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교 현장에서도 점차 불붙어
최선임 군승 먼저나서 적극 동참
후배군승들도 앞다퉈 참여 감동
종단 불사가 군포교 불사로 인식

 

지용스님

‘아이스버킷 챌린지’라는 이벤트가 있다. 번역하면 ‘얼음바구니 도전’인데 사람들이 얼음물 바구니를 자신의 머리에 뒤집어 쏟는 행위를 말한다. 유명한 사람들이 실제로 이 도전에 동참하여 얼음물 세례를 받고 놀라는 영상이 널리 퍼지며 알려지게 되었다.

뜻하지 않는 재미있는 행위이긴 하지만 이 이벤트에서 중요한 것은 행위가 아니라 그 내용이다. 처음엔 루게릭이라는 희귀병 환자들을 돕는 기부를 독려하고자 기발하게 시작되었으나, 독특하게 선행을 권유하고 또 기꺼이 별난 이벤트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계속 이어지며 퍼져 나간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아직 얼음바구니는 준비되지 않았지만 군불교에서는 최근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종단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백만원력 결사에 대해 성공을 적극 바라는 현역 군승 고참 선배들이다. 아직 군종교구 차원에서의 세부적인 계획이 완성되기도 전에 고참들부터 자발적으로 동참선언을 해놓고는 후배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

특히 군승 최선임인 정우 법사님(육군 대령)은 군승과 군 법당 안에서 자체적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같은 동참확산을 제안하고 있는데, 그 1호가 본인 자신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많은 군법사들이 개별적으로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독특한 사실은 아직 군불교 안에서 결사에 대한 홍보나 추진계획이 논의되기 훨씬 전부터라는 점이다. 

결사동참을 진행함에 있어 군사찰 주지인 군승부터, 그리고 최고참부터 먼저 앞장선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과거엔 기부는 불자들이 하게하고 스님은 ‘권선’에서만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그 트렌드가 많이 바뀌고 있다. 특히 군불교에 한해서는 과거 논산 육군훈련소 법당 불사에서부터 그 보시문화가 확실히 변화되었다고 본다. 좋은 일을 한다면 어른이 먼저, 스님이 먼저 동참해야 권선에 힘이 붙고 신뢰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군불교 전체가 체득하게 되었다고 할까.

거대한 규모의 결사에 동참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안목도 확실히 변화되었다. 군승들의 경우, 예전 같으면 계룡대 3군 본부법당이라는 이슈에만 머물러 한국불교 전반에 필요한 다양한 테마들을 둘러보고 또 동참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종단의 모든 주요 목표를 나란히 두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후원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경주에서 발견된 부처님을 세우는 일 또한 나의 일, 우리의 일로 함께 하게 만드는 것이 이 결사의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점이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종단의 사부대중이 넓은 포교현장을 한마음으로 조망하는 시절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백만 불자들의 원력을 모으기 위해서는 포교일선에 있는 스님들부터 먼저 앞장서야 한다.”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왜냐하면 포교에 대한 열정과 이해도가 가장 높은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현장의 군승들이 먼저 동참을 선언하고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법당 현장에서는 아직 다양한 홍보활동이 펼쳐지기 전이라 일반 군불자들의 참여가 시작되진 않았다. 

포교일선의 스님들의 뜨거운 선제적 동참, 그리고 고참 군법사들의 열정을 잘 이어나가 많은 불자들의 끊임없는 동참으로 한국불교의 백년대계를 열어가는 ‘백만원력 결사’가 반드시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불교신문3497호/2019년6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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