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불자로 살았는데 찬송가 들으며 눈 감아야 하나…
평생 불자로 살았는데 찬송가 들으며 눈 감아야 하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9.08.2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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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0주년 맞이 특별기획’
불교는 ‘초고령화 사회’ 어떻게 준비하는가
③ 불교요양병원 현황과 과제


스님·불자 초고령화 추세
급격히 진행 중이지만
마땅한 교계 의료기관 전무

종단 차원의 요양병원
현황파악도 안된 상황
"불교요양병원 설립 필요
인식전환부터 선행돼야"

대한민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 인구로 구분되는 65세 이상 노인이 해마다 48만 명씩 늘 것이란 분석이다. 2025년엔 전체인구의 노인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에선 이를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그렇다면 불교는 얼마나 노년층을 배려하고 어떤 현실적인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총 5회에 거쳐 짚어본다.

스님과 불자들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한국불교와 종단의 미래를 위해선 불교전문 요양병원 설립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설립 필요성에 대한 스님과 불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지난 3월 해인사승가대 화엄반 스님들이 울산 정토마을 자재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스님과 불자들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한국불교와 종단의 미래를 위해선 불교전문 요양병원 설립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설립 필요성에 대한 스님과 불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지난 3월 해인사승가대 화엄반 스님들이 울산 정토마을 자재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평생 불교를 위해서 헌신한 스님과 불자들을 위해 불교전문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을 건립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것입니다.”

지난 4월 스님과 불자들의 원력을 모아 한국불교 중흥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백만원력 결집불사' 선포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일성이다. 36대 총무원 집행부가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통해 추진하려는 숙원사업에 불교 요양원 및 요양병원' 건립이 포함된 것은 그만큼 현재 불교와 종단을 미래를 위해 시급하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스님과 불자들의 고령화는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5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불교인구 7619332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70만 명이었다. ‘초고령화에 들어선 불자들의 상황도 심각하지만 스님들의 고령화도 심해지고 있다.

불교사회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2016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스님은 전체의 16.3%로 집계됐고, 202436.1%, 2034년에는 전체 스님의 절반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불교계가 운영하는 의료복지 시설은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2015년 발표한 타종교현황 및 기초조사 상세종합보고서에 의하면 이웃종교의 노인 의료기관 수는 불교에 비해 5배가 넘는다. 특히 요양병원으로 범위를 좁혔을 때 불교계에선 김포 보리수요양병원, 안성 파라밀요양병원, 울산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정도만 꼽을 수 있다. 이마저도 종단에서 설립한 것이 아닌 개별 스님들의 원력으로 만들어졌다.

불교계 요양병원에 대한 종단 차원의 현황 파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하다. 그동안 관심조차 없는 현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평생 불교를 믿고 불법을 따르며 살아온 스님과 불자들이 찬송가를 들으며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었다.

불교계가 이웃종교계에 비해 의료 시설 설립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스님들의 인식때문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스님은 중생 구제의 염원을 갖고 깨달음을 위해 정진하는 출가 수행자이다. 때문에 돈 걱정, 병 걱정, 노후 걱정 같은 세속의 일은 속세와 인연을 끊은 출가자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다. 이는 의료기관 설립에 부정적인 불교계 인식 고착화를 초래했다.

그동안 왜 안 만들었을까?

지난 1990년대 중반에 총무원에선 요양병원 설립 등 승려 노후 복지 시스템 도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당시 중앙종회 벽에 가로 막혔다. 반대 이유는 새벽예불 착실하게 보고 포교와 수행 등을 제대로 하면 굶은 일도 가난한 일도 없다며 개인 노후는 개인이 책임져야한다는 논리였다. 이와 같은 발언이 당시 종회의원 스님들의 절대적 공감을 얻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 복지에 대한 인식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승가도 과거 인식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게 됐다.

이 가운데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개념 자체를 구별할 필요성이 있다. 비슷한 어감 때문에 혼동할 수 있지만 요양원요양병원은 이용 대상부터 개념과 내용 등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요양병원은 말 그대로 병원으로서 요양이 필요한 환자라면 누구든지 입원과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요양원은 만 65세 이상 혹은 치매나 뇌졸중 등의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자, 그중에서도 장기요양등급 1, 2등급 판정을 받은 이들만 입소할 수 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또한 각각 다른 법령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는 요양원은 노인복지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의해 운영되지만, ‘요양병원은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으며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이 관련 법령이다. 현재 불교계 요양원과 요양병원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요양원은 몇 년 전부터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요양병원은 특히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수 자체가 적은 편이다. 이용 대상자 등 넓은 범위와 의미로 봤을 땐 요양병원 설립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스님과 불자들의 초고령화 현상이 갈수록 급격해지는 상황에서 안정된 노후의 삶을 지원해주는 불교전문 요양병원 설립은 당연한 일로 다가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선행돼야 할 점은 요양병원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스님과 불자들의 인식 전환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개인 노후는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과거 인식만으로는 불교와 종단을 위한 불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설립 필요성에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캠페인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 향후 과제는?

사업 추진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도 중요하다. 안정적인 예산의 뒷받침 없이는 불교계 미래가 달린 요양병원 건립도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지난해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백만원력 결집불사와 같은 모연활동을 펼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지속적인 사업의 운영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종단 차원의 의료법인 설립도 과제로 남아있다.

박종학 승려복지회 사무국장은 불교전문 요양병원 설립 사업의 독립성과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종단 차원의 의료법인 설립 논의가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며 검토과정을 거치고 있다불교와 종단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일인 만큼 무엇보다 전국 사찰의 스님과 불자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우수한 의료진 확보를 비롯해 최첨단 시설과 의료기기는 기본적으로 갖추되 특히 인근 주변 상급 종합병원 등과의 연계성이 중요한 여건으로 대두된다. 일례로 원불교에서 운영 중인 익산원광효도요양병원을 들 수 있다. 이 병원은 인근 1~2km내엔 상급 종합병원인 원광대학교의과대학병원과 교단의 중앙요양원 시설이 있다.

말 그대로 차로 10여 분 범위 안에 이동이 가능한 종합 노인 복지마을을 만든 셈이다. 진료과목이 20여 개 이상인 종합병원과 장기 요양시설과의 연계 협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아울러 종단이 추진하는 불교전문 요양병원 설립은 특색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국의 요양병원 수가 1500여 개가 훌쩍 넘는 포화 상태에서 불교전문 요양병원의 경쟁력을 얻기 위해선 특별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종을 앞둔 이들을 돌보고 위로하는 불교계 최초 호스피스 요양병원인 울산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사찰과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김포보리수요양병원 이사장 현법스님은 스님과 불자들의 특성을 배려해주는 병원 내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측면이라며 이밖에도 불교가 갖고 있는 내적·외적 인프라를 활용한 병원 설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교신문3513호/2019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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