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관심 없다↑…종교 본연 역할·공공성 회복 필요 

신심만 얘기하면서 사찰에서만 법회를 하는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어린이들은 특히 바닷가. 놀이공원, 유적지 등을 찾아가 어울리는 것이 최고다. 스님과 함께라면 금상첨화다. 사진은 한 사찰의 바닷가 현장법회. 불교신문 자료사진.

■ 탈종교화, 불교도 예외 아니다

제도권 종교 기피현상 가속화
종교 본연 역할·공공성 회복 필요
“사적(私的) 자기 신앙 고집 안돼
시대흐름에 걸맞은 대안 내놔야”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는 한국사회가 본격적인 ‘탈종교 사회’로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전체 국민의 56.1%에 달했다. 반대로 종교를 믿는 사람은 10년 사이 9.0%포인트나 감소해 전체의 절반 이하(43.9%)로 처음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종교가 없는 인구 비율은 나이가 어릴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리사회 ‘탈종교화’는 보다 급속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종교인구 감소현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짐에 따라, 이 시대 종교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을 되짚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해야 하는 전환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불교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이를 위해 우선 현대인들이 종교를 멀리하게 된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2014년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으로 대상으로 심층 표본조사를 벌여 지난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1984∼2014>에 따르면,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가 45%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였다. 

특히 종교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은 1997년 26%, 2004년 37%, 2014년 45%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제도권 종교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령별 조사에서도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은 20대의 55%에 달했다. 

이는 개인주의 성향이 확산되면서 특정 종교단체에 매이기 싫어하는 현대인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되지만, 종교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거의 사라지고 있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이어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9%),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8%), ‘나 자신을 믿기 때문’(1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종교에 대한 불신이나 실망 등의 부정적인 요인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종교가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탈종교화 시대를 맞아 종교 자체의 부정적인 여론을 극복하고, 불교가 명실공히 사회와 함께하는 종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불교는 어떤 역할에 앞장서야 할까. 전문가들은 중생구제라는 불교 본질을 되찾고, 사회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성과 불교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한국 종교들이 사적(私的)인 자기 신앙만 고집한다면 시민의 삶과 더욱 멀어질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면 더 이상 현대사회와 소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템플스테이나 명상 등은 개인 신앙을 강화시켰을 뿐, 이들을 제도권 종교로 흡수하거나 똘똘 뭉쳐주지 못했다”며 “불교가 현 상황을 극복하려면 재가자들이 주체적으로 권리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내부 조직을 재정비 해 진정한 사부대중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불교신문3263호/2017년1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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