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천사, 추석 앞두고 경로잔치 개최
흥천사, 추석 앞두고 경로잔치 개최
  • 어현경 기자
  • 승인 2019.09.0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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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3000만원 상당 선물 어르신과 나눔
성북구청에 성금 2000만원 쾌척해
병원불자연합회 무료 진료서비스도
흥천사는 9월8일 경로잔치를 열어 2500여 명에게 점심공양을 대접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성북구청에 이웃돕기성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왼쪽부터 임태근 성북구의회 의장, 흥천사 주지 정관스님 이승로 성북구청장 흥천사 회주 금곡스님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흥천사는 9월8일 경로잔치를 열어 2500여 명에게 점심공양을 대접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성북구청에 이웃돕기성금 200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왼쪽부터 임태근 성북구의회 의장, 흥천사 주지 정관스님 이승로 성북구청장 흥천사 회주 금곡스님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서울 흥천사(회주 금곡스님) 경로잔치날인 9월8일 사찰이 위치한 돈암2동은 아침부터 들썩였다. 흥천사로 가는 길 둘 셋 씩 짝을 지어가는 어르신들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하기도 전 공양간은 이미 어르신들로 꽉 찼고, 차례를 기다리는 행렬은 일주문까지 길게 늘어졌다. 태풍 링링 때문에 걱정했던 것과 달리 평온한 날씨 덕에 이날 흥천사에는 2500여 명에 달하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흥천사가 지역 어르신들을 초대해 경로잔치를 연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매년 봄가을 경로잔치를 열어 갓 지어 맛있는 점심 한 끼와 간단한 선물을 전한다. 그 안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따뜻한 마음과 관심이 담겨 있다.

어려운 절 살림에도 때만 되면 잊지 않고 경로잔치를 열고 있는 회주 금곡스님은 “주민들을 부처님으로 알고 섬기라는 신흥사 조실 설악무산스님 가르침에 따라 봄가을마다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다”고 한다.

추석을 앞두고 열린 이날 경로잔치는 풍성한 한가위를 기원하는 자리기도 했다. 흥천사는 가마솥에서 펄펄 끓인 따끈한 미역국과 함께 어르신 열이면 열 모두 좋아한다는 커피믹스 한 상자를 선물로 준비해 방문한 모두에게 선사했다.

4년 전 돈암동으로 이사 와서 아내와 함께 매년 흥천사 경로잔치에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는 임종관(80)할아버지는 “흥천사가 불사를 잘 해서 매일 아침 이곳을 지나 산책을 하는데 봄가을로 경로잔치를 열어 대접해줘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한다.
 

이날 흥천사 경로잔치에는 병원불자연합회 회원들이 함께 해 의료봉사를 했다. 사진은 류재환 병불련 회장이 진료하는 모습.
이날 흥천사 경로잔치에는 병원불자연합회 회원들이 함께 해 의료봉사를 했다. 사진은 류재환 병불련 회장이 진료하는 모습.

점심공양과 선물 전달 외에도 사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전국병원불자연합회 회원들의 의료봉사 외에도 성북구 치매검진과 무료 미용실이 운영됐다. 특히 대방에는 병불련 무료진료소가 열려 어르신들 발길이 이어졌다. 병불련 회원 25명이 참가해 통합의학, 재활의학, 안과, 한방과, 약국 등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진료했다.

혈압과 혈당체크부터 디스크,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을 친절히 상담해주고 약을 처방했다. 또 6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별 돋보기도 준비해 나눠줬다. 병불련 회원들은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조계종 ‘백만원력 결집불사’에도 동참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내 500만원을 쾌척한 것이다.

류재환 병불련 회장은 “흥천사에서 4년째 의료봉사를 하는데 지역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쁘게 동참하고 있다”며 “조계종이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통해 불교병원과 요양원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회원들이 선뜻 마음을 내 줬다”며 불사가 원만하게 회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간이미용실에도 어르신들의 방문이 계속 됐다. 일요일은 아예 휴무로 정해 봉사를 다닌다는 부부미용사는 흥천사 행사 때마다 와서 할머니 할아버지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다. 봉사 외엔 관심 없다며 이름도 밝히지 않는 부부는 흥천사에 오면 단골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올 때마다 어르신 40~50명 씩 커트를 해주는데, 덥수룩했던 머리도 부부의 손을 거치면 깔끔하게 정리돼 다들 만족해 돌아간다. 이날 커트가 마음에 든다며 돈을 건네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부부는 마음만 받겠다며 부처님전에 공양하라고 돌려보냈다.

올해 이른 여덟이라고 밝힌 한 할머니는 “친구들에게 얘기를 듣고 올해 처음 흥천사에 와서 무료진료도 받고 머리도 단정하게 잘랐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며 “종교는 다르지만 흥천사가 지역 노인들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흥천사는 3000만원 상당의 어르신 선물을 준비한 것뿐만 아니라 이웃돕기성금 2000만원을 성북구청에 전달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감사인사를 하며, 흥천사 성금은 지역주민들을 위해 잘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금곡스님 곁에서 함께 공양을 나르며 봉사하던 유승희 의원도 “매년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고 이웃돕기에 나서는 흥천사 회주 금곡스님과 주지 정관스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사찰을 방문한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금곡스님은 “경로잔치 때마다 흥천사를 찾아주는 어르신들 모두 고맙다”고 인사하며 “행복한 한가위 명절 지내길 기원하고 내년 봄 열심히 준비해 여러분들 다시 초대하겠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점심공양에 앞서 인사말 하는 흥천사 회주 금곡스님.
점심공양에 앞서 인사말 하는 흥천사 회주 금곡스님.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회주 금곡스님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회주 금곡스님
회주 금곡스님이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회주 금곡스님이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어르신의 모습.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어르신의 모습.
병불련 무료진료소에서 혈압을 재는 어르신.
병불련 무료진료소에서 혈압을 재는 어르신.
신도들은 이날 가마솥에서 펄펄 끓인 미역국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신도들은 이날 가마솥에서 펄펄 끓인 미역국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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