에 그 어떤 분야에서도 차별이나 혐오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증오범죄법’ 등의 입법 조치가 진행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뜻을 모았다. 다양한 종교가 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적 규제가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은 번번이 무산돼 왔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첫 시도된 때는 2007년, 당시 법무부는 성별·장애·병력·나이·출신국가·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정치·경제·사회적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예고했다.

입법예고안이 발표되자 일부 기독교 단체는 ‘성적지향’이 동성애를 허용한다며 반대에 나섰고, 재계는 ‘학력’과 ‘병력’에 의한 조항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막는다’는 이유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입법예고안은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008년에는 노회찬 의원이, 2011년 권영길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역시 국회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후에도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법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19대 국회에서는 3건의 입법 발의가 있었다. 2012년 김재연 의원, 2013년 2월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에 나섰다. 이 중 김재연 의원 법안은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고, 김한길·최원식 의원 법안은 거센 반대에 부딪혀 중간에 철회됐다. 19대에만 모두 66명의 국회의원이 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3건의 관련법 제정을 시도했지만 개신교계와 보수단체의 반대 여론에 밀려 실패했다.

지난해 12월12일에도 이종걸 의원이 국가차원의 조사와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증오범죄통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열흘 만에 백지화됐다. 이종걸 의원실 관계자는 “공동발의한 희원 중 1명이 철회 의사를 밝혀와 지난 22일 관련 법안을 백지화했다”며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한 개신교계 항의도 많았다”고 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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