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간화선-위빠사나 지혜로운 공존의 길”
“팬데믹 시대, 간화선-위빠사나 지혜로운 공존의 길”
  • 하정은 기자
  • 승인 2020.10.20 16:14
  • 호수 3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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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오대산 문화포럼’
월정사-불교신문사 공동 명상세미나 현장
오대산 문화포럼, 명상세미나가 열리는 가운데 월정사 경내와 전나무숲길 등지에선 명상체험을 펼쳤다.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 방역을 준수하면서 ‘온택트 비대면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대산 문화포럼, 명상세미나가 열리는 가운데 월정사 경내와 전나무숲길 등지에선 명상체험을 펼쳤다.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 방역을 준수하면서 ‘온택트 비대면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됐다.

월정사와 불교신문사는 오대산 문화포험 일환으로 명상세미나를 개최했다. 10월11일 오전9시부터 오후4시까지 월정사 성보박물관과 자연생태공원 일대에서 다채롭게 진행된 명상세미나는 안양규 동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박점곤 한국불교상담학회 특임이사가 사회를 봤다. 

본격적인 세미나에 들어가기 앞서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 시국에서 일상이 온택트 비대면 문화로 전환되는 가운데, 인간의 우울과 고독 등 정신적 병리현상도 심화되는 형국”이라며 “명상수행은 우리 삶의 존재 의미를 깊어질 수 있도록 해주고 앞으로 우리 인류 미래를 구원하는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다. 한국불교가 지니고 있는 수행문화와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명상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한국불교의 새로운 생명력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그 흐름을 일구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정사 인근 청량지 만월정에서 외국인 스님들이 명상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
월정사 인근 청량지 만월정에서 외국인 스님들이 명상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모습.

이어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은 “코로나19는 그동안 물질과 과학문명을 중심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인류에게 인식의 전환과 생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한국불교가 간직하고 있는 간화선 수행을 기반으로 현대인들에게 명상을 통한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상세미나는 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스님(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과 고영섭 한국불교학회장이 ‘간화선의 현대적 수용과 명상수행’, ‘오대산 수행전통과 명상’을 주제로 각각 발제를 했고, 김지명 동국대 불교상담연구소 연구원이 ‘불교명상의 현대적 활용’을, 김영미 동국대 강사가 ‘국내외 명상공동체 현황’을 각각 발표했다.

세미나 진행 중간에는 가수 루시드폴이 명상공연을 펼쳤고 외국인 스님들이 명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앞과 전나무숲길 쉼터 등지에선 명상체험도 진행됐다. 세미나 주요 발표내용을 요약·정리했다. 
 

문광스님
문광스님

문광스님
“경허, 한암부터 탄허까지
오대산의 간화선풍은
한국禪의 거대한 맥
조직화·체계화된 참선”

○…문광스님은 ‘간화선의 현대적 수용과 명상수행’을 주제로 한 발제문을 ‘오대산의 간화선풍과 탄허스님의 열린 선관(禪觀)’이라는 소주제를 걸고 발표했다.

“경허-한암-탄허로 이어지는 오대산의 선풍은 보조국사에서 내려오는 선교 회통적 가풍을 계승한 간화선풍으로 한국선의 거대한 하나의 맥을 형성하고 있다. 경허와 한암을 이은 탄허의 선사상은 오늘의 주제인 ‘간화선의 현대적 수용과 명상수행’에 가장 부합하는 열린 지평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탄허는 경허-한암에서 내려오는 정통 간화선의 법통을 계승했다. 부처님과 시대적 간극이 벌어진 후 사람들의 근기가 약해졌을 때 새롭게 고안된 대표적인 참선법이 바로 대혜종고의 간화선이라는 것. 

탄허는 이 간화선법을 지금까지의 참선법 가운데 가장 체계화·조직화된 참선법으로 평가했다. 관법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가 부처님 시대와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사람들의 근기가 약해져서 나쁜 지견과 분별심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것을 없애려고 이런 말과 생각의 길이 끊어진 화두를 드러내어 악지악각(惡知惡覺)을 깨뜨리게 된 것이라는 것이 탄허의 설명이다.

