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연재해와 불교
[사설] 자연재해와 불교
  • 불교신문
  • 승인 2020.08.19 11:23
  • 호수 3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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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긴 장마가 몰고 온 인적 물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산에서 밀려든 토사에 매몰되거나 물살에 휩쓸려 희생당한 사람이 적지 않고 논경지 침수, 도로 유실, 가옥 파손, 차량 파손 등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사찰도 비 피해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간당 50㎜가 넘는 강한 비가 쏟아진 천안에서는 주지 스님 접견실이 밀려든 흙더미에 파손되는가하면 토사로 경내가 훼손되고 바위가 진입로를 막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외 많은 사찰이 토사와 무너진 나무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

8월8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광주·전남지역도 지반이 침하되고 계곡물이 넘쳐 전각이 침수되는 등의 수재를 입었다. 오랫동안 많은 비가 내린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 지역의 피해도 적지 않다. 비가 잦아든 뒤 정밀 조사를 벌이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 언론이 사대강 홍수 예방 기능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사찰은 재빠르게 피해 복구와 지원에 나서 귀감을 사고 있다. 진제 종정예하는 8월7일 수해 피해를 입은 주민을 돕는데 보탤 기금 1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평소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돕는데 적극 나섰던 종정예하는 이번 장마에도 보살행을 펼쳤다.

기록적 폭우로 섬진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마을이 침수되고 가축이 산 위 암자로 피신해 전국적 관심을 끌었던 구례는 화엄사가 중심이 돼 복구 지원에 나서고 경내 화엄원을 임시대피소로 제공하는 보살행을 펼쳤다. 화엄사는 또 쌀 50포대(500kg)를 비 피해 지역 주민을 위해 보시하고 주지 스님을 비롯 스님과 종무원들이 침수 현장을 찾아 가재도구를 끌어내고 집기를 청소하며 방역했다. 더불어 수해복구 기금 2000만원도 쾌척했다. 

재난 피해 지원은 불교가 중시 여기는 보시행이다. 부처님께서는 홍수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나고 전염병이 창궐하자 제자들과 함께 마을을 찾아가 주민을 위로하고 방역했다. 부처님처럼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종교 역할과 피해복구 전염병 예방 등 현실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재해를 대하는 불자의 자세다. 구례 화엄사 스님과 종무원들이 보여준 주민 위로, 복구 지원, 기금 전달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한 모범 사례다.

피해 복구 지원과 실의에 빠진 피해자를 위한 기도와 더불어 불교는 근본 문제 해결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기상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장마가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시베리아와 북극 온도가 상승하면서 동북아에 홍수가 집중하고 유럽에는 폭염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인간의 욕심이 부른 환경파괴가 생명을 위협하는 업보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예측불가능한 기후 변화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자연재해는 인간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 한 더 거칠게 인류를 위협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욕심을 내려놓고 불편한 삶을 감수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보살행이라는 불교 가르침은 자연 재앙을 방지하는 유일한 처방임을 유례 없이 긴 장마가 말하는 교훈이다.

[불교신문3606호/2020년8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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