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웃도는 무더위에도 부처님 만나니 환희심”
“40도 웃도는 무더위에도 부처님 만나니 환희심”
  • 전제우 한국불교사진연구소장
  • 승인 2019.09.05 1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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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우 소장의 파키스탄 순례기

청전스님 등 5명 ‘유적 순례단’
온전한 불상 없어 ‘마음 아파’
테러리스트 총격 흔적도 있어
바위에 새긴 마애불상에 신심
스왓트 지역에 있는 자하나바드 마애불.
스왓트 지역에 있는 자하나바드 마애불.

지난 7월10일 청전스님을 인로왕보살로 보시고 다섯 명이 불교유적순례를 위해 파키스탄에 첫발을 내딛었다. 4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지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다. 그동안 학수고대한 부처님 고행상을 친견하기 위해 라호르박물관을 향했다.

수많은 간다라 유물이 관람객을 맞았다. 청 흑색의 각섬편암으로 만들어진 고행상은 싯다르타가 해탈을 하기 전 단식 고행을 하던 모습을 잘 나타낸 것이다. 80cm의 좌상은 간다라 미술의 최고 걸작이다. 

간다라 불교문화가 숨 쉬는 곳 탁실라(Taxila)로 향했다. 인도와 그리스 로마 문헌에 언급된 것과 법현(法顯)과 현장(玄奘) 법사에 의해 알려진 도시다. 탁실라 박물관엔 간다라불상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완전한 불상은 별로 없고 불두들이 많았다. 

시르캅(Sirkap)은 그리스인이 건설해 살던 고대도시이다. 도시를 에워싼 성곽은 높이가 9m에 이르며, 길이는 5.5km에 달했다. 둘러보는 것으로 끝내고 줄리안(Jaulian) 승원터로 향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줄리안 승원터 유적은 탁실라 박물관에서 북동쪽으로 7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라호르박물관의 부처님 고행상. 2019년 7월11일 촬영한 것이다.
라호르박물관의 부처님 고행상. 2019년 7월11일 촬영한 것이다.

모흐라 모라도(Mohra Morado) 사원 터를 찾았다. 모흐라 모라도 스투파가 있었는데, 1915년~1916년에 발굴한 죤 마샬(J. Marshall)에 의해 붙여졌다. 인도 나란다와 쌍벽을 이루는 곳으로 현장법사도 다녀갔다.

다음 날 스왓트 지역으로 향하는 길에 커다란 싱가르다르 스투파(Shingardar Stupa)가 보였다. 사르나트에 있는 다메이크대탑처럼 웅장했다. 커다란 종을 덮어 놓은 듯한 스투파는 멀리서 보아도 참으로 잘생겼다. 지근거리에는 얼굴이 많이 훼손된 갈리가이(Ghaligai Buddha) 마애불이 있었다.

밍고라에서 점심을 먹고 스왓트 밸리(Swat Valley)에 있는 칼람(Kalram)이란 도시를 향해 달렸다. 스왓트 박물관에는 파드마삼바바를 조각한 불상들이 많았으며 돌에 새겨진 부처님 족적도 인상적이였다. 한 시간여 거리에 있는 자하나바드 불상(Jehanabad Buddha)을 찾아갔다.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로 흡사 경주 남산에서 만나는 마애불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의 총격으로 불두의 눈 부분이 집중적으로 훼손된 뒤 스왓트 박물관에서 복원했다. 

마지막 목적지 스카르두(Skardu)를 향해 갔다. 길깃트에서 점심을 먹으며 무더운 낮시간을 보낸뒤 오후 해거름에 치트랄 쪽으로 15km 지점에 있는 카르가 마애불(Kargah Buddha)을 친견했다. 7세기 토번 점령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3m 높이의 암벽에 새긴 불상으로 정교하지는 않았다. 펑퍼짐한 얼굴에 낮은 코를 가진 동양인의 얼굴로, 이 형상의 불상이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스카르두 시내에서 4km거리의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만탈 불상(Manthal Buddha)을 찾아갔다. 아침 햇살을 받은 마애불은 또렷한 모습으로 반겼다. 9세기에 조성된 마애불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담을 쌓고 철문을 달아 관리인이 입장권을 받고 들여보냈다.

마애불을 친견한 후 우리들의 목적지인 카노크(Ganokh) 마을을 향했다. 인도 북부 라닥(Radakh)의 카길(Kargil)과 접경지역으로 티베트 불교유적이 남아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이번 여행의 목적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6km정도 남긴 올딩(Olding) 마을 검문소에 도착하자 카노크 지역은 외부인은 못 들어간다고 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여 일간의 파키스탄 순례는 폭염과 싸워야 했지만 일행 모두 건강하게 회향해 8월2일 귀국했다. 부처님께 감사드린다. 
 

탁실라 박물관의 ‘부처님 열반상’.
탁실라 박물관의 ‘부처님 열반상’.
스왓트 박물관의 ‘부처님 탄생상’.
스왓트 박물관의 ‘부처님 탄생상’.
스왓트 박물관의 부처님 족적.
스왓트 박물관의 부처님 족적.
길깃트에서치트랄 쪽으로 15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카르가 마애불.
길깃트에서치트랄 쪽으로 15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카르가 마애불.
스카르두 시내에서 4km거리의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만탈 마애불.
스카르두 시내에서 4km거리의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있는 만탈 마애불.
스왓트 지역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싱가르다르 스투파.
스왓트 지역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싱가르다르 스투파.

[불교신문3516호/2019년9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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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월 2019-09-05 19:24:49
정말 멋진 사진입니다
머리가 잘린 불상들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