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11월9일
희생자 추모 진상규명 발원 '오체투지' 시작
​​​​​​​“피해자가족 한자리 모이도록 공간 마련하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11월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발원하는 오체투지에 나섰다. 이날 스님들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출발해 최종 목적지인 남대문경찰서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이태원에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벌어진지 12일째인 11월9일 오전10시30분. 서울 조계사 앞마당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 13명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안전세상을 발원하는 오체투지 행진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스님들은 ‘책임자 문책’, ‘부상자 쾌유 발원’, ‘희생자 가족 공간 마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피해자 중심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위원장 지몽스님은 오체투지를 시작하기 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 그 고통이 조금이라도 녹아내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거리에 몸을 눕히겠다”며 “참사의 진상규명이 명백히 밝혀져 정부와 경찰, 행정당국의 관련 책임자들이 응당의 댓가를 받고 두 번 다신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길 염원하며 거리에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위원장 지몽스님 발언. 
오체투지를 위해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모인 사노위 스님들. 
조계사에서 출발한 사노위 스님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올바른 진상규명을 위해선 철저히 피해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장 스님은 “상실감 속에서 슬픔과 두려움에 계실 피해자 가족분들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진상규명의 첫 출발점”이라며 “그 공간에서 소통하고 나눈 가족들 의견을 존중해 가족들이 요구하는 조사와 진상을 국가는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박영락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사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아무 대비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참사”라며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은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과연 나라인가 하는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슬픔과 고통을 안고 절규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오전10시40분부터 본격적인 행진이 시작됐다. 스님들은 대웅전 앞마당에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이날 일정에 들어갔다. 오체투지로 일주문을 통과한 스님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로 온몸을 던졌다. 

조계사에서 출발한 오체투지 행렬은 이날 최종 목적지인 남대문경찰서를 향해 길 위에서 쉼 없이 절을 올렸다. 온몸을 땅에 던지고 다시 일어나 걷기를 반복하다보니 보통 걸음으로 15-20분 정도 걸리는 1km도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서늘한 날씨에도 스님들 얼굴은 금세 땀에 젖었다. 이마엔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나고 장갑도 새까매졌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스님들을 진지한 눈빛으로 지켜봤다. 

낮12시께 롯데백화점 인근에 다다른 스님들은 점심공양 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이번 사노위 오체투지 행진은 11월11일까지 이어진다. 둘째 날은 남대문경찰서에서 삼각지역까지, 마지막 날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녹사평역을 지나 이태원 참사현장에서 회향한다. 

날씨는 서늘했지만 스님들 얼굴은 금세 땀에 젖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