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선교방법 면밀히 살펴 효율적인 포교기법 도입 시급

부산역에 가면 광장을 이어주는 계단에서 매일 자리를 지키며 목소리를 높이는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예수님 믿으세요. 교회에 나오면 지옥에 가지 않습니다.”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할아버지는 오가는 사람들을 개의치 않고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눈살을 찌뿌리는 이들이 많지만 할아버지의 선교는 계속되고 있다. 부산역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역이나 버스터미널은 물론이고,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 현장이나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인근에서도 비슷한 선교활동을 목도할 수 있다.

대중이 이용하는 공적인 공간에서의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선교의 효과가 어느 정도 인지는 미지수이다. 다종교 사회에서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의 종교인구조사 결과 불교인 숫자가 기독교에 역전 당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선교 활동을 면밀히 살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 다종교 다문화 사회에서 특정 종교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상황에서 자신의 종교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전하는 방법을 외면할 필요는 있다. 이번 종교인구조사에서 확인되었듯이 우리 사회에 탈종교화가 확산되고, 특히 불교인의 숫자가 감소했다는 점은 ‘냉혹한 현실’이다. 소극적이고 비주체적인 포교는 불교의 장래를 어둡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이웃종교가 공격적인 선교를 지향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에 비해 소극적인 불교가 이제는 적극적인 포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응철 교수는 “지금까지 포교에 있어 스님들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신도조직을 강화해 포교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20~30대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도록 문화와 수행 프로그램을 포교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일단 포교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금산 보석사 주지 규봉스님은 “그동안 불교는 소극적인 포교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더구나 신도들이 고령화되고, 젊은 불자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규봉스님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그동안의 포교전략을 정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웃종교처럼 너무 공격적인 방법을 도입할 필요는 없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불교를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포교 기법을 모색해야한다”고 밝혔다.

탈종교화는 한국사회와 불교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불교는 물론 한국의 이웃종교들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선 소극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포교를 지양하고, 보다 적극적인 포교기법을 창출해 국민에게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신문3263호/2017년1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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