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희망 주지 못한 결과…신뢰 회복 위해선 자성 절실

‘탈종교화’ 극복할 답 찾아야
새로운 포교비전 제시해야

 

10년 새, 불자 300만명이 감소했다. 지난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인구주택조사의 종교인구 조사결과 불자 인구가 1056만명에서 761만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 최대 종교로서의 지위를 개신교에 내주게 됐다. 그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한 정신문화를 이끌어왔다는 자긍심마저 무너졌다. 불교계로서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흐름이었던 탈종교화 현상이 이번 조사 결과에서 확연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개신교 인구가 약간 성장세를 보이긴 했으나 전체적인 종교인구가 10% 이상 감소한 점을 대비한다면 이 또한 일시적이거나 그동안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허수가 포함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확인된 탈종교화 현상은 기성 종교가 우리 사회에 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불자 감소는 이같은 현상에서 불교도 예외가 아님을 확인한 것이다. 시대적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종교는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종교라면 두말할 나위 없다.

국민들의 승가에 대한 불신을 간과할 수 없다. 문화재구역입장료에 대한 불만, 스님들의 고급화된 생활문화, 사회적으로 부각되는 일부 승려들의 일탈행위 등은 불교와 승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불자들의 이탈을 거들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복합적인 문제를 단적으로 언급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10년 새 300만명 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한 불교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답해야 한다. 불교는 우리 사회의 아픔을 보듬어 안는 사회적 역할을 다했는가. 내 이웃으로부터, 국민들로부터 신망 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가.

이제 자명해졌다. 조고각하(照顧脚下)의 자세로 냉철하게 점검하고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포교비전을 세워야 한다. 이대로 안주한다면 지금보다 더한 현실에 마주할 수 있다는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불교와 종단이 그동안 가졌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는 형식과 내용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자꾸 뒷걸음질할 수밖에 없다”며 “통계청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성과 변혁의 계기로 삼아 ‘붓다로 살자’는 새로운 포교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263호/2017년1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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