아울러 탄허의 간화선과 관법의 회통정신을 현대의 북방 간화선과 남방의 위빠사나의 조화와 회통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탄허의 ‘간화선과 묵조선에 우열이 없다’는 일갈은 수행법의 문제가 아니라 수행자의 발심과 간절함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고영섭
고영섭

고영섭 회장
“성품에 직관·통찰 간화선
제법에 대한 분석 위빠사나
상호이해 상호보완 노력하면
한국불교 활발발한 생명력”

○…고영섭 한국불교학회장은 ‘강원도 오대산 수행전통과 명상수행의 만남’을 주제로 ‘전통적 몸체와 현대적 몸짓의 대화’라는 부제를 달아 발제했다. 오대산 수행전통의 역사적 조명을 ‘전통적 몸체’로 해서 자장의 화엄문수신앙부터 나옹의 무심선풍을 거쳐 만화의 진성선풍을 살펴보았고, ‘현대적 몸짓’은 오대산 명상수행의 현재적 전망으로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개설 등을 짚어주었다. 

“지금 전문성이 요청되는 간화선과 대중성을 지니고 있는 위빠사나가 오대산에서 만나 대화를 전개하고 있다. ‘성품’에 대한 직관과 통찰에 집중하는 북방의 간화선과 ‘제법’에 대한 분석과 체계에 치중하는 남방의 위빠사나가 상호이해를 통한 상호보완의 노력을 해 나간다면 한국불교는 활발발한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의상의 ‘법성게’의 첫구절인 ‘법성원융무이상’이 보여주는 것처럼 위빠사나의 ‘법’과 간화선의 ‘성’은 원융해서 두 모습이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요청된다.

성품의 직관과 통찰을 통해 깨달음의 대자유와 열반을 추구하는 간화선과 제법의 분석과 체계를 통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위빠사나가 상호공존을 위해 상동점을 극대화하고 상호보완을 통해 상이점을 최소화하는 길은 있는 것일까. 의상이 갈파한 것처럼 전통의 간화선과 현대의 위빠사나가 서로를 고집하지 않으면서 서로를 지켜갈 수 있는 지혜로운 공존의 길은 분명 있을 것이다.”
 

김지명
김지명

김지명 연구원
“불교명상, 심리적 방역 필수
바른 이해와 수용의 자세
마음챙김명상 자비명상…
상호관계 형성으로 인간다움”

○…김지명 연구원은 ‘불교명상의 현대적 활용’을 ‘코로나19 시대와 불교명상을 중심으로’ 조명했다.

“코로나19라는 펜데믹 상황 속에서 불교명상이 우리의 심리적 방역에 필수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 블루라는 심리적 바이러스에서 불교명상이 심리적 마스크의 역할을, 소독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마음챙김 명상은 혼란스럽고 우울한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나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그 마음과 생각에 잠식되지 않고 다시금 평온한 상태를 찾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코로나19라는 거부할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한 바른 이해와 수용의 자세를 갖게 하고, 지혜로운 대처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음챙김 명상이 나를 안정되게 하는 것이라면, 자비명상은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녕 또한 기원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코로나19가 주는 공포의 핵심은 전염성에 있다. 우리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상호관계 형성을 통해 인간다움을 구성한다. 이러한 서로간 연결성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나를 시작으로 한 모든 이에 대한 사랑과 연민과 안녕의 기원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이 당연한 것이 된다. 자비명상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마음의 마스크를 씌워주는 것이다.”

