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입 흰 귀

유응오 지음/ 백조출판사
유응오 지음/ 백조출판사

2001년 불교신문,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유응오 소설가의 첫 소설집 <검은 입 흰 귀>가 출간됐다. 소설집은 ‘요요’를 시작으로 모두 9편으로 구성됐다.

오랜 세월 불교계에서 활동한 저자의 작품답게 소설집에는 불교적인 주제와 제재의 작품들이 많이 수록돼 눈길을 끈다. ‘태초부터 자비가 충만했으니’는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 있는 인생사에서 진정한 자비가 무엇인지 묻고 있으며, ‘비로자나, 비로자나’는 해인사 쌍둥이 비로자나불을 제재로 ‘산 자와 죽은 자’, ‘피해자와 가해자’가 만나서 나누는 상생의 장을 연출하고 있다. 또 ‘금어록(金魚錄)’에서는 한 화승의 삶을 통해서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이 원융하는 경계를 모색하고 있으며, ‘하나인가? 둘인가?’에서는 천녀이혼(倩女離魂) 화두를 제재로 활용해 ‘갇힌 자의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평론가들의 말처럼 유응오의 소설은 함축적인 문장이 많다. 서정적이면서 서사적이고,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이어서 자꾸만 음미하게 된다고 한다. 문학평론가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검은 입 흰 귀’는 유응오 소설가가 이 혼탁한 흙탕물에서 연꽃을 피워내고자 분투한 흔적의 산물”이라며 “사람들의 허다한 아픔을 보듬는 소설가의 위안의 말을 들음으로써 독자들의 가슴에도 ‘진흙 속의 연꽃’ 이 피어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고 일독을 권했다.

유응오 소설가는 앞서 장편소설 <하루코의 봄>, 영화 평론집 <불교, 영화를 만나다> 등을 펴냈다.

 

[불교신문 3758호/2023년3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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