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이라는 이름이 버겁다…해답 어디에?
‘총림’이라는 이름이 버겁다…해답 어디에?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9.08.20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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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승가대학 율원 염불원 등
모두 갖춘 곳은 통도사 1곳
총림 유명무실론 제기되면서 
일부 ‘해제검토’ 의견 있지만

현실에 맞는 종헌종법 개정 비롯 
​​​​​​​총림 역할 극대화하는 방안 등
근본 원인 진단 선행 주장도

‘총림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종합수행도량으로서 구성 요건을 제대로 갖춘 곳을 찾기 어려운데다 학인 수 부족으로 기본교육기관 정원조차 채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출가자 감소로 인한 학인 부재, 방장의 주지 추천권으로 인한 부작용 등 총림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계종 중앙종회 총림실사특별위원회가 지난달 실시한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8대 총림 중 선원, 승가대학(강원) 또는 승가대학원, 율원 또는 율학승가대학원, 염불원 등 총림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은 통도사 1곳으로 나타났다. <종헌종법>은 선원, 강원, 율원 및 염불원 중 2곳 이상이 1년 이상 운영되지 않았을 때 총림을 해제토록 명시하고 있다. 통도사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총림 중 6곳이 교육기관 3개 이상을, 1곳이 2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어 표면적으론 해제 대상엔 당장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심각하다.

승가 대중이 모여 숲을 이뤄야 할 총림(叢林)스님이 없기 때문이다. 8개 총림 중 승가대 정원 40명을 채운 곳은 통도사(44) 단 한 곳 뿐. 해인사(24)를 제외한 6곳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총림이 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건 단지 유지가 버겁고 학인 수가 감소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종합수행도량으로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고 승가 고유 산중공의를 통한 대중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는 데 반해 방장의 주지 추천권으로 인한 폐단은 벌써 수년째 제기돼 온 문제다.

일반 교구본사는 산중총회에서 산중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산중 고유의 방식으로 주지를 선출하는 것과 달리 총림은 주지에 대한 추천권이 절대적으로 방장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종단은 방장의 주지 추천권이 선거 폐단을 방지할 수 있다는 면에서 총림을 5개에서 8개로 늘리는 등 하나의 방편으로 택했지만 방장 선출을 두고 갈등을 겪는 등 이를 둘러싼 잡음도 만만치 않았다.

총림 유명무실론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격에 맞지 않는 총림은 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온다. 총림실사특별위원회 위원장 각림스님은 종합수행도량으로서 격을 갖추지 못한 곳이 있다면 원칙에 따르는 것이 맞다방장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부여되는 만큼 임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거나 수행가풍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총림이 있는건 아닌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림 지정과 해제를 논하기 전에 <종헌종법>부터 현실성 있게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원 통폐합’ ‘승가대학원으로의 전환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종회의원 정범스님은 출가자 감소로 인한 학인의 부재, 인원 부족 및 재정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감안해 총림이 운영하는 승가대학을 동국대와 중앙승가대로 일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총림이 갖춰야할 기본 요건을 조정하는 등 현실에 맞게 <종헌종법>을 개정하는 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총림 스스로 목적과 역할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선원, 강원, 율원, 염불원 등 총림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 보다 근본적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사에 참여했던 중앙종회의원 원묵스님은 교구본사 중에서도 특별한 위상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종단 교육에 있어 가장 앞장서 역할을 해야 할 총림이 별다른 대책 마련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현실개수를 늘리고 줄이고의 문제가 아니라 총림이 존재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비전을 갖고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현재의 총림이 중국 선종의 참선과 간경, 주력, 염불을 그대로 녹여내면서도 한국불교 전통을 잇고 있는 만큼 총림의 역할을 어떻게 극대화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는 것만이 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마다 불거지는 총림에 대한 문제제기가 방장의 주지 추천권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덕숭총림 수덕사 부주지 주경스님은 이를 별개의 사안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주경스님은 나머지 교구본사들 또한 사실상 종합수행도량, 즉 총림으로서 기능해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8곳만 지정해 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총림이 지닌 상징성과는 별개로 방장의 주지 추천권에 문제가 있으면 해당 총림에서 임회를 열어 방장이 주지를 추천하는 것이 좋을지, 선거로 뽑는 것이 좋을지 대중 공의를 모아 따를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모든 총림을 단지 하나의 기관으로 규정해 재단하려는 것은 지혜롭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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