이에 윤병수 영남대 교수는 논평에서 “불교명상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불안 트라우마와 같은 심리적 괴로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불교명상이 앞으로 더 많이 보급되어 현대인의 질병예방에도 적극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미
김영미

김영미 강사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전세계 불교 명상공동체
인종과 문화형태 달라도
마음수행으로 사랑과 연민”

○…김영미 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 강사는 ‘국내외 명상공동체 현황’을 상세하게 짚어주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국외 명상공동체 현황은 지금까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명성을 자랑하는 통찰명상회(IMS, Insight Meditation Society)는 사람과 시스템, 시설이 센터의 성공요인이다. 1인1실로 모든 시설은 명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선센터(SFZC, San Francisco Zen Center)는 일본 조동종 수행전통을 이은 스즈키 슌류 스님과 신도들이 1962년에 설립한 명상센터다. 유럽 플럼빌리지는 틱낫한 스님이 1982년에 설립하고 전세계로 확대된 수행공동체로 명상공동체의 대명사다. 

인도 오로빌(Auroville) 공동체는 문화와 종교 인종의 차이를 극복하고 인류단합을 추구하는 유엔정신을 담은 단체이고, 태국 수안 모크(Wat Suan Mokkh) 명상공동체는 40여명의 스님들이 오두막에서 수행하는 숲속 수도원이다. 아프리카 남아공 BRC(Buddhist Retreat Center) 명상공동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함으로써 넬슨 만델라 대통령 재임시 자연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위빠사나 명상수련을 비롯해 요가, 일본 전통 선수행, 식물 치유, 태극권 등을 하며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 집중과 평정, 사랑과 연민의 길을 배울 수 있도록 구비하고 있다.” 

관련 논평에서 동국대 강사 현암스님은 이상적인 명상공동체를 위한 여러 가지 요건에 공감하고 방점을 찍었다. “첫째 유능하고 경험 풍부한 지도자가 필요하고 둘째 공동체의 조화로운 존속을 위한 운영 원칙의 확립이다. 셋째는 명상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명상프로그램 확립, 넷째는 명상공동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자급자족 시스템 구축이고 마지막은 명상수행자와 심리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구분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묵스님
일묵스님

일묵스님
“불교, 괴로움 소멸의 가르침
사성제와 중도수행 이해
수행에 따르는 장애 대처
호흡하고 하나되어 머물러”

○…제따와나 선원장 일묵스님은 명상수행을 실참하며 지도했다. 주제는 ‘호흡수행과 마음관찰’. 스님은 “불교는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의 가르침”이라고 정의하고, 사성제와 중도수행을 설명한 뒤 수행에 따르는 장애와 장애에 대처하는 태도, 장애를 버리는 지혜 등을 짚어주었다.

“초심자일 때 탐욕과 성냄 등의 장애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장애요소를 자신과 동일시하여 집착하거나 싫어하면 장애요소는 더욱 발전하고 커진다. 장애와 다투지 말고 이해하라. 장애는 작용은 있지만 실체는 없다. 장애를 자신과 동일시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단지 장애요소가 있구나’라고 알아야 한다.

호흡수행을 할 때는 몸과 마음에 긴장을 풀어라. 좌선자세는 가부좌, 반가부좌, 평좌 중 하나를 한다. 경우에 따라 의자에 앉아도 된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손을 편하게 무릎 위에 놓는다. 눈은 지긋이 감고 숨은 입으로 쉬지 말고 코로 쉰다. 숨을 조작하지 말고 자연호흡으로 하라. 

좌선을 하기 전에 먼저 세상의 모든 것에 관심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오직 호흡하고 하나되어 머물겠다고 결심한다. 숨이 코로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몸의 감각을 통해 단순하게 알아차리면 된다. 숨을 알아차릴 때 분별하지 말고 ‘생각없이’ 알아차리면 된다.

걷기수행에 있어서도 지금 이순간에는 현재 ‘발의 움직임이나 감촉’과 하나되려고 노력한다. 생각이 탐욕으로 인한 생각인지 성냄으로 인한 생각인지 알아차리고 내려놓는다. 생각없이 현재의 발걸음과 하나되면 그 마음 상태로 행복하게 머물면 된다.”
 

명상세미나 좌장 안양규 동국대 교수.
명상세미나 좌장 안양규 동국대 교수.
사회자 박점곤 한국불교상담학회 특임이사.
사회자 박점곤 한국불교상담학회 특임이사.

정리=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3622호/2020년10